CEO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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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헝가리에 양극재 공장 지은 에코프로, 이동채 "에코프로와 유럽이 함께 만들 미래의 시작"
- 이동채 에코프로 상임고문(왼쪽)이 2025년 11월28일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양극재 공장 준공식에서 헝가리 정부에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가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 최초로 유럽에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에코프로는 2025년 11월28일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양극재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 겸 상임고문은 이날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헝가리 정부의 전폭적이고 신속한 원스톱 지원 덕분에 2023년 착공 이후 3년 만에 한국 양극재 기업 최초의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완공했다"며 "헝가리 공장 준공은 유럽 전기차 산업의 판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에코프로와 유럽이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갈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은 44만㎡ 부지에 건설됐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리튬 가공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공업용 산소와 질소를 생산하는 에코프로에이피 등이 입주했다. 연간 양극재 생산능력은 약 5만4천 톤으로, 전기차 6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에코프로는 내년부터 이 공장에서 NCA, NCM 등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를 순차적으로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어 고객 수요에 맞춰 향후 미드니켈, 리튬인산철(LFP) 등 중저가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증설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이 공장의 생산량은 10만8천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동채 상임고문은 2024년 11월8일 기업설명회 '에코프렌들리데이'를 열고 중장기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 71만 톤, 전구체 생산능력 25만5천 톤 체계를 구축해, 매출 32조 원, 영업이익률 1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이동채 상임고문은 양극재 소재인 니켈 내재화율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총 1조5천억 원을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에 투입 중이다. 지난 9월18일 1단계 프로젝트인 '모로왈리산업단지(IMIP)' 투자(7천억 원)를 마무리했고, 바로 연이어 2단계 프로젝트인 '인터내셔널 그린 산업 단지(IGIP)'에 8천억 원을 투자한다. 인도네시아 제련소에서 생산한 니켈 중간재(MHP)는 헝가리 공장에 공급돼 에코프로비엠이 유럽 시장에서 양극재 가격 경쟁력을 갖는 데 기여하게 된다. 이동채 에코프로 상임고문은 1959년 포항에서 태어나, 대구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7년 한국주택은행에 입사했다가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삼성그룹 공채 24기로 입사했다. 1984년 산동회계법인 KPMG로 옮겼고, 1990년 이동채 회계사무소를 세워 독립했다. 1998년 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코리아제오륨(현 에코프로)을 설립했다. 2004년 제일모직으로부터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을 인수하면서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 진출했다. 2006년 양극재 사업도 인수했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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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도 중동 스마트시티 수주 대열 합류, 조주완 "B2G 새 사업 기회 확보에 박차"
- 조주완 LG전자 사장(오른쪽)이 2025년 11월19일 UAE 두바이에서 아흐메드 알 카티브 엑스포시티 두바이 개발 및 공급 책임자와 스마트시티 건설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 LG전자 > LG전자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스마트시티 건설에 참여한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9일 UAE 두바이에서 UAE 정부 산하 기관 '엑스포시티 두바이(Expo City Dubai)'와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다. 이날 조 사장은 아흐메드 알 카티브 엑스포시티 두바이 개발 및 공급 책임자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엑스포시티 두바이는 '2020 두바이 엑스포'가 열린 부지에 약 3만5천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3.5㎢ 규모의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고 있다. 이 스마트시티는 UAE 정부가 설정한 비전인 '위 더 UAE 2031'을 실현하는 공간이다. '위 더 UAE 2031'은 △인공지능(AI)과 신재생에너지 활용 △탄소중립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 인프라 구축 등을 내용으로 한다. LG전자는 이 스마트시티 건설에 공간 패키지 사업자로 참여한다. 첨단 냉난방공조(HVAC) 설루션과 AI 홈 허브 기반의 스마트홈 설루션을 공급한다. 조주완 사장은 "LG전자의 차별화된 HVAC 기술력과 AI 홈 허브 기반 스마트홈 설루션은 UAE 정부의 미래 비전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가 주도의 프로젝트가 많은 중동 지역에서 B2G 영역의 신규 사업 기회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계기로 중동 지역에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B2B(기업 간 거래)는 물론, B2G(기업·정부 간 거래) 영역까지 아우르는 설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사업 중심을 기존 가전에서 AI, HVAC, 전장,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으로 옮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일찍부터 HVAC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그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써 왔다. 2023년 HVAC 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주겠다는 계획을 공개했고, 2024년에는 기존 H&A사업본부에 속해 있던 HVAC 사업을 분리해 에코솔루션(ES)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지난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효율적 열관리가 가능한 냉각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2030년까지 HVAC 매출 2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한 바 있다. AI 사업에도 힘을 내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텐스토렌트, 암바렐라 등과 협력하면서 AI 에이전트와 양자 컴퓨팅, AI 데이터센터, AI 홈 솔루션 등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이번 UAE 스마트시티 사업은 조주완 사장이 그리는 HVAC와 AI 비전이 현실화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주완 사장은 1962년생으로, 부산 동성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1987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했고, 캐나다법인장 상무, 호주법인장, 미국법인장, 북미지역대표 겸 법인장을 지냈다. 2021년 LG전자 CE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이 됐다. LG그룹 재직 기간의 절반 이상을 해외근무로 보내면서 다양한 시장을 경험한 '글로벌 전략가'로 평가된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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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진화'와 '공장' 합친 목적기반모빌리티 전용 공장 연 송호성 "PBV는 미래 핵심사업"
- 송호성 기아 사장이 2025년 11월14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기아 화성 EVO 플랜트 이스트 준공식 및 웨스트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공장인 '화성 이보 플랜트(EVO Plant)'에서 연 25만 대 규모의 PBV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14일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 있는 오토랜드 화성에서 '이보 플랜트 이스트' 준공식과 '이보 플랜트 웨스트' 기공식을 열었다. 2023년 1월 착공한 지 2년10개월 만이다. PBV는 사용 목적에 따라 설계·제작된 자동차를 말한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배달, 운송, 레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미래형 이동 플랫폼이다. '이보 플랜트'는 진화를 의미하는 '이볼루션(Evolution)'과 공장을 뜻하는 '플랜트(Plant)'를 조합한 이름이다. 새로운 모빌리티 환경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기아의 의지를 담았다. 기아는 이보 플랜트 이스트와 웨스트를 조성하고자 축구장 42개 크기인 30만375㎡(9만864평)의 부지를 확보했다. 이 사업에 4조 원가량을 투입한다. 이번에 완공된 이보 플랜트 이스트에서는 PV5를 연간 10만 대 생산한다. PV5는 올해 6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기아의 PBV다. 2027년 가동될 이보 플랜트 웨스트에서는 2027년 출시될 PV7을 연 15만 대 생산한다. 송호성 사장은 기아의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PVB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25년 PV5 출시를 시작으로 중형→대형→소형으로 이어지는 PBV 라인업을 구축하고 완전한 맞춤화(비스포크)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는 단계별 PBV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2030년 25만 대의 PBV를 판매해 약 20%의 점유율로 글로벌 PBV 판매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1962년생으로, 전주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고 2007년 기아로 자리를 옮겼다. 프랑스 판매법인장, 수출기획실장, 사업성장본부 상무, 유럽 법인장 전무, 사업관리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2020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기아 내에서 '유럽 전문가'와 '해외영업 전문가'로 통하며, 신규시장 개척, 수출기획 등 전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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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의 AI 전환 성공조건 강조한 최태원 "회사 운영 개선과 도메인 지식 없으면 필패"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5년 11월8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CEO 세미나'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 SK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그룹 임원들 앞에서 강조했다. 최 회장은 8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CEO 세미나'의 폐회사에서 '운영 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과 '도메인 지식'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번 세미나는 6일부터 8일까지 열렸다. 최 회장 외에도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멤버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우선 최 회장은 "OI가 어려운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라며 "회사와 사업에 갖춰진 프로세스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를 꾸준히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가 기본적인 바탕 없이 AI 전환을 추진하게 되면 이는 실패를 맞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난 5∼10년간의 프로세스를 재점검해 보면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최 회장은 '도메인 지식'을 충실하게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도메인 지식은 본업에서 축적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의미한다. 그는 "도메인 지식이 없는 상태로 AI만 도입해서는 일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도메인 지식을 갖춘 상태가 돼야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와 AI를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AI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AI를 통한 혁신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그는 11월3~4일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AI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의 기술이 아니라 모든 분야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 기조연설에서 최 회장은 SK의 미션을 "가장 효율적인 AI 설루션을 찾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AI 패러다임을 규모의 경쟁이 아닌 효율의 경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SK가 앞장서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에 따르면 SK의 AI 설루션은 △메모리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제조 AI 등 세 가지 영역에서 제공된다. 즉 △메모리 칩의 공급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설비투자(CAPEX)를 늘리고 △AI 컴퓨팅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제공하고 △제조업을 위한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것이 SK의 AI 솔루션이며, 이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SK의 미션이 실현된다. 다만 최 회장은 그룹 임원들과 함께한 이번 '2025 CEO 세미나'에서 AI 전환의 중요성보다는 그에 앞선 그룹의 본업 경쟁력을 대내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AI 혁신과 이를 위한 SK의 미션을 강조해 온 그간의 대외적 메시지와는 결을 달리한 것이다. 최 회장은 "멤버사들의 역량 결집과 파트너들과의 개방적 연대를 통해 대한민국 AI 생태계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하자"고 임원들에게 당부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최태원 회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 신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1991년 선경(현 SK) 경영기획실 부장으로 입사했다. 1998년 SK 회장으로 취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대한핸드볼협회장,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사장 등을 지냈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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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그룹 80년 쌓은 '유산' 돌아본 조원태 "헤리티지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025년 10월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진그룹 8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창립 80주년을 맞아 회사를 세계 최고의 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회장은 10월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진그룹 80주년 기념행사'에서 "1945년 11월 한진상사 창업으로 시작된 한진그룹의 역사에는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창업주의 수송보국 경영철학의 기틀과 선대 회장의 헌신 속에서 새로운 물류의 길을 끊임없이 개척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가 공유하는 한진그룹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더욱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조 회장은 새로운 미래 전략이 담긴 '그룹 비전 2045'를 선포했다. 창립 100주년인 2045년을 대비하는 비전으로, '혁신으로 인류의 더 나은 삶과 지속 가능한 번영을 이끌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세상을 움직인다'로 정했다. 새로운 비전 달성을 위한 7개 전략도 제시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매듭짓고 올해 3월에는 새로운 CI와 로고를 공개한 바 있다. 조 회장은 2024년 12월 한진그룹에 편입된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합병될 때까지 남은 2년 동안 조직통합(PMI, Post-Merger Integration)을 문제 없이 완수해 통합 시너지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이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두 항공사가 거느렸던 저비용항공사(LCC) 3곳의 통합이라는 어려운 과제도 완수해야 한다. 이 과정을 무난히 헤쳐 나간다면 대한항공은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조 회장은 항공우주 사업, 도심항공(UAM)을 비롯한 미래모빌리티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도 짊어지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1975년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1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누나, 조현민 한진 사장이 여동생이다. 미국 마리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힐버칼리지를 거쳐 인하대학교 경영학과로 편입했다. 학부 졸업 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2003년 한진정보통신에서 경력을 시작해 2004년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7년 한진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의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6년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됐다. 2017년 사장, 2019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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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적자 탈출은 하이엔드 동박으로, 김연섭 "의왕연구소 혁신 창출해야"
-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오른쪽 두 번째)가 2025년 10월24일 열린 의왕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해 연구소를 둘러보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새로 확장 이전한 의왕연구소에서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창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김연섭 대표는 24일 열린 의왕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해 "의왕연구소에서 창출될 혁신적인 연구 성과들이 우리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돼 산업 생태계 전반의 기술 경쟁력 향상과 지속가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창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지의 성능과 신뢰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배터리 소재 경쟁력 강화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자 기존 의왕연구소를 확장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배터리 소재인 동박을 만드는 기업이다. 롯데그룹이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2023년 3월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고 사명을 바꿨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롯데케미칼의 연결대상 종속회사의 위치에 있다. 롯데케미칼이 지분 46.94%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김 대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직후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회사를 글로벌 톱티어 동박 기업으로 키워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김 대표는 동박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공장 2곳을 추가로 건립했고, 유럽 내 생산기지를 마련하기 위해 스페인 카탈루냐 주에도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아울러 업계 최초로 고강도·고연신·초극박을 동시에 구현한 하이브리드 하이엔드 동박 브랜드 'HiSTEP'을 론칭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에 인수된 후 최근 2년간 수익성 악화를 겪어 왔다. 특히 모기업인 롯데케미칼이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과는 김 대표에겐 큰 부담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매출액(연결기준)은 2022년 7294억 원에서 2023년 8090억 원, 2024년 9023억 원으로 차곡차곡 성장했다. 고객사 다변화와 북미 시장 판매 확대가 매출액 증가의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48억 원, 118억 원을 거쳐 644억 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부진과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용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다. 예상 실적은 매출액 7707억 원, 영업손실 1193억 원이다. 다만 회사 쪽은 2025년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차츰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8월 있은 2분기 실적에 대한 콘퍼런스콜에서는 "선제적 재고조정에 따른 가동률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앞으로 회사의 실적 제고와 야심차게 내세운 하이브리드 하이엔드 동박의 성과가 향후 김 대표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연섭 대표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현대석유화학에 입사하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2003년 현대석유화학이 LG와 롯데에 나뉘어 인수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롯데케미칼 안전환경기술부문장, 롯데첨단소재 경영기획본부장, 롯데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2023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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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도 시대 요구 따라 변해야 산다는 문혁수, "모빌리티 로보틱스 우주항공으로"
-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2025년 10월17일 대전 카이스트 창의학습관 터만홀에서 리더십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 LG이노텍 >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17일 모교인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특강을 진행하면서 '피벗' 철학을 강조했다. '피벗'은 원래 스포츠 종목에서 한쪽 발을 축으로 회전하는 '방향전환'을 뜻하는 말이다. 한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영역으로 전문성을 확대하며 개인 또는 조직이 가진 역량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작업이라는 데까지 의미가 확장됐다. 그는 특강에서 "기업도 사람도 그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피벗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생존을 좌우한다"면서 "LG이노텍도 모바일을 넘어 모빌리티, 로보틱스, 우주·항공 등 회사 원천기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 미래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학생들에게 변화와 유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최근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LG이노텍의 혁신을 재차 다짐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혁수 대표는 광학솔루션에 편중된 LG이노텍의 기업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LG이노텍은 애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기존에 카메라 모듈을 LG이노텍에 전량 의존하던 애플이 최근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어 LG이노텍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문 대표는 자율주행 센싱, 로봇, 차량용 반도체 등 미래 신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회사 매출의 25% 이상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문 대표는 라이다(LiDAR) 및 레이더(Radar) 기술 확보와 시장 확대를 통해 차량용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부문에서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로봇용 부품 사업과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모듈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문 대표에게는 회사의 실적을 향상시켜야 하는 과제도 주어져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몇 년간 매출액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나빠지는 추세에 있다. 영업이익률이 2022년 6.49%에서 2023년 4.03%, 2024년 3.33%로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LG이노텍의 올해 영업이익률이 2.84%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광학 사업의 전방산업인 전기, 디스플레이 등의 수요가 둔화하고 광학솔루션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문혁수 대표는 1970년생으로, 경기과학고등학교와 카이스트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LG전선(현 LS엠트론)에 입사하며 경력을 시작했다. 2009년 LG이노텍으로 옮겨 광학솔루션개발담당 상무, 광학솔루션연구소장 전무, 광학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거쳤다. 2024년 3월 LG이노텍 대표이사가 됐다. 공학도 출신의 카메라 모듈 전문가로, LG이노텍이 모바일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업체로 올라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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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톱티어로, "미국 시러큐스와 한국 송도 듀얼 허브"
-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2025년 10월9일 일본 요코하마 '바이오재팬 2025' 행사장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제임스종은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시러큐스바이오캠퍼스와 2027년 가동될 송도바이오캠퍼스를 활용해 회사를 세계적인 ADC(항체약물접합체) CDMO(위탁개발생산) 업체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9일 일본 요코하마 '바이오재팬 2025' 행사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재팬 참가에 대해 "미국 시러큐스와 한국 송도를 양측으로 하는 듀얼 허브를 기반으로 ADC 플랫폼을 아우르는 글로벌 톱티어 CDMO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2025년 1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는데 2022년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조기 안착시키고자 힘을 쏟고 있다. 2030년까지 매출 1조5천억 원을 달성해 글로벌 CDMO 업계 10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4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매출액(연결기준)은 2344억 원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말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공장을 사들였다. 이 공장에서는 기존에 BMS가 생산하던 의약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회사의 규모를 더욱 키우고 경쟁력을 확대하고자 추가로 생산시설을 세우기로 하고 2024년 7월 인천 송도에 신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36만 리터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짓는 데 4조6천억 원을 투자한다. 3개 공장 중 첫 번째 공장의 2026년 완공, 2027년 상반기 내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시러큐스 공장 인수 후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ADC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이 설비는 올해 4월부터 가동되고 있다. 박 대표 역시 ADC에 대한 투자와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ADC 개발을 위한 'ADC 툴박스' 구축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엑셀리드,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체결하기도 했다. 협약에 따라 세 회사는 ADC 개발의 핵심 기술인 링커 및 페이로드의 공동 연구개발에 협력한다. 이 협약에 따라 개발된 링커와 페이로드 등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이전되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 물질들을 바탕으로 '솔루플렉스 링크' 등 ADC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7월에는 'ADC 툴박스' 관련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동아쏘시오그룹의 ADC 개발 기업인 앱티스와 체결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3월 미국 아시모브와 CDMO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4월 아시아 소재 바이오기업과 ADC 임상용 후보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6월에도 영국 바이오 기업 오티모파마와 항체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투자는 롯데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 육성 정책의 하나로 이뤄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관심도 크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5일 미국 시러큐스바이오캠퍼스를 찾아 올해 가동을 시작한 ADC 생산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시러큐스바이오캠퍼스는 바이오 산업을 넘어 그룹 전체의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ADC 생산시설 증설에 맞춰 ADC와 CDMO 추가 수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신 회장의 아들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도 함께 했다. 신 부사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박제임스 대표는 1966년생으로, 미국 UC데이비스(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콜럼비아대학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인 머크와 BMS를 거쳐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해 글로벌BD센터장(전무), 글로벌영업센터장(부사장)을 지냈다. 2023년 3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전문기업인 지씨셀 대표이사로 뽑혀 일하다가, 2025년 1월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글로벌 시장 경험이 풍부하고 소통 능력이 뛰어난 해외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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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그룹 회장 구자은이 원하는 인재상, "시대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퓨처리스트"
-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025년 9월26일 경기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LS 퓨처 데이(Future Day)'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LS >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26일 경기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LS 퓨처 데이(Future Day)'에 참석해, 시대의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해 줄 것을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이날 구 회장은 "새로운 산업 질서 속에서 LS의 성패가 지금에 달려있다"면서 "세계 질서가 크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 시기의 대응 방법에 따라 기업의 성공과 몰락이 좌우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 회장은 "LS 퓨처 데이에서 공유된 우수 아이디어들이 새로운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하고 그 파도를 올라타 미래로 나아가는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앞에 놓인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대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인재, 그것이 지금 LS에 필요한 퓨처리스트(미래선도자)"라고 주문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LS 퓨처 데이'는 2004년부터 실시하던 'LS 티 페어(T-Fair)'를 확대해 신사업 아이디어와 연구개발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구 회장 취임 이후 추진해 온 '양손잡이 경영'을 가속화하고자 개최하고 있다. 구 회장은 2022년 취임 후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이 전선, 전력기기, 농기계 등 전통적인 제조업이기 때문이다. '양손잡이 경영'은 구 회장이 강조하는 핵심 열쇳말이다. '양손잡이 경영'은 기존 주력사업과 미래 신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경영을 말한다. 그룹의 기존 주력사업인 전력 기자재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미래 성장사업인 CFE(탄소배출 없는 전력)와 배터리와 전기차, 반도체, 인공지능(AI)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중에서도 구 회장이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CFE 관련 사업이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전력 기자재와 관련된 무탄소 전력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복안이다. CFE 사업은 CFE 발전 사업(풍력, 태양광, ESS), 수소 가치사슬 사업(인프라, 저장, 유통), 송·배전 솔루션 사업(해저, 초고압 케이블), CFE 배전 사업(가상발전소, 전력수요관리, RE100),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전력 인프라 최적 관리), 통신 솔루션 사업(통신 케이블) 등을 아우른다. 이 같은 양손잡이 경영을 통해 구 회장은 2030년까지 그룹의 자산 규모를 50조 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4년 말 기준 LS그룹의 자산총액은 약 36조 원이다. 구자은 회장은 1964년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구두회 전 예스코 명예회장(1928~2011)의 1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서울 홍익대학교부속고등학교와 미국 베네딕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1990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LG전자, LS전선, LS니꼬동제련(현 LSMnM), LS엠트론 등을 거쳤고 2015년 LS엠트론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18년 지주회사인 LS 사내이사, 2022년 LS그룹 회장이 됐다. LS그룹은 사촌끼리 번갈아가며 회장을 맡는 형태로 그룹 회장직을 승계해 왔다. 구 회장은 2030년까지 그룹을 이끌 예정이다. 오너 2세 회장으로는 구 회장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장 취임 이후 글로벌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인프라 붐에 올라타며 그룹의 매출·영업이익을 2배로 성장시켰다. 그룹 내부에서 해외사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에 능숙하고 LS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해외영업망 관리를 주로 담당해 왔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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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온과 합작법인 세운 수협, 노동진 "고부가가치 수산물 산업 선진화 시발점 될 것"
-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왼쪽)이 2025년 9월18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과 수산물 가공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고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수협중앙회> 수협과 오리온이 함께 김 등 수산물을 가공해 각종 식품을 만드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진 수협중앙회장과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18일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수산물 가공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노동진 회장은 "원물 위주의 유통을 넘어 가공·브랜드화·수출까지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수산물 산업 선진화의 시발점이 되도록 글로벌 식품기업인 오리온과의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허인철 부회장도 "우리 수산물의 해외 시장을 넓히고 글로벌 위상을 확립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며 "수협과의 합작사업은 오리온의 또 다른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협과 오리온은 총자본금 600억 원을 출자해 10월 중 어업회사법인 '오리온수협'을 설립한다. 이 회사의 지분은 절반씩 나눠 갖는다. 오리온수협은 수협의 수산물 공급 능력과 오리온의 글로벌 제조·유통 역량을 결합해 한국 수산물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수협이 우수한 품질의 수산물을 공급하면 오리온수협이 완제품을 만들어 오리온에 납품한다. 오리온은 식품 가공 능력과 마케팅·유통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의 브랜드화와 국내외 판매를 담당한다. 두 회사는 첫 번째 사업으로 마른김을 활용한 김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후 수산물을 활용한 스낵류 등 소비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노동진 회장은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해외 수출 판로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수산물 소비가 정체된 가운데 수출을 통해 판매를 늘리려는 것이다. 이번 오리온과의 합작법인 설립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노 회장은 2023년 3월 수협중앙회장이 되면서 '어업인이 부자되는 세상, 어부(漁富)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2024년 11월에는 한국수산무역협회와 수산식품 수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 회장은 "한국 수산물이 세계무대로 저변을 넓혀 가도록 수산무역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오리온 입장에서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허인철 부회장은 오리온의 식품 사업을 다각화하고 바이오 등 신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노동진 회장은 1954년 경남 진해 출신으로, 창신대학교 중국어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어업인 후계자로 선정됐고, 피조개 양식업을 하던 부친이 세상을 떠난 후 사업을 물려받았다. 진해수협 비상임이사를 거쳐 2015년 진해수협 조합장, 2021년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가 됐다. 2023년 2월 수협중앙회장에 당선돼 같은 해 3월 임기를 시작했다. 허인철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마산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삼성물산에서 일하다 1997년 신세계로 옮겨 신세계 경영지원실 재경담당 상무, 경영지원실 관리담당 상무, 경영지원실 부사장, 그룹 경영전략실 사장,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2014년 오리온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2017년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오리온 경영총괄 부회장이 됐다. 오리온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경영 최일선에서 물러나고 후계자들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경영공백을 매우며 신사업 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