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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선택 '젊은 네이버' 리더 1980년대생 5명 살펴보니, 어떤 특명 받았나
이해진네이버 창업주가 3월26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6기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네이버> [씨저널]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가 8년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하면서 단행한 첫 번째 인사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바로 네이버 리더십의 '세대교체'다. 이번 신규 임원 인사에서 선임된 6명 가운데 무려 5명
이해진 네이버 복귀 오히려 최수연에 힘 실린다, '이해진 키즈' 시대 본격 개막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던 기업에서 오너 가문의 일원이나 창업주가 경영 전면에 복귀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전문 경영인의 '퇴진 시그널'로 비쳐진다. 하지만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의 복귀는 오히려 전문경영인인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던 기업에서 오너 가문의 일원이나 창업주가 경영 전면에 복귀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전문경영인의 '퇴진 시그널'로 비쳐진다. 우리나라에서는 GS건설이 대표적 예시고, 토요타, 포드, 리바이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가 8년 만에 다시 네이버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그리고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역시 연임됐다. 최수연 대표는 2019년부터 이해진 창업주의 글로벌 사업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며 성장해온 인물이다. 창업주에게 직접 발탁되고 육성된 차세대 리더, 소위 '이해진 키즈'인 셈이다. ◆ '창업주와 전문경영인의 긴장관계' 공식, 네이버에선 해당 안 되는 이유 보통 창업주가 복귀하면 전문경영인의 리더십은 약화된다. '하늘 아래 두 태양이 있을 수 없다'라는 말처럼, 대체 불가능한 상징성과 권력을 지닌 창업주가 복귀하면 전문경영인은 결국 2인자로 내려앉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조금 다르다. 이해진 창업주와 최수연 대표가 대척점에 있는 관계가 아니라 같은 전략을 공유해온 파트너에 가깝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이해진 창업주가 글로벌 사업에 주력하던 시기에 옆에서 함께 전략을 수립해왔고, 이후 이해진 창업주는 당시 겨우 마흔 살에 불과했던 최 대표를 2021년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발탁했다. 한성숙 전 대표와 최 대표의 나이 차이는 무려 14살이다. 상당히 파격적 인사였던 셈인데, 최 대표에 대한 이해진 창업주의 두터운 신임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 성과와 한계 공존하는 최수연 체제, 중요한 '조율자'가 생겼다 최수연 대표는 취임 이후 여러 성과를 만들어왔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빠른 성장이다. 치지직은 때마침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트위치'의 빈자리를 채우는데 성공하며 단숨에 국내 스트리밍 1위 플랫폼으로 뛰어올랐다. 일본 정부의 압박 속에서 '라인 야후 재팬 통합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지켜낸 것도 최 대표의 성과다. 라인 사태는 일본 국내의 복잡한 정치·경제적 변수가 얽힌 사안이었지만 최 대표는 결국 경영권과 라인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모두 방어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 대표의 리더십에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체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는 아직 글로벌 경쟁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2022년 최 대표의 주도로 인수한 미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는 아직까지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공지능 경쟁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기도 하다. 최 대표의 네이버는 여러 가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런 변화의 시대에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진 창업주의 복귀는 최 대표 체제의 전략적 공백을 메워줄 중요한 조율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최 대표에게는 '이해진 키즈'라는 정통성을 기반으로, 이해진 창업주의 전략적 감각과 카리스마를 등에 업은 채 보다 과감한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3월26일 경기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네이버> ◆ '이해진 키즈'로서 정통성, 네이버 젊은 리더십의 중심에 서다 이해진 창업주는 현재 네이버의 경영진을 '젊은 리더십'으로 재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40대 초반의 최수연 대표를 발탁한 것도 창업 20년차 기업이 다시금 스타트업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인사라고 볼 수 있다. 최수연 대표는 '젊은 네이버'를 상징하는 인물이자 리더십 전환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최 대표의 위치가 이해진 창업주의 복귀를 계기로 단순히 창업주에게 발탁된 전문경영인에서 창업주가 그리는 미래 전략의 첫 번째 단추로 변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각본가의 역할을 할 이해진 창업주는 돌아왔고, 최수연 대표는 여전히 무대 위에 주연으로 서 있다. 두 사람이 보여줄 다음 장면이 무엇일지 지켜볼 일이다. 윤휘종 기자
네이버 복귀한 이해진 과거 성공 방식과 결별할까, '밖에서 보낸 8년'이 혁신의 단초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가 돌아왔다. 이해진 창업주의 사내이사 복귀는 단순한 '경영 복귀'가 아니라 네이버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이해진 창업주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룹의 방향성에 관여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가 돌아왔다. 이 창업주는 2017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 글로벌투자책임자(CIO)로 활동한 지 8년 만에 다시 네이버 사내이사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그동안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었다. 네이버가 추진한 주요 투자와 글로벌 확장 전략에는 꾸준히 이해진 창업주의 영향력이 있었고 내부적으로 전략적 조언자 역할을 계속해 왔다. 이해진 창업주의 사내이사 복귀는 단순한 '경영 복귀'가 아니라 네이버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향후 방향성에 관여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 지분 적어도 막강한 영향력, 이해진의 상징성과 카리스마 이해진 창업주는 현재 네이버의 지분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네이버 내부에서 그가 갖고 있는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그 배경에는 두 번의 성공이 있다. 하나는 2002년 출시한 '지식인' 서비스다. 당시 네이버는 한국 검색 시장에서 다음, 라이코스, 야후코리아, 엠파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에게 밀리고 있었지만 지식인의 성공으로 단숨에 국내 1위 검색 포털로 '대 역전극'에 성공했다. 다른 하나는 라인의 일본 시장 성공이다. 2011년 출시된 메신저 라인은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톡에 밀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진 창업주는 아직 두드러지는 대표 메신저가 없던 일본 시장에 주목했고 이후 라인은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의 고위 임원이었던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해진 창업주가 네이버 안에서 갖는 카리스마의 원천은 라인의 일본 진출"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 성공한 사람의 실패, '성공의 방식' 답습에서 온다 문제는 과거의 성공 경험이 미래의 성공을 담보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과거의 성공 경험은 성공한 리더들이 '두 번째' 도전을 실패로 만드는 함정이 되는 때가 많다. 과거 성공 방식을 두 번째 도전에서도 고수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는 그야말로 '빅테크의 격랑'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네이버는 현재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보유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 속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의 AI 기술은 여전히 클라우드·검색·콘텐츠 등에서 개별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집중돼 있으며,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하면 생태계 확장 면이나 인공지능의 학습 데이터 면에서 한 발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게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산업의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해진 창업주가 과거의 성공 공식을 고수할 경우, 네이버의 혁신이 정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해진 창업주가 새로운 '혁신'을 네이버에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바로 이 창업주가 외부에서 보냈던 8년의 시간 때문이다. ◆ '밖에서 본 시간'이 줄 수 있는 전략적 가치 2017년 이후 이해진 창업주는 글로벌 투자와 전략을 총괄하며 네이버 본사의 주요 의사결정에서는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 기간 글로벌 시장을 직접 탐색하며 빅테크 기업들의 사업 구조와 기술 전략, 인재 운영 방식 등을 관찰해왔다. 이는 네이버 내부에 있었다면 얻기 힘든 시야를 이해진 창업주에게 제공해 줄 수 있다. 특히 네이버가 단순한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기술'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살피면 이해진 창업주가 네이버를 외부에서 지켜봤던 경험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네이버는 현재 '실적은 좋지만 혁신은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2020년 이후 매년 매출이 늘어나고 영업이익 역시 2022년 한 해를 제외하면 계속 증가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연속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갱신했다. 하지만 이렇게 호실적을 계속 거두고 있는데도 네이버의 주가는 처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1년 7월30일 역대 최고가인 46만5천 원을 기록는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4년 8월9일에는 15만11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조금 상승했지만 2025년 1분기가 지나간 현재 시점에도 여전히 20만 원 초반대에 머물러있다. IT기업의 주가가 그 기업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살피면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라는 기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지금의 네이버는 콘텐츠, 커머스, 클라우드, AI 등 여러 분야에서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핵심 성장 방향에 대한 정교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해진 창업주가 어떤 방식으로 그동안의 경험에서 얻은 시야를 네이버 경영에 반영할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사내이사로 복귀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가 3월26일 경기도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6기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해진은 다시 '방향을 바꾸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결국 핵심은 이해진 창업주가 다시 한 번 '방향을 바꾸는 사람'이 될 수 있느냐다. 과거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의 방향을 지식인으로, 메신저 시장에서 라인의 방향을 일본으로 바꾼 것처럼 인공지능 시장에서 네이버의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지가 네이버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진 창업주의 복귀가 복귀 그 자체보다 그가 어떤 방향을 들고 오느냐가 더 중요한 이유다. 이해진 창업주가 그 방향을 과거의 성공 기억이 아닌, 현재 시장의 구조와 미래의 감각에 기반해 결정해야만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네이버가 다시금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이해진 창업주가 '성공의 기억'이 아니라 '미래의 감각'으로 회사를 이끌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윤휘종 기자
금호그룹 대 이은 경영권 분쟁의 승자 박준경, 금호석유화학에 '뉴 금호' 깃발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이 경영권 분쟁 종식에 따라 성장 드라이브를 본격적으로 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금호석유화학에 3세 경영자 박준경 총괄사장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올해 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으며 더 이상 경영권을 겨눈 주주제안도 하지 않았다. 이제 박찬구 회장의 아들 박준경 총괄사장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장에 약속한 주주가치 제고를 이행하고 석유화학 업황 침체에 위기 탈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박준경 총괄사장은 아버지 세대 때부터 지속돼온 금호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최종적 승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는데 '뉴 금호'를 세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주주가치 제고, 경영권 분쟁에서 나온 숙제 박준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들어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과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주주환원율과 관련해 2021년 발표했던 별도 순이익 기준 5~10% 수준의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비율을 올해부터 10~15% 수준으로 높인다. 또한 석유화학 업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20~25%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계획도 내놨다. 결과적으로 별도 순이익의 최대 40%에 달하는 금액을 주주환원정책에 쓰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2024년 발표한 금호석유화학 주식 50%를 3년 동안 단계적으로 소각하는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호석유화학은 2024년 3월 1차로 87만5천 주의 자기주식을 소각했으며 올해와 내년에 각각 2차와 3차 소각에 나선다. 이처럼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과거 박철완 전 상무와 경영권 분쟁에서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정책을 두고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와 함께 2024년 초 주주제안을 하면서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박 전 상무는 당시 입장문에서 '금호석유화학의 미소각 자사주가 전체 주식의 18%에 달하고 이 자사주가 소액주주 권익을 침해해 부당하게 활용될 소지가 있다'며 '아울러 독립성이 결어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사회 구성도 문제다'고 짚었다. 박준경 총괄사장은 이런 비판을 의식해 거버넌스 관련 이슈를 해소해야 앞으로 잠재적 경영권 분쟁의 여지를 남기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위기해결 능력 강화', 시험대에 오른 박준경 리더십 박준경 총괄사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더 이상 소모적 경영권 분쟁에 발목 잡히지 않고,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몇 년간 실적에서 부침을 겪어왔다. 2024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 감소하는 등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다,. 그나마 박준경 총괄사장은 영업부문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현업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위기 속에서도 국내 주요 석유화학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금호석유화학이 영업이익 2728억 원을 거두며 흑자를 유지하도록 이끌었다. 박준경 총괄사장은 'R&D로 미래 성장 기반 마련'이라는 중장기 전략을 통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신제품 개발과 생산 과정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증권업계에서는 고부가제품인 합성고무 사업 전망이 좋아 박 사장이 실적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이 강점을 보이는 NB라텍스를 비롯한 합성공무 시장은 공급 부담이 제한적이다'며 '가치사슬 전반에서 실적에 강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금호석유화학은 주력 사업부문인 합성고무의 견고한 판매에 힘받아 올해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2024년보다 26.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 친환경·고부가 가치 제품으로의 전환, 해법이 될까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몇 년간 친환경·고부가 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에틸렌 생산 능력 증대와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해 범용 화학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친환경차 솔루션과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을 가속화하여 지속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 타이어에 적용되는 고기능성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 합성고무(SSBR)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폐스티로폼을 사용해 생산된 범용폴리스틸렌(GPP)을 기반으로 스티로폼의 일종인 발포폴리스틸렌(EPS)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또한 금호피앤비화학은 풍력 터빈 블레이드용 에폭시 재활용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등 친환경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박준경은 '뉴 금호'를 쓸 수 있을까 박준경 총괄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박철완 전 상무가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았고 차파트너스와 특수관계를 해소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은 종식됐지만 박 전 상무 측 지분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았다. 금호석유화학은 여전히 경영권 분쟁의 잠재적 불씨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박준경 총괄사장은 안정적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장우 기자
호남 대표했던 금호그룹의 몰락, 박삼구 박찬구 경영권 분쟁의 비극적 결말
금호석유화학과 금호건설로 쪼개진 범금호그룹의 명암은 가족 사이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범금호그룹이 2세 경영진의 퇴진 이후 3세 경영 시대로 접어들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총괄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새로운 체제를 구축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은 중견기업으로 쪼그라든 외형을 회복하기 위해 재기의 발판을 찾고 있다. 이러한 범금호가는 형제 사이 경영권 분쟁의 비극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 형제의 난, 그리고 엇갈린 운명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몰락은 단순한 경영 실패를 넘어, 형제 간의 갈등이 본격화되며 더욱 가속화되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대규모 인수합병 경영전략에 강하게 반대했으나 박삼구 회장은 이를 밀어붙였다. 결국 박찬구 회장은 2009년 금호석유화학을 계열 분리하며 독자경영의 길을 택했다. 이는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금호 형제경영의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다. 박찬구 회장은 당시 형제경영 해지 통보 서신에서 "본인은 이 서신으로 4가계(박성용, 박정구, 박삼구, 박찬구 4형제) 사이 2006년 12월6일자로 작성된 공동경영합의서의 해지를 통보한다"며 "상호존중과 신뢰관계가 깨졌고 박삼구 회장의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그룹 전체가 위태로워 졌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박찬구 회장은 이후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금호석유화학은 눈에 띄는 성장을 했고 2016년에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박삼구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 실패와 경영 악화로 2019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며,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과 함께 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되었다. 이처럼 금호그룹의 운명은 형제 간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2006년 무렵 박삼구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한 사세확장에 위험성을 우려한 바 있다. <연합뉴스> ◆ 과욕이 부른 참극, 대우건설 인수와 그룹의 몰락 '2010년까지 재계 5대 그룹이 되겠다.' 박삼구 회장이 2004년 그룹 이름을 금호에서 금호아시아나로 바꾸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한 말이다. 그 과정에서 형제의 운명을 갈랐던 결정적인 사건은 바로 박삼구 회장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였다. 박삼구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을 6조4천억 원(지분 72.1%)에, 2008년 대한통운을 4조2천억 원에 인수했다. 그 결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계 순위 7위까지 치솟았지만, 이는 결국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떠안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그룹의 자산이 3조 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10조 원이 넘는 인수합병은 무리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안팎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그토록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에 매달렸던 것은 재계 5위 안에 들기 위해서는 항공과 고속 등 운수업과 석유화학 및 콘도 등 기존 사업외에 새로운 사업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대우건설의 부실이 심화되었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다시 매각해야 했다. 이어 금호렌터카, 금호생명 등 핵심 계열사도 차례로 팔리며 그룹은 급속히 쪼그라들었다. 이 모든 것은 무리한 M&A가 가져온 '승자의 저주'였으며, 금호그룹의 몰락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형제 경영의 빛과 그림자, 승계 합의와 균열 하지만 이처럼 위태로운 결과는 결코 하루아침에 발생한 일이 아니었다. 그 이전부터 금호그룹의 형제경영에는 서서히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2002년, 박정구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셋째 박삼구 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되었고, 그의 공격적인 경영 방식은 형제들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특히 박삼구 회장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그룹의 재무 구조가 악화되자, 박찬구 회장의 반발이 본격화되었다. 박삼구 회장은 2005년 형제 공동경영합의서를 수정하면서 당초 있었던 '65세 승계 원칙'을 삭제했다. '65세 승계 원칙'이란 회장으로 재직하는 나이가 65세가 되면 동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최장 10년 임기까지만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박삼구 회장의 장기 집권 가능성이 열리면서 형제 간의 신뢰는 크게 흔들리게 되었다. 이처럼 금호그룹의 형제 경영은 외형상 단단해 보였지만, 내면에는 갈등의 씨앗이 서서히 자라고 있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빠른 시간 안헤 그룹의 외형을 키워 재계 상위권으로 도약하길 원했다. <연합뉴스> ◆ 택시 두 대에서 재계 7위까지, 금호그룹의 성장 신화 그런 갈등이 본격화되기 전, 금호그룹은 창업주 박인천 회장의 리더십 아래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1946년 광주에서 택시 두 대로 시작한 광주택시는 해방 직후의 혼란기를 기회로 삼아 빠르게 성장했고, 1948년 광주여객을 설립하며 버스 운송업에도 진출했다. 1960년에는 삼양타이어공업(현 금호타이어)을 설립하며 제조업으로 영역을 넓혔고, 1970년대에는 금호실업을 설립해 무역업에도 발을 들이며 종합기업으로의 기틀을 마련했다. 운수, 타이어, 건설, 화학, 항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금호그룹은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고, 1970년대에는 이미 재계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박인천 창업주의 끈기와 통찰력,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과감한 결정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그러나 이렇게 공고했던 금호그룹의 신화는, 시간이 흐르며 형제 간의 갈등과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점차 금이 가기 시작했다. 조장우 기자
재계 7위에서 추락해 금호건설 금호고속만 남았다, 비운의 황태자 박세창 고난의 행군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이 그룹 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은 재계에서 '비운의 황태자'라고 불린다. 한때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무리한 인수합병과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해체에 가까운 과정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핵심 계열사였던 아시아나항공마저 매각되면서 그룹의 위상은 쪼그라들었고 이제 금호건설을 중심으로 그룹 재건을 이뤄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더 이상 대기업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재계 순위도 100위 바깥으로 밀려 중견그룹으로 입지가 위축됐다. ◆ 고난의 3세 경영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이 그룹 재건을 향해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남은 계열사로는 금호건설, 금호고속,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학교법인 죽호학원 정도가 꼽히는데 주력 계열사인 금호건설의 실적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호건설의 영업이익은 2021년 1116억 원에 달했지만 2022년 559억 원으로 급감했고 2023년에는 218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매출 또한 2022년 2조485억 원, 2023년 2조2176억 원, 2024년 1조9141억 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여 외형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재무상황 역시 불안정하다. 부채는 증가하고 자본은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기업신용평가업체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2021년 165.9%에서 2022년 211.3%, 2023년 260.2%으로 상승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588.8%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부채비율 수치는 올해 1월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 428.8%보다 높다. 여기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역시 감소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신용평가업체 한국기업평가는 2024년 5월 금호건설의 기업신용등급(ICR)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박찬보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금호건설의 실적에서 수익창출능력이 저하되면서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져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 여력이 제한적인 점도 등급전망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계약금 관련 소송에서 승소해 받게 될 300억 원 규모의 현금자산과 함께 금호건설의 주거브랜드 '아테라(ARTERA)'를 앞세워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잇따라 아테라 관련사업에서 분양 성공을 거두자 올해에는 2024년보다 약 17.5% 증가한 4342세대를 분양하겠다는 청사진을 펼치고 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금호건설은 올해 LH의 3기 신도시 수주물량 확대와 함께 '아테라' 브랜드 강화로 수주역량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모회사 금호고속의 재무구조 개선에 따라 리스크가 완화된 것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2025년 수주 목표를 2조7천억 원으로 설정하고 '아테라'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올라타 수주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금호건설 실적개선 드라이브 속 안전경영 과제 박세창 부회장이 금호건설의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앞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바로 안전문제다. 최근 금호건설이 맡고 있는 공사현장에서 한달 사이 2번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미흡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금호건설은 오송 참사와 관련해서도 공사편의를 위해 제방을 무단으로 훼손해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부담이 커지게 됐다. 최근 사고가 발생한 공사 현장은 모두 기업경영자에게 산재 발생의 책임을 붇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받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가 그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못해 발생한 경우 강도 높은 형법에 따라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박세창 부회장은 금호건설의 미등기임원인 만큼 직접적 처벌대상이 되지는 않겠지만 오너경영인으로서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장우 기자
BNK금융지주 '제왕적' 회장의 낙마 잔혹사, 빈대인 순조로운 연임 길 닦아갈까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왼쪽)이 2024년 3월19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감독원과 지방지주 회장·은행장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했다. 빈 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다만 금융지주들은 금융감독원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올해 12월부터는 BNK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빈 회장은 회장을 맡은 2년 동안 본원 경쟁력 강화를 통해 BNK금융지주의 수익성을 높이며 경영 능력을 증명해 왔다. 하지만 취임 초부터 목표로 내세웠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남은 시간이 빠듯하다. 빈 회장의 연임 시도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빈대인 회장은 회장 연임 구도를 어떻게 짜고 있을까? ◆ 빈대인, 회장 선임 절차 선진화 잰걸음 빈대인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 취임 절차를 선진화하기 위한 행보를 걸어 왔다. BNK금융지주는 빈 회장 취임 이후 이사회 사무국을 신설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이사회 사무국이 관장하도록 편제를 바꿨다. 애초 BNK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 직속의 전략기획부가 지원을 맡았다. BNK금융지주의 전략기획부는 2018년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직접 담당하는 등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빈 회장은 이를 변경해 대표이사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회장 승계 프로그램에 간섭할 수 있었던 것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이는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이 회장 승계 구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지배구조를 폐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던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2022년 10월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김지완 회장 본인은 외부 추천으로 2017년 지주 회장이 된 인사인데 2018년 외부 인사 추천을 못 하도록 내부규정을 제한했다"며 "본인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회장에 오르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역시 BNK금융지주 회장의 회장 선출 방식이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이 원장은 2022년 12월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BNK금융지주의 회장 선출 방식이)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지적했고 그룹에서는 이를 반영해 수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후보 중에 오래된 인사이거나, 정치적 편향성이 있거나, 과거 다른 금융기관에서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됐던 인사가 포함돼 있다면 사외이사가 알아서 걸러주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 안정에 방점 찍힌 이사회 구성 빈대인 회장은 올해 사외이사 구성을 크게 바꾸지 않으며 안정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BNK금융지주는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외이사를 1명만 뽑았다. 새로운 사외이사로는 핀테크 전문가인 박수용 서강대학교 교수가 합류했다. 최경수 사외이사가 퇴임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채웠다. 빈 회장의 임기 첫해인 2023년에 BNK금융지주에 영입됐던 이광주 이사, 김병덕 이사, 정영석 이사 등 3명은 모두 연임에 성공해 빈 회장과의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BNK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BNK금융지주의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병덕 사외이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위원은 이광주 이사, 오명숙 이사, 김남걸 이사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빈대인 회장 취임 이후에 BNK금융지주의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3월17일 BNK부산은해 본점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회사 깃발을 흔들고 있다. < BNK금융지주 > ◆ 이어지는 BNK금융지주 회장 잔혹사 빈대인 회장이 회장 선임 절차 선진화를 통해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나섬에 따라 BNK금융지주는 지방금융지주 1위라는 위치에 걸맞은 지배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BNK금융지주가 2011년 설립된 이래 회장을 맡아온 인물들은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다가 깔끔한 마무리를 맺지 못했다.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은 2022년 11월7일 임기를 5개월 남긴 시점에서 자진 사임했다. 김 전 회장은 2022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회장 승계 구도 개편 문제에 더해 아들이 취직한 한양증권에 은행 발행 채권 관련 업무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지적된 뒤로 큰 비판을 받았다. 2대 회장인 성세환 전 회장도 채용 비리와 주가 조작 혐의로 2017년 자리에서 물러났다. 성 전 회장은 2016년 부산은행 거래처 대표들에게 BNK금융지주 약 465만 주(173억 원 상당)를 사들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은 2020년 대법원에서 주가 조작 및 뇌물 공여 혐의로 징역 2년, 벌금 700만 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BNK금융지주에게도 2021년 10월 벌금형이 내려졌다. 이장호 전 BS금융지주(BNK금융지주) 회장은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를 이유로 금융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이 전 회장은 금융지주가 설립되기 이전인 2006년 부산은행장을 맡았다. 금융지주가 설립된 후에는 회장으로써 2013년까지 BS금융지주를 이끌었다. 금융감독원은 2013년 6월5일 BS금융지주와 부산은행을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실행한 뒤 장기 집권에 따른 내부 경영상의 문제가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BS금융지주와 자회사 임원 54명 가운데 24명을 자신의 모교인 부산상고, 동아대 출신으로 채웠다. BS금융지주 출범 이후에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6명을 뽑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 회장은 금융당국의 압박이 이어지자 2013년 6월10일 부산은행 별관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자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회장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로 9개월이 남은 상황이었다. 이 전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에 본인의 거취에 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지역 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며칠 동안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조직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지금 이 시점에 사임 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BNK금융 회장 자리는 지역사회와 정치권 관심 집중, 빈대인 후계구도 짜는 용인술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4월17일 BNK금융지주 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경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BNK금융지주 회장 자리는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요한 자리로 여겨진다.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회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내부 출신 9명과 외부 출신 9명이 출사표를 던질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이는 과거 BNK금융지주의 후계구도가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으로 여겨진다. BNK금융지주 회장이라는 중요한 자리를 이어받을 만한 명확한 후계자가 없으니 18명이나 지원서를 넣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빈 회장은 취임 이후로 명확한 후계구도를 갖추지 못했던 BNK금융그룹의 체질을 개선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방성빈 BNK부산은행 은행장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이사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성과를 낸 최고경영자(CEO)들을 유임하며 탄탄한 후계구도를 갖추고 있다.◆ BNK금융지주의 다음 회장은? 부산은행 방성빈 VS BNK캐피탈 김성주방성빈 BNK부산은행 은행장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는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그룹 내 입지를 다졌다.BNK금융지주는 2월17일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방 행장과 김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방 행장과 김 대표는 빈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임기를 시작했다. 연임에 성공하면서 빈 회장의 임기 마지막까지 행보를 함께 하게 됐다.방 행장은 1989년 부산은행에 입사했다. 빈 회장이 부산은행장을 지내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부산은행의 경영전략그룹장으로 전략, 재무 업무를 맡았다. 부산은행의 경영전략그룹장은 부산은행에서 최고재무책임장(CFO) 역할을 수행한다.방 행장은 BNK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 전무를 거친 뒤 2023년 4월 부산은행장에 취임했다.취임 첫해였던 2023년에는 전년 대비 17% 감소한 순이익 3791억 원의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 회장의 변함없는 믿음을 받으며 자리를 지켰다.방 행장은 2024년 순이익으로 4555억 원을 달성하며 빈 회장의 믿음을 실적으로 증명했다. 부산은행의 호실적에 힘입어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8027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김성주 대표는 1989년 부산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임원부속실장, 여신영업본부 상무를 맡았다. 방 행장과 마찬가지로 빈대인 회장이 부산은행장을 지내던 시절 IB사업본부와 여신영업본부를 담당하며 호흡을 맞췄다.BNK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그룹리스크부문장, 그룹글로벌부문장 등을 맡았다. 2022년엔 BNK신용정보의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나 1년 뒤 BNK캐피탈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김 대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타격을 입은 BNK캐피탈의 건정성과 수익성을 강화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김 대표는 리테일 부문을 중심으로 BNK캐피탈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이에 더해 수익성이 높은 오토금융, 가계대출에 초점을 맞춘 영업전략을 펼쳤다.김 대표의 수익성 제고 전략 아래 BNK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1300억 원을 거뒀다. 2023년과 비교하면 16.27% 증가했다. BNK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1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것은 BNK캐피탈이 유일하다.방성빈 BNK부산은행 은행장(왼쪽)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이사(오른쪽).◆ 빈대인의 용인술, 안정과 쇄신 동시에 잡아빈 회장은 용인술을 통해 안정과 쇄신을 동시에 잡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권재중 BNK금융지주 부사장을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선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권 부사장은 JB금융지주에서 경영기획본부 부사장(CFO)을 역임하며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잡는 성과를 거뒀다. JB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권 부사장이 CFO를 맡았던 4년 동안 9.1%(2018년)에서 13.9%(2022년)로 올랐다.권 부사장은 자리를 맡은 이후 BNK금융지주의 자본 비율을 개선해 왔다.2025년 2월 기준으로 BNK금융지주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자본주비율(CET1)은 직전 분기보다 0.04% 상승한 12.35%를 기록했다. ROE는 2023년 6.43%에서 2024년 7.62%로 증가했다.올해 권 부사장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위해 기업 대출의 비중을 줄이는 대출 리밸런싱 작업에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RWA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에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곱해 산출한 금액을 뜻한다.권 부사장은 2025년 2월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기본적으로 기업 대출에 편중된 부분이 있고 기업 중에서도 중소기업 위주로 되어 있다 보니 수익성이 좋은 편도 아니다"며 "안정성까지 고려하면 이 부분에서는 리밸런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빈 회장은 계열사 대표에게는 날카로운 쇄신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취임 첫해인 2023년에는 계열사 9곳 가운데 5곳의 대표를 교체했다. 다음 해 진행된 임원 인사에서도 임기가 만료된 6명의 최고경영자 가운데 3명을 바꿨다.교체 대상이 된 3명 가운데 2명은 2023년보다 높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예경탁 경남은행장은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2023년 2571억 원, 2024년 3163억 원)을 기록했음에도 내부통제 실패로 문책 경고를 받았다. 이후 예 행장이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김태한 경남은행 부행장보가 새로운 경남은행장으로 내정됐다.배상환 BNK자산운용 대표 또한 2023년 흑자 전환에 이어 지난해 순이익 86억 원을 내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으나 성경식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BNK신용정보 대표에는 신태수 경남은행 전 부행장보가 선임됐다. 경남은행 출신이 BNK금융지주 자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은 합병 이래 처음이다. 김홍준 기자
BNK금융지주 종합금융그룹으로 가는 길 멀다, 빈대인 '너무 더딘' 리더십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2024년 3월19일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감독원과 지방지주 회장·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지역은행의 한계를 넘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이를 위해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시중은행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빈 회장은 취임 뒤 2년이 지났음에도 BNK금융지주를 둘러싼 현실적 장벽에 부닥쳐 진전이 더딘 상황에 놓여 있다.과연 BNK금융지주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까?◆ 번번이 무산된 보험사 인수, 전임 회장에 발목 잡혀빈대인 회장은 2023년 3월 취임 이래 생명·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합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시도했다.BNK금융지주는 산하에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BNK저축은행, BNK자산운용, BNK벤처투자, BNK신용정보, BNK시스템 등 9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보험계열사는 갖고 있지 않다.빈 회장은 2023년 사모펀드 운용사와 손잡고 ABL생명보험 인수를 시도했으나 최종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2024년에도 사모펀드 운용사와 협력해 BNK금융지주가 전략적 투자자(SI)가 되는 방식으로 BNP파리바카디프생명 확보에 나섰으나 뜻을 접었다.빈 회장의 강력한 보험사 인수 의지에도 불구하고 인수에 실패한 것은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이 재임 시절 자본시장법을 위반하면서 벌금형을 받은 것 때문이다.성 전 회장은 2016년 BNK투자증권 임직원 등을 동원해 부산은행 거래처 14곳의 주식 매수를 유도했다. 부산은행 거래처 대표들은 약 173억 원의 자금을 들여 BNK금융지주 약 465만 주를 사들였다.성 전 회장의 주가조작 사건으로 BNK금융지주도 2021년 10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BNK금융지주는 벌금형을 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발생했다.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최근 5년 동안 금융 관련 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경력이 없어야 한다.이에 따라 BNK금융지주는 2026년 10월까지 직접적인 자회사 편입 및 신사업 진출이 막힌 상황에 놓였다.보험사는 금융지주의 수익성을 높이는 효자 역할을 한다. 빈 회장이 사모펀드와 손을 잡아서라도 보험사 인수에 나서는 이유다.KB손해보험은 K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며 KB금융지주가 리딩금융자리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KB손해보험은 2024년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한 8395억 원을 냈다. KB손해보험이 KB금융지주 전체 순이익(5조782억 원)의 약 17%를 벌어들인 것이다.신한라이프도 2024년 순이익 5284억 원을 거두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한 2021년 이래 최대 실적이다.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11월3일 열린 BNK금융지주 모든 계열사 참여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BNK금융지주 >◆ 빈대인 '시중은행 전환' 신중, 내부 반대에 지분 문제 남아BNK금융지주가 '지방금융지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빈 회장은 시중은행 전환 여부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그는 2024년 11월19일 진행한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에서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한 상태에서 영업 구역만 넓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우선 지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부울경 외 지역에서도 영업을 잘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시중은행 전환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BNK금융그룹은 2014년 경남은행을 인수한 뒤로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있다. 시중은행 출범을 위해서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정서적 통합, 물리적 통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빈 회장은 최근 경남은행 출신인 신태수 BNK신용정보 대표를 계열사 대표로 선임하는 등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정서적 통합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전산망 통합도 구체화 됐다.KNN의 보도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차세대전산시스템(NGBS)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2028년까지 새로운 전산망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은행이 도입한 새로운 전산망은 2030년 경남은행에도 적용된다.경남은행 노동조합이 전산 통합 문제를 합병을 위한 사전 단계로 여겨 왔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경남은행 노동조합은 2023년 1월17일 성명을 통해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자들에게 "1지주 2은행 체제를 뒤흔들 심산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조속히 접어두라"며 "전산을 통합해 푼돈을 아끼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이라고 오판하기보다 차라리 입장 표명을 거절하는 쪽이 유리할 것"이라는 경고를 남긴 바 있다.다만 빈 회장은 전산 통합 문제는 합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그는 2023년 4월18일 경남지역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10여 년간 진행돼 온 것을 보면 효율적인 것보다는 비효율적인 게 많다"면서 "전산 통합을 통해 효율적 운영이 되면 주주들로부터 '왜 합병 안 하느냐'는 목소리도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BNK금융지주가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지분 문제도 해결해야만 한다. 현행 금산분리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은 시중은행 지분의 4% 이상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BNK금융지주가 시중은행 전환을 하기 위해선 롯데뿐만 아니라 협성종합건업도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BNK금융지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쇼핑, 부산롯데호텔 등 롯데 관계사들이 BNK금융지주 주식의 10.47%를 들고 있다. 롯데 외에도 부산의 중견 건설업체 협성종합건업 외 특수관계자들이 지분율 6.54%를 확보했다. 김홍준 기자
[CEO 커넥트] 서울대 경영학과, 대기업 CEO 배출의 요람이라는 위상 단단
재벌기업의 전문경영인 가운데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은 여전히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 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씨저널]서울대학교 경영학과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벌기업 전문경영인을 다수 배출했다.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 최고경영자(CEO)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최은석 전 CJ제일제당 대표이사(현 국민의힘 의원) 등 쟁쟁한 인물들이 있다.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또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다.최근에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 CEO의 비율이 소폭 하락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는 그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의 '2024년 국내 1천대 기업 CEO 출신 대학 및 전공 현황분석'에 따르면 국내 1천대 기업 CEO 1380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188명(13.6%)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다만 서울대 출신 CEO의 비율은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9년 15.2%였으나 2024년 13.6%로 소폭 하락했다.이는 과거에 비해 출신 대학보다는 개인의 역량과 성과가 더욱 중요해지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경영학과는 여전히 재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CEO들을 배출하는 핵심적인 요람임에는 틀림없다.또한 CEO들의 전공을 살펴보면 경영학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학부 전공 파악이 가능한 CEO 914명 중 경영학 전공자가 22.9%(209명)로 가장 많았으며, 경제학 전공자가 9.2%(84명)로 그 뒤를 이었다.특히 SKY(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대학 경영학과 출신 CEO는 100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 CEO의 경우 29명에 달한다. 조장우 기자
김남정 동원그룹 지배력 확보 매끄럽지 않았다, 정당성 확보는 이제 실력뿐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이른바 '지분 마법'으로 그룹을 장악한 것에 비판이 거세 경영성과를 보이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것으로 보인다. <동원그룹>[씨저널]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오르게 된 배경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 의문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김 회장으로서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을 통해 빠르게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2024년 3월 회장 취임 이후 그룹 경영에서 성과를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김 회장은 2022년 11월 상장사 동원산업과 비상장 지주회사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흡수합병을 통해 동원그룹 경영권을 거머쥐었다.합병비율은 초기 1:3.8385530(동원산업:동원엔터프라이즈)으로 산정됐다. 당시 김남정 회장은 합병 전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을 68.2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소액주주들은 합병비율이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산정하기 위해 동원산업의 가치를 저평가 했고 소액주주들에게 불합리하게 산정됐다고 반발했다. 마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사이 합병사례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뼈대였다.동원그룹은 이런 지적에 따라 합병비율을 자산가치에 근거한 1:2.7023475로 조정하기도 했다.당시 한국ESG평가원은 이 합병을 두고 합법의 테두리 아래서 선택한 방법이었지만 소액주주에게는 불리한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ESG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한국ESG평가원은 '이 합병은 동원산업의 가치를 높이기보다는 비상장 지주회사의 우회상장 효과가 더 크다'며 '동원산업의 주주가치와 지배구조 측면에서 부정적이다'고 말했다.2022년 당시 동원산업 지분이 전무했던 김남정 회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알짜 계열사인 동원F&B는 물론, 모태기업인 동원산업까지 단기간에 거느리게 된 것이다.이를 두고 동원그룹은 1999년 정부의 지주회사 제도 도입과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기존의 금융·비금융 혼재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룹 구조가 개편됐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동원산업 산하 금융계열사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 식품·건설·해양 계열사는 동원엔터프라이즈로 각각 재편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룹 지배구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최근에도 지배구조 관련 이슈는 지속되고 있다.동원산업은 2024년 1월 자사주의 1046만770주(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22.5%)를 소각하면서 발행주식 수를 대폭 줄였다. 동원산업은 이에 앞서 2023년 6월에도 자사주 350만 주를 소각한 바 있다.이런 일련의 조치로 김남정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약 87%로 90%에 육박하게 되면서 경영권을 공고하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동시에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현행 상법에서는 지배주주의 보유주식과 기업의 자사주 합계가 발행주식의 95% 이상이면 자진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자진 상장폐지를 염두에 둘 경우 상장폐지 뒤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격적 인수합병을 할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이런 의문은 결국 김 회장의 승계 과정 전반에 대한 정당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남정 회장으로서는 경영성과를 보여줘 승계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지주회사인 동원산업의 실적이 최근 들어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김 회장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지점이다.동원산업 실적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 8조9486억 원으로 2022년 9조262억 원과 비교해 줄었다. 영업이익도 4944억 원에서 4647억 원으로 줄며 2년 연속 하락했다.하지만 2024년 들어 동원산업의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동원산업의 연결기준 매출은 8조9442억 원으로 2023년 8조9485억 원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014억 원을 내면서 7.8% 늘었다.김 회장은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실적의 지속적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빠르게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실질적 성과를 내고 그 이익을 주주들과 공유함으로서 경영승계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동원그룹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의 필요기업이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과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동원산업 부회장 된 박문서 어떻게 오너 신뢰 받았나, 젊은 오너와 호흡 맞추는 매력은
박문서 동원산업 부회장은 38년간 동원그룹에 몸담으면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실무적으로 지휘하면서 김남정 회장 체제를 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원그룹>[씨저널]동원그룹이 실시한 임원인사에서 박문서 동원산업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주목을 받고 있다.박 부회장은 1987년 동원그룹에 입사해 38년간 그룹과 함께 성장해왔는데 지주회사 체제 도입, 굵직한 인수합병(M&A) 등을 성사시키며 동원그룹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무·기획 전문가, 동원그룹의 M&A 이끌다박 부회장은 동원그룹 내에서 대표적 재무·기획 전문가로 손꼽힌다.특히 동원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를 실무적으로 추려내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박 부회장은 2001년 선제적 지주회사 체제 도입을 비롯해 스타키스트, 테크팩솔루션(현 동원시스템즈),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 등 동원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공으로 이끌었다.특히 2008년 참치 통조림 회사인 스타키스트 인수는 동원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스타키스트는 2008년 10월 동원그룹에 인수된 뒤 동원F&B의 기술과 유통구조 개선으로 2010년대 초반까지 매출과 순이익이 증가하며 동원그룹 안에서 주요 계열사로 자리를 잡았다.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 안에서 참치캔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 1조784억 원, 순이익 1204억 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동원산업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에는 실적이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 8억3500만 달러(한화 1조2천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성공적 인수합병의 사례로 꼽힌다.하지만 박 부회장이 보좌한 인수합병 사례들이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2023년에는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됐고,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특히 맥도날드 인수전의 경우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애착을 가지고 추진했던 사안으로 알려져 박 부회장으로서는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김남정 회장은 2023년 1월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참여하면서 "동원그룹이 하는 사업과 연관성을 토대로 신사업 발굴 및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며 "몇 가지 걸림돌이 있지만 맥도날드 인수를 위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히며 인수합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박문서 부회장으로서도 당시 대외적 여건이 동원그룹에 불리했기 때문에 변화의 모멘텀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물가와 환율 변동에 더해 참치 조업에 따른 국제 규제가 강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박 부회장은 2023년 3월 동원산업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동원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 부회장은 최근 인수합병에서 잇따라 빈 손으로 돌아왔지만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15년의 나이 차이를 넘어 박문서 동원산업 부회장에게 신뢰를 주며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동원그룹>◆ 김남정 체제 '연결고리' 박문서, 김남정의 세대 차이를 넘어선 신뢰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평소 "사람을 쓰면 믿고, 못 믿으면 쓰지 말아야 한다"며 "사람을 단기적으로 평가하면 진가를 알 수 없다"는 말을 김남정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강조해왔다.김남정 회장이 이끄는 동원그룹에서 박문서 부회장이 승진한 배경에도 이런 철학이 녹아있다.김남정 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박문서 부회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김 회장은 젊은 감각과 과감한 투자로 동원그룹의 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동원그룹의 오랜 역사와 전통에 대한 이해, 안정적 경영 전략 수립에는 박문서 부회장의 노하우가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1973년생인 김남정 회장은 1958년생인 박 부회장을 대할 때 세대 차이를 넘어 존중하고 깊은 신뢰를 주고 있다고 전해진다.젊은 오너에 경영상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경영멘토 역할을 수행하고 김재철 명예회장 시대에서 김남정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김남정 회장이 경영전반을 관리했다면 박 부회장은 경영지원을 총괄하는 식으로 보좌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박 부회장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동원산업에 입사해 자금팀장과 경영관리 실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2001년 동원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함께 당시 식품지주회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로 옮겨 경영관리실과 경영관리본부를 이끌었다.2018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22년 동원산업의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을 주도하면서 김남정 회장 체제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장우 기자
동원그룹 M&A 다시 존재감, 김남정 '오래된 것에서 새로움 창조한다'는 철학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인수합병에 다시 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동원그룹이 M&A 시장에서 다시금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김 회장은 최근 몇 년간 HMM, 한국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여전히 M&A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김남정 회장의 행보는 단순히 몸집을 불리는 것을 넘어서 동원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복고창신 철학에서 나온 '수평적 인수합병' 전략"오래된 것에서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복고창신'이란 말처럼 기존 자원과 역량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미래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지름길이다.'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2023년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이 말 속에는 김남정 회장의 경영철학이 녹아들어 있다. 이는 김 회장이 인수합병을 대할 때도 토대가 되는 말이기도 하다.인수합병은 일반적으로 기존합병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수평적 인수합병'과 전혀 다른 업종을 인수하는 '복합기업 인수합병'이 존재하는데 김 회장은 '수평적 인수합병'에 방점을 찍고 경영을 꾸려왔다.김 회장이 참치회사라는 기존의 수산유통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수산, 식품, 소재, 물류 사업을 4대 핵심사업으로 꼽고 인수합병을 진행해온 점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김 회장의 이런 경영전략에는 아버지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업적을 계승함과 동시에 2세 경영자로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김남정 회장은 지난해 3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지난 50년간 동원그룹을 이끌어온 김재철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하고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다'며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 관계사,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지난 10년 간 10여 건의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그룹의 외형을 키워왔다.◆ 동원그룹 인수합병,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다김남정 회장은 부회장으로 있었던 10년간 10여 건의 인수합병을 이뤄내면서 계열사 사이 유기적 관계를 정립해 동원그룹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왔다.특히 최근에는 원통형 캔 식품 포장재 제조 사업에서 연관성의 실마리를 찾아 미래 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식품포장용기는 부패를 막기 위해 엄격한 생산공정을 거치는 만큼 안정성을 위한 기술노하우 측면에서 서로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동원시스템즈는 2021년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를 인수하며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 첨단 소재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또한 충남 아산시에 원통형 배터리 캔 공장을 증설하고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캔으로 꼽히는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며 2차전지 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조점근 동원시스템즈 대표이사 사장은 2024년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레토르트 식품 포장용기는 내부로 공기가 들어가서는 안되고 외부 환경에 의해 열을 받거나 빠르게 식더라도 안정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배터리 캔과 유사한 목적을 지닌다'며 '동원의 식품 포장재 노하우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배터리 셀 파우치 제조 사업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김남정 회장은 앞서 2017년에는 당시 국내 3위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 지분 100%를 KTB프라이빗에쿼티와 큐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4200억 원에 인수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김 회장은 당시 참치 가격의 급락과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수산사업이 부진했던 반면 동원산업의 물류 사업은 호황을 맞고 있는 점을 눈 여겨 봤던 것으로 전해진다.증권업계에서도 동원산업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함으로써 사업안정성 강화와 수직계열화 구축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당시 보고서에서 '동원산업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 물류부문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 제3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고 바라봤다.동원로엑스 최근 실적을 알아볼 수 있는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1조109억 원, 영업이익은 276억 원으로 파악된다. 2022년보다 매출은 1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6% 늘었다. 비교적 단단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김남정 회장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합병 이전에는 '포장재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인수합병에 힘을 쏟기도 했다.동원그룹은 포장재사업을 담당하는 동원시스템즈를 통해 포장재업체인 한진피앤씨, 테크팩솔루션, 탈로파시스템즈, 딴띠엔패키징 등을 인수했다.김남정 회장 체제에서 이뤄진 일련의 인수합병은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M&A 재시동과 미래: 김남정 회장의 비전김남정 회장은 동원그룹의 M&A를 통해 기존 틀을 넘어서는 혁신을 추구하며 시장의 룰을 새로 쓰는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2023년 HMM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고 한국 맥도날드 인수전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며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도 타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그러나 김 회장의 인수합병을 통한 신사업 진출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며 식품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나 바이오산업 진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산업은 2024년 6월 기준 1조1천억 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M&A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특히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스타키스트 소송 문제도 마무리 돼 본격적으로 인수합병 작업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이주호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최근 스타키스트와 관련된 가격담합 관련 소송에서 원고와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2026년까지 합의금 약 3천억 원을 지급하는 등 자금소요가 지속되겠지만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기반한 영업현금창출력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또한 동원그룹은 '모든 종류의 단백질 공급'을 목표로 식품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2차전지 소재, 스마트 항만 등 미래 신사업 투자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김 회장은 2014년 동원그룹 부회장이 된 뒤 경영전반에 나서면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한편 매출 6조 원 클럽에 가입한 2018년 뒤 3년 만인 2021년에 7조 원, 2022년에는 9조 원대(동원산업 연결기준 매출) 벽을 넘어서고 있다.동원그룹은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2017년 이후 7년 만에 매출이 60% 이상 증가했다.김남정 회장이 이끄는 동원그룹은 M&A를 통해 식품 유통 사업과 미래 에너지 사업 간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김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 경영 전략은 동원그룹을 '참치 회사'에서 '글로벌 생활산업그룹'으로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장우 기자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조정호 "승계는 없다, 함께 웃어야 오래 웃는다."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2011년 3월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메리츠타워에서 열린 메리츠금융지주 출범식에서 원명수 부회장(왼쪽), 최희문 사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과연 메리츠금융그룹을 한국의 '버크셔해서웨이'로 만들 수 있을까?메리츠금융지주는 3월26일 서울 강남 메리츠타워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메리츠금융지주는 이날 주주총회에 평소와는 다른 자리를 마련했다. 주주와의 차담회다.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2박3일 동안 마치 축제처럼 열리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만큼은 아니더라도 경영진과 주주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차담회를 위해 준비된 차와 다과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직접 먹어본 것 가운데 주주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들이 제공됐다.조정호 회장은 주주환원에 진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의 1주와 개인 투자자의 1주는 동일하다'는 신념 아래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에게 전달되는 보상을 키우기 위한 행보를 보여 왔다.조 회장은 2022년부터 기업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하고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효율화 작업을 시작했다. 김용범 부회장과 최희문 부회장에게는 이미 2019년부터 승계를 하지 않겠단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메리츠금융지주는 2022년 11월 메리츠화재해상보험과 메리츠증권을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을 통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비상장사로 전환되고 그룹 내 상장사는 메리츠금융지주만이 남았다.조 회장의 지분율은 이 과정에서 76%에서 47%까지 떨어졌다. 조 회장의 자식이 조 회장의 지분을 승계받는다고 하더라도 주식을 상속세로 낸다면 남는 지분율은 약 20% 정도에 그친다.조 회장의 '원메리츠' 전략을 통해 메리츠금융지주는 실적과 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것에 성공했다.메리츠금융지주는 2024년 순이익 2조3334억 원을 거뒀다. 원메리츠 전략이 실행되기 이전인 2022년 순이익 1조6404억 원과 비교하면 42.2% 증가했다.주가 또한 원메리츠 전략을 발표하기 직전 거래일인 2022년 11월18일 기준으로 2만8050원에서 2025년 3월27일 12만2800원으로 약 3.4배 상승했다.메리츠금융지주는 상승한 기업 가치를 바탕으로 버크셔해서웨이에 버금가는 주주환원 정책을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김상훈 메리츠금융지주 IR담당 상무는 차담회에서 메리츠금융지주의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묻는 주주의 질문을 받자 "인재상은 골드만삭스에 가깝고 주주를 대하는 건 버크셔해서웨이에 가깝다"고 답변했다. 김홍준 기자
카카오와 오픈AI 만남, 김범수 '플랫폼'과 샘 올트먼 '기술'이 공생할 수 있을까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왼쪽)가 2월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우리는 카카오의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첨단 AI를 제공하고 이 기술을 카카오 서비스에 통합해 카카오 이용자 소통과 연결 방식을 혁신하는 데 협력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오픈AI의 창업주이자 CEO인 샘 올트먼이 한국을 방문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를 만나고 카카오와 협력을 발표한 자리에서 한 이야기다.국내 최대의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오픈AI의 만남은 국내 인공지능 생태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김범수 창업주는 처음부터 줄곧 카카오의 정체성을 '플랫폼 기업'이라고 말해왔다. 샘 올트먼의 이야기처럼 외부의 기술을 카카오의 서비스에 통합해 카카오 이용자들의 소통과 연결 방식을 혁신해내는 것이 바로 김범수 창업주의 방식이었다.◆ 성장 한계 맞은 카카오, 오픈AI와 협력은 돌파구 위한 첫걸음김 창업주의 방식은 내수 시장에서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해왔다. 하지만 기술력을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글로벌 빅테크, 글로벌 IT플랫폼들의 경쟁 속에서 단순히 '플랫폼'만을 내세워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특히 최근에는 국내에서 카카오의 성장 역시 정체돼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카카오는 연결 기준으로 2022년에 5694억 원, 2023년에 4609억 원, 2024년에 460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다.감소폭이 크지는 않지만 카카오의 성장이 정체됐다는 것을 한 눈에 보여주는 지표다.반면 국내에서 '네카오'로 묶이는 경쟁사 네이버는 2023년, 2024년 연속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새로 썼다.바로 이 지점에서 오픈AI와 카카오의 협력이 시작됐다. 카카오는 성장 정체의 돌파구를 위한 첫걸음으로 오픈AI와 제휴를 선택했다.경쟁사 네이버와 달리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기업과 손잡고 카카오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을 다시 그리는 시도를 시작한 것이다.◆ 플랫폼과 기술의 만남, 어떤 시너지가 가능할까카카오는 국내 플랫폼 가운데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수의 이용자를 확보한 플랫폼이다. 메신저, 콘텐츠, 커머스, 금융까지 아우르고 있는 '카카오 생태계'는 국내에서 가장 커다란 플랫폼 생태계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결과값은 경쟁사 네이버에게 조금 못미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X'를 이미 2023년 9월 출시했지만 카카오의 인공지능 에이전트 서비스 '카나나'는 아직 클로즈 베타 서비스도 시작하지 못했다.반면 오픈AI는 초거대 언어모델(LLM), 챗GPT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사용자와의 접점을 가진 플랫폼은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챗GPT의 영향력은 아직 영미권보다 부족한 상황에 놓여있다.서로가 부족한 점을 갖고 있는 두 회사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카나나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인공지능 기술 API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오픈AI의 기술을 활용할지 밝혀진 것은 없지만, 현재 카카오톡 실험실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메시지 요약 기능'을 챗GPT를 활용해 고도화하거나, 카카오의 콘텐츠·커머스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반 추천 알고리즘이 접목되는 방식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카카오가 챗GPT 생태계를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확장하는 오픈AI의 현지 파트너 역할을 맡는 구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와 샘 올트먼, 전혀 다른 배경과 묘하게 닮은 리더십이번 협력이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김범수 창업주와 샘 올트먼 CEO가 기업가로서 출발선은 완전히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로서 보여주고 있는 리더십은 유사하다는 데 있다.할머니 품에서 자란 김범수 창업주는 아버지의 부도 등으로 어려운 학창 시절을 보냈고 5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삼성SDS에 다니던 김범수 창업주는 1999년 34세가 되어서야 한게임을 창업하면서 '기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반면 샘 올트먼 CEO는 8살 때 어머니에게 매킨토시 컴퓨터를 선물받고 그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한 '금수저 개발자'였다.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교에 진학한 지 1년 만인 2005년 학교를 그만두고 동성 애인이었던 닉 시보와 함께 위치 기반 네트워킹 서비스 '루프트'를 창업했다. 그의 나이 22세 때였다.이렇게 완전히 상반된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지만 기업과 사회를 대하는 태도는 매우 유사하다.첫 번째 공통점은 두 리더 모두 하나의 '회사'보다는 '생태계'를 키우는 데 관심이 많았다는 것이다.김범수 창업주는 NHN을 공동 창업한 뒤 카카오를 설립하며 대한민국의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를 완전히 바꿨고, 샘 올트먼은 오픈AI를 창업해 전 세계를 '인공지능 시대'의 문턱으로 이끌었다.수직적 조직보다는 수평적 공동체를 지향했다는 것도 두 리더의 공통점이다. 김범수 창업주는 '사장이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했으며 샘 올트먼 CEO는 경영자가 아닌 연구자가 주도하는 회사를 설계했다.서로를 직급이 아닌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한동안 '카카오 스타일'이라며 여러 스타트업 회사들에서 유행했던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도 비슷하다.최근 사법리스크 등으로 조금 빛이 바래지기는 했지만 김범수 창업주는 2021년 6월 공익법인 브라이언임팩트를 만들면서 본인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인물이다.샘 올트먼 CEO는 오픈AI를 비영리조직으로 출범시켰다. 오픈AI라는 회사 이름 역시 'AI는 인류 모두의 것'이라는 샘 올트먼 CEO의 철학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왼쪽)이 2022년 2월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를 방문한 김부겸 국무총리와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플랫폼 전략의 다음 단계, 카카오에게 남은 숙제김범수 창업주의 플랫폼 전략은 분명 대한민국 모바일 시장을 '카카오 천하'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전략이 앞으로도 통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특히 생성형 인공지능, 초개인화 추천,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으로 플랫폼 자체가 기술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는 지금 카카오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카카오는 '가장 높은' 기술과 '가장 넓은' 플랫폼을 연결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김범수 창업주가 제시한 플랫폼 중심 기업이 기술 중심 시대를 돌파하기 위한 '해답'이 과연 '정답'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윤휘종 기자
김범수에게 카카오 바통 넘겨 받은 정신아, 투자 DNA와 플랫폼 어떻게 만날까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공식적으로 2선 후퇴를 선언하면서 카카오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이끌게 됐다. 시장의 눈은 자연스럽게 '정신아의 카카오'에 쏠리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카카오가 변곡점에 섰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공식적으로 2선 후퇴를 선언하면서 카카오는 사실상 정신아 대표이사의 체제로 재편됐다.그동안 김범수 창업주는 CA협의체를 통해 카카오의 핵심 의사결정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CA협의체 의장 자리를 내려놓은 만큼 카카오의 운영과 관련해 물리적·심리적 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시장의 눈은 자연스럽게 '정신아 대표의 카카오'에 쏠리고 있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에 합류한 이후 줄곧 벤처투자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해온 인물이다. 정 대표는 창업주의 빈자리를 어떤 방향을 메워 갈까? 그리고 정 대표는 카카오의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가게 될까?◆ 내수용 플랫폼의 한계, 'THE NEXT 카카오톡'은 어디에카카오는 명백히 카카오톡 '원툴'로 성장한 기업이다.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으면서 그 플랫폼의 확장성과 파급력을 기반으로 금융, 콘텐츠,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사업들을 빠르게 키워냈다.문제는 그 성공이 국내 시장에 국한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카카오톡이 '내수용'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카카오보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늦게 뛰어들어서 국내 시장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했던 네이버가 라인을 앞세워 일본·동남아 시장에서 플랫폼의 영향력을 넓히는 데 성공했던 것과 달리 카카오톡은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는 사실상 실패했다.정신아 대표는 2024년 5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카카오 성장의 두 가지 축이 '인공지능'과 '글로벌'이라고 언급했다.이를 놓고 보면 정신아 대표의 다음 과제는 비교적 명백하다. 기존 카카오톡의 글로벌 진출이든, 아니면 전혀 새로운 플랫폼이든, 글로벌에서도 통할 수 있는 카카오의 '다음'을 찾아야 한다.◆ 플랫폼 기업의 정체성, 글로벌에서는 더 치열하다김범수 창업주는 카카오의 정체성을 줄곧 '플랫폼'에서 찾아왔다. 실제 경영전략 측면에서도 김 창업주는 카카오톡이라는 거대 플랫폼을 활용해 사업을 펼쳐왔다.플랫폼 기업의 성패는 결국 그 플랫폼의 폭발력이 좌우한다.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는가, 그리고 그렇게 폭발시킨 플랫폼 위에 다양한 서비스를 어떻게 엮어내는가 하는 점이 플랫폼 사업의 알파이자 오메가다.문제는 카카오톡의 폭발력이라는 것이 국내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에서 카카오라는 이름이 의미 있는 경쟁력으로 작동한 사례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 정신아 무기는 '투자 DNA', 새로운 플랫폼 찾을 수 있을까정신아 대표는 투자와 기획에 강점을 가진 인물이다.정 대표는 카카오벤처스의 전신인 케이큐브벤처스로 카카오에 합류해 넵튠(게임), 두나무(가상화폐), 왓챠(스트리밍 영상), 루닛(AI 의료 솔루션) 등 다양한 투자 결정에 참여해왔다. 그리고 카카오에 합류한지 4년 만인 2018년 정 대표는 투자 관련 능력을 인정받아 카카오벤처스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카카오가 플랫폼 기업이라는 것을 살피면 정 대표의 투자 DNA는 단순한 '재무적 수완'이 아니라 플랫폼을 보는 선구안이라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인공지능이든, 새로운 커머스 모델이든,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이든, 전혀 새로운 폭발력을 가진 새로운 '무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신아 대표가 그 탐색의 임무를 맡고 있는 셈이다.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오른쪽)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2024년 9월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AI)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신아의 카카오, '두 번째 도약'을 만들 수 있을까카카오는 여전히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이다.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T, 카카오뱅크 등은 카카오톡의 압도적 점유율을 바탕으로 여전히 상당한 사업적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카카오는 2020년부터 단 한 해도 빼지 않고 지속적으로 매출을 높여 왔다. 카카오의 2025년 매출은 7조8717억 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매출의 2.5배가 넘는다.최근 3년 동안 정체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영업이익 역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재무적 성과만 놓고 보면 카카오가 '위기'라고 말하기는 어렵다.하지만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 자체가 성장 고점에 이르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성장한만큼 카카오톡의 성장 정체가 카카오의 성장 정체와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황영식 세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코리아해럴드와 인터뷰에서 "지난 10년 동안 카카오톡의 해외 사용자 수가 감소했다는 것을 카카오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지금까지는 해외 사용자 수만 감소했지만 국내 시장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벤처투자 전문가' 정신아의 리더십이 '글로벌 플랫폼 카카오'라는 두 번째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휘종 기자
김범수는 카카오를 '빅테크'로 보지 않았다, 그래서 AI 시대 생존할지 더욱 불안
카카오는 언제부터인가 네이버와 함께 한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는 줄곧 카카오의 정체성을 '플랫폼' 기업으로 정의해왔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네카오'라는 말이 있다. 한국 IT 기업의 양대 산맥, 네이버와 카카오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카카오는 언제부턴가 네이버와 함께 한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정말로 카카오는 '테크' 기업일까?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는 카카오의 정체성을 어떤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을까?카카오는 사업보고서에서 본인들의 사업영역을 '제조서비스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스스로를 '대한민국의 대표 IT 테크 기업'으로 표현하고 있는 네이버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사회 구성부터 기술과 거리 멀어카카오는 이사회 구성부터 '기술'보다는 플랫폼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내이사 세 명 중 정신아 대표이사는 경영학과,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 역시 경영학과, 조석영 CA협의체 준법지원팀장은 법학과 출신이고 사외이사 역시 경영학, 광고학, 경제정치학, 법학 등 인문사회 전공자가 대다수다.카카오 이사회에 소속된 이사 가운데 소위 '이과' 출신은 사외이사인 박새롬 울산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조교수가 유일하다.카카오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CA협의체도 마찬가지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ESG, 책임경영, 전략 등 '경영과 플랫폼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CA협의체에 기술, 인공지능 전문가는 없다.이사회와 최고 의사결정기구 모두 기술이 아니라 경영과 전략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은 카카오의 정체성을 한 눈에 보여준다.◆ 기술 '내재화'보다 기술의 '연결', 플랫폼 기업의 전략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이다. 김범수 창업주가 카카오를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카카오는 '기술을 개발해서 팔겠다'는 생각보다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해서 유통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실제로 카카오는 그간 자체 기술 내재화보다 외부 제휴와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 왔다.실제로 카카오의 서비스를 살펴보면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금융(카카오페이), 콘텐츠(카카오엔터), 모빌리티(카카오T), 커머스(카카오메이커스) 등 모두 '연결'과 관련된 서비스로 점철돼있다.김범수 창업주 역시 2012년 국내의 한 언론사와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우리는 카톡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와 커머스를 선순환시키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기술이 아니라 '구조'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그리고 그 구조가 바로 '플랫폼'이다.◆ 기술 무한 경쟁의 시대, 플랫폼 전략만으로 충분할까?문제는 지금이 '기술 경쟁'의 시대라는 점이다. 오픈AI,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전쟁터에서 직접 기술을 개발하고, 수백억 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국내 경쟁자인 네이버 역시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AI 기술을 내재화하며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반면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에서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발표했던 인공지능 에이전트 '카나나'는 아직 비공개베타테스트(CBT)도 진행하지 않았다.게다가 인공지능 개발의 핵심 인력이던 김일두 전 카카오브레인 대표가 2024년 6월 퇴사하는 등 기술 리더십이 불안하다는 우려도 나온다.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2024년 7월18일 열린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CA협의체 소속 주요 계열사 CEO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카카오>◆ 기술 대신 플랫폼, '독야청청' 대신 협력과 연결물론 모든 기술을 스스로 개발해야 할 필요는 없다.실제로 최근 완성차 업계는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수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폴크스바겐,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적으로 유명 완성차 업체 가운데서도 자율주행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지 않겠다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카카오 역시 '카카오식' 해결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카카오톡이라는 국내 최강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술기업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방식, 내부에서 직접 만들어내기보다는 외부의 기술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데 집중하는 구조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인 오픈AI와 제휴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물론 카카오가 자체 기술 개발을 완전히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지금 기술과 플랫폼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있다. 반드시 모든 것을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엮어내는' 데 더 강점이 있는 기업"이라며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AI 서비스 '카나나'에도 오픈AI의 최신 인공지능 기술이 담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SK텔레콤 AI 사업 막대한 투자 조율하는 김양섭, 경기침체에 섬세함 요구받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변수를 만났다. 김 CFO는부채수준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인공지능 관련 투자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SK텔레콤이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며 설비투자 부담이 줄어든 가운데 인공지능(AI) 사업 확대를 위한 새로운 재무전략 수립에 나섰다.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변수를 만난 만큼 부채 수준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인공지능 관련 투자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SK텔레콤은 기본적으로 통신 사업을 통해 꾸준한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SK이노베이션이나 SK온처럼 시급히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국내 시장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와 경쟁이 과열되지 않은 환경 덕분에 비교적 양호한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김양섭 부사장으로서는 5G 인프라 투자 부담이 줄어드는 시점과 맞물려 이러한 긍정적 흐름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김 부사장은 SK이노베이션에서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올긴 2023년 말부터 SK텔레콤의 설비투자를 축소하면서 안정적으로 이끄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SK텔레콤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3조 원 넘는 투자를 진행했지만 2023년에는 2조 원 후반대로 줄였고, 2024년에는 2조3900억 원으로 안정세를 보였다.이는 김 부사장의 운용능력에 더해 5세대 이동통신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7년에는 5세대 이동통신 설비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설비의 가치를 회계상 비용으로 나눠 반영하는 절차)이 끝나기 때문에 SK텔레콤은 6세대(6G) 이동통신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2030년까지 약 3년간은 숨 고르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김 부사장은 이런 3년의 재충전의 시간을 잘 활용해 SK텔레콤이 인공지능 신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특히 SK텔레콤의 재무 레버리지(기업이 외부자금을 활용해 자산을 운영하는 정도)가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과 부채비율이 최근 높아진 점은 김 부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SK텔레콤의 재무 레버리지는 2021년 251%에서 2022년 258%로 높아졌고, 2023년에는 246%로 소폭 개선됐다가 지난해 다시 258%로 상승했다. 재무 레버리지가 높아지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그만큼 부채위험도 커진다.부채비율도 2023년 146%에서 2024년에는 158%로 높아졌다. 이는 부채를 활용해 자본을 확장한 결과로 풀이된다.SK텔레콤은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통해 이러한 재무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불안정한 국제정세가 이어진 가운데 국내 경기도 둔화하면서 재무건전성 유지는 SK텔레콤에게 더욱 중대한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자금조달 시장에도 불황이 닥치면서 통신이라는 확실한 현금창출원을 지니고 있는 SK텔레콤에서도 재무흐름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인공지능과 같은 신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SK텔레콤은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을 30조 원까지 끌어올리고 이 가운데 인공지능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을 3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아울러 최근에는 'AI 피라미드 전략 2.0'을 발표하면서 인프라,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분야에서 AI 기반 수익 모델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2024년에는 SK브로드밴드와 함께 향후 5년 간 3조4천억 원을 투자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설루션 개발 등 추가비용까지 고려하면 앞으로도 수조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앞서 SK텔레콤 이사회는 2024년 3월 김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면서 인공지능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 김 부사장의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SK텔레콤 이사회는 "김양섭 부사장은 유동성 개선 및 재무구조 관리 강화, 투자재원 조달 등 재무 전 영역의 경험을 두루 보유한 전문가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와 불안정한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인공지능(AI) 및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그의 경험과 역량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김양섭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법학과 학사와 미시간주립대학교 파이낸스 석사 과정을 밟았다.1991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 경리부에 입사한 이후 원가회계팀, 전략재무팀, 경리팀장 등을 맡은 뒤 2016년 구매실장, 2018년 재무2실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2023년 말까지 재무부문장을 역임하다 인사를 통해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로 이동했다. 조장우기자
포스코 위기에는 '오뚝이' 같은 CEO 필요하다, 이희근 왜 단독대표로 선택됐나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가운데)이 2월20일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그룹 인권경영 선언문' 선포식에서 이희근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왼쪽),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씨저널] 이희근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부여한 '포스코 철강 부흥' 특명을 달성할 수 있을까?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선 이후 철강업계를 둘러싼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가 극심해지고 있다.미국 정부는 12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류미늄 제품에 25%에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이 수출하던 철강에 부여되던 연간 263만 톤에 이르는 면세 쿼터제도 폐지됐다.지난해 건설 경기 부진에 더해 값싼 중국산 철강으로 고역을 치렀던 포스코의 앞에 넘어야 할 장벽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 포스코, 장인화의 구원투수는 이희근지난해 포스코는 철강업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에 더해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었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장 회장이 구원투수로 선택한 경영자가 이희근 사장이다.이 사장은 1962년생으로 전북대학교 금속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1998년에는 포항공과대학교 대학원에서 금속재료학과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포스코에 입사한 뒤에는 포항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 등을 맡는 등 현장에서 뛰며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포스코 안전환경본부장을 맡으며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도 거듭났다.이 사장이 역임한 안전환경본부장은 포스코의 최고안전책임자(CSO)로 안전·환경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안전환경본부의 책임자다.포스코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의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그룹 내 핵심 요직으로 갈 수 있는 등용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임자인 이시우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도 초대 안전환경본부장을 맡았다.다만 이 사장은 2024년 3월 포스코의 비상임고문이 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그랬던 그가 장 회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그해 11월 설비강건화TF팀장을 맡으며 복귀하게 된 것이다.장 회장은 2024년 11월 10일과 24일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에서 연이은 화재가 발생하자 설비강건화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시켰다.설비강건화TF는 포항, 광양을 비롯해 포스코가 보유한 모든 제철소를 점검해 설비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련됐다.이 사장은 설비강건화TF팀장을 맡으며 그룹 내 입지를 키웠고 이후 이어진 정기 임원인사에서 포스코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포스코 대표이사 입지 강화, 권한 만큼 커진 책임장인화 회장 체제 이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이라는 자리가 지닌 무게감은 과거보다 한층 커졌다.장인화 회장의 강력한 세대교체 행보 속에서 포스코가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최정우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2022년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로 포스코를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했다.공동대표는 대표이사 각자가 의사 결정권을 갖는 각자대표 체제나 단독 대표 체제와 달리 여러 명의 대표이사가 하나의 의사 결정권을 보유하는 체제를 뜻한다.이에 따라 포스코는 김학동 당시 부회장과 정탁 당시 사장이 공동대표이사로서 이끌게 됐다. 김 부회장은 정탁 당시 사장이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자리를 비운 뒤에도 이시우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유지하며 그룹 실세 자리를 유지했다.장 회장은 취임 직후 김학동·정탁 부회장을 모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포스코를 단독대표 체제로 바꿨다. 체제 개편 1년 뒤엔 이시우 전 사장을 물러나게 하고 이희근 사장을 단독 대표이사로 삼으며 힘을 실었다.이 사장은 대표적인 '장인화 라인'으로 분류된다. 장 회장이 이 사장의 선임을 통해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를 강력하게 움켜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이희근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이 5일경북 포항 포스코 청송대에서 열린 철강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 키맨' 이희근의 목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장 회장의 신뢰 아래 포스코그룹의 키맨으로 자리 잡은 이희근 사장은 포스코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 악화 속에서 경영에 집중해야만 한다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 등으로 위기에 빠진 포스코의 철강 분야 실적을 끌어올리는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강 제품 물량은 2020년 601만6634톤에서 지난해 879만7355톤으로 46% 늘어났다.두꺼운 철강재로 선박 건조 등에 쓰이는 후판에서 중국산의 가격 경쟁력에 국산이 상대가 안 되는 상황이다. 중국산 열간압연 후판이 중국의 막대한 철강 생산력 때문에 값싸게 생산되는 데다가 한-중 자유무역협정 때문에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다.장 회장으로서도 이 사장이 맡은 임무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철강 분야 확대로 호실적을 거뒀던 최 전 회장과 달리 장 회장은 철강 분야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장 회장은 2024년 2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그룹의 본질은 철강"이라며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을 키우는 것도 좋지만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이 사장 또한 2025년 1월3일 취임사에서 앞으로의 지향점으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설정했다. 이외에도 △안전 바탕의 세계 최고 현장 경쟁력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유연하고 창의적인 전략 수립 △중장기적 판매 기반 확보 △소통 강화 △강건한 조직문화 등이 꼽혔다. 김홍준 기자
포스코그룹 회장 외풍에 낙마 잔혹사 끊어야 한다, 장인화 3연임 벽 높인 까닭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20일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7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씨저널]포스코홀딩스 회장 연임 공식이 변경됐다.20일 열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 선임과 관련된 정관이 바뀌었다.포스코홀딩스는 사내이사 후보가 대표이사 회장을 연임한 이후 다시 대표이사 회장 후보가 되는 경우 회장 선임에 필요한 주주총회 가결 정족수를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강화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다.이 방안은 이사회가 주도해 마련했고 장인화 회장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정관 변경과 관련해 "포스코홀딩스는 지배구조 고도화 노력을 해오고 있다"며 "이번 정관 변경 역시 지배구조 고도화의 일환으로 주주지지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정관 변경을 통해 포스코홀딩스의 회장이 3연임을 하기 위해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반대로 말하자면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성과를 낸 회장이라면 어떤 외풍에도 불구하고 3연임을 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이 마련된 것이다.과연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던 포스코 회장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까?◆ 선진화되고 있는 포스코홀딩스의 지배구조장인화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포스코홀딩스의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작업에 돌입했다.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는 회장후보군 관리위원회를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전문위원회로 신설하는 내용이 정관에 추가됐다.회장후보군 관리위원회는 차기 회장 후보를 상시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회장후보군 관리위원회의 설치를 통해 내부 후보군과 외부 후보군을 상시 발굴할 수 있게 됐다.현직 회장 및 집행부가 회장 후보군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구성원은 전원 사외이사로 제한됐다.사외이사가 회장을 뽑는 구조는 일반적으로 정치권의 공격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일반적인 소유분산기업은 회장이 직접 사외이사진을 구성하기 때문에 '사외이사 참호 구축'이 문제시되기 때문이다.포스코그룹은 사외이사 선임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했다.포스코그룹은 2004년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 제도를 도입했다. 외부 인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은 대략 100명 정도의 후보군 풀을 마련한다. 그 뒤 사외이사 자리에 공석이 생기면 이 가운데 5명 내외를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을 한다.2018년부터는 주주추천제도를 도입해 주주가 직접 사외이사 후보 발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포스코홀딩스는 이를 통해 현직 회장이나 사외이사조차도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관여하기 힘든 구조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2024년 11월6일 경기 부천 포스텍에서 열린 2024년 포스코그룹 테크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민영화 25년, 정치권 외풍에 회장 잔혹사장인화 회장이 포스코그룹 회장의 연임 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등 지배구조 선진화에 나선 배경으로 민영화 이후로 25년이 됐음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정치권 외풍에 따른 포스코 회장 잔혹사 때문으로 보인다.최정우 전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2021년 포스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도 모자라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성공하며 포스코그룹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당시 업계에서는 최 전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냔 말이 나왔다.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2023년 12월19일 특혜 논란이 불거진 현직 회장 연임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겠다고 결정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행보를 보였다.최 전 회장은 연임 의지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이사회를 앞둔 2023년 12월11일 포스코홀딩스 주식 700주를 장내매수하는 움직임을 취하며 그 뒷배경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졌다.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최 전 회장의 3연임 도전이 점점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제동을 걸었다.김 이사장은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이 공정하지 않다"며 "소유분산기업인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주주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비판했다.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는 김 이사장이 '3연임 절대 반대'의 신호를 보내고 나서 엿새 뒤인 2024년 1월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 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다만 최 전 회장은 포스코 역대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연임 임기를 무사히 마무리하는 데 성공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에는 성공했다.포스코 역대 회장 가운데 6년 임기를 모두 끝낸 것이 최 전 회장 한 명이라는 점이 포스코그룹에 불어닥친 정치적 외풍의 크기를 가늠하게 한다.최 전 회장 직전에 포스코그룹의 회장을 지냈던 권오준 전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으나 2018년 4월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권 전 회장은 1년 전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도 불구하고 재임에 성공했는데도 용퇴를 한 점을 두고 정권 차원의 압박이 있는 것이 아니냔 목소리도 나왔다.이는 권 전 회장이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미국 경제사절단, 인도네시아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청와대와 권 전 회장의 불편한 관계는 2017년 7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관측됐다.당시 권 전 회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정부에서 포스코를 많이 도와주고 있어 고맙다는 의미의 덕담을 하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들을수록 믿음이 잘 안 간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권 전 회장 이전의 포스코 회장들도 비슷한 운명을 맞이했다.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월 회장이 된 정준양 전 회장은 박근혜 정권의 사퇴 압박으로 2023년 11월 자리를 내놨다. 이구택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회장에서 물러났다. 유상부 전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김만제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사퇴했다. 김홍준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군살 빼기 독해졌다, 뚝심의 철강 경쟁력 강화 성과 절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포스코그룹의 체질 개션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달라졌다.장 회장은 취임 직후 최정우 전 포스코홀딩스의 회장을 따랐던 일부 인사들을 그대로 포용하는 등 부드러운 리더십을 선보였다.그러나 취임 1년이 지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인적 쇄신 등 독해지고 있다.앞으로 2년 동안 포스코그룹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멈추지 않는 장인화의 쇄신 칼날장 회장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포스코그룹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2024년 12월 실시된 임원인사에는 △과감한 세대교체 △안전사고 무관용 원칙과 사업회사 내부 승진 확대 △여성 임원 등용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장 회장의 뜻이 담겼다.임원 규모를 92명에서 62명으로 크게 줄였다. 승진 규모도 예년과 비교해 30% 이상 축소됐다. 1963년생 이전 임원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했고 1970년생인 젊은 인재들을 중용했다.이런 흐름에서 최 전 회장 체제에서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던 이시우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최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전중선 전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장 회장은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자산 정리를 통한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다.2024년에만 중국 내 저수익 서비스센터 구조조정과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법인 매각 등 45개 자산의 리밸런싱을 진행해 현금 6625억을 확보했다.2025년에는 61개 사업의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현금 1조5000억 원을 확보하겠단 방침을 마련했다.올해 들어선 중국 기업 CNGR과 합작해 세운 니켈 정제법인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의 해산이 결정됐다. 저수익 자산으로 분류된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도 검토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대우 시절부터 이어온 우즈베키스칸 면방 사업도 일부 공장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은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 재투자 및 주주환원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2024년 6월27일경북 포항 포항제철소에서 4고로 풍구에 불을 넣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장인화의 '뚝심'장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철강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장 회장은 2024년 3월21일 취임식에서 "철강사업은 국가 산업과 그룹 성장의 든든한 기반"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혁신 제품을 경쟁력 있게 개발하고 설비 효율화와 공정 최적화를 과감하게 추진하며 수요산업과의 공존 생태계를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다만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전략은 어려워진 업황 속에서 단기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지난해 대한민국 철강업계는 건설 경기 불황에 따른 수요절벽에 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가 겹치며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2월20일 국산 열간압연 후판의 덤핑으로 국내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산업부는 3월 안으로 철강 수입품의 우회 덤핑을 차단하는 방안이 담긴 국내 산업 조치 사항을 내놓기로 했다.글로벌 철강 수요도 점점 감소하고 있다.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원은 2024년 12월10일 국회에서 열린 '철강산업 통상환경 변화 및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글로벌 철강 수요는 저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공급과잉 이슈가 재점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수요의 경우 4년 만에 플러스 성장이 전망되나 회복세는 기대 이하"라며 "이러한 수요 회복의 지연으로 중국의 구조조정 의지 없이는 불균형 개선은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외부 환경 악화는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2024년 기준으로 포스코홀딩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6880억 원, 2조17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보다 각각 5.8%, 38.4% 감소한 것이다.장인화 회장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초격차 제조 경쟁력 확보를 통한 돌파구 마련을 위해 힘썼다.장 회장의 '뚝심'은 이르면 올해부터 그 결실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이 철강 산업의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2025년 열린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중국의 철강 산업과 관련해 조강(쇳물) 생산량 통제, 산업 구조 조정 촉진 등이 언급됐다.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철강 감산을 통해 철강 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겠다"며 "감산 정책과 산업 규제를 도입해 현재의 경쟁 과열 현상을 종식할 것"이라고 밝혔다.로이터 등 해외 언론들은 중국의 철강 감산 규모가 조강 기준으로 연간 5천만 톤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일괄 부여하고 쿼터제도를 폐지한 것이 오히려 포스코그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술 혁신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양산 능력을 갖춘 포스코가 쿼터제 폐지의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판단됐다.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이 대표적이다.고망간강은 철에 10~30%의 망간을 첨가해 다양한 성능 구현이 가능한 합금강으로 2013년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소재다.포스코가 고망간강 개발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도 장 회장의 뚝심이 꼽힌다.장 회장은 포스코 사장을 맡았던 시절부터 연구원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고망간강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상용화를 위해 장 회장이 한화오션 경영진을 직접 만나 한화오션이 LNG 연료추진 초대형 원유 운반선에 고망간강 연료탱크를 적용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고망간강은 강도가 높고 마모 및 부식 저항성이 높은 데다가 낮은 온도에도 견디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저장하는 탱크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의 연료탱크에 활용된다.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알래스카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포스코그룹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과 다른 나라가 수조 달러씩 투자하며 우리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정지선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형제경영, '의좋은 형제' 계열분리 아예 없나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왼쪽)과 정교선 현대홈쇼핑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의 '형제 경영'을 반석 위에 올려놓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GS그룹, LS그룹, 신세계그룹, CJ그룹. 재계에서 형제경영, 또는 남매경영으로 유명한 그룹들이다.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이 그룹들처럼 성공적 '형제경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2024년 연말 인사에서 현대홈쇼핑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내에서 독립적 경영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형제경영의 '책임'도 더욱 무거워진 셈이다.정교선 회장은 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 29.14%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최대주주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지분율 9.5%포인트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계열분리도 충분히 가능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분리 대신 형제경영을 선택하고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 이유로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회장이 '역할분담'과 '공동경영'을 조화롭게 이뤄나가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완벽한 역할 분담'으로 가는 현대백화점 형제경영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 등 그룹의 주력사업인 유통 사업과 한섬 등 패션 사업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반면 정교선 회장은 현대홈쇼핑 등 미디어 부문과 현대그린푸드 등 식품 부문을 담당하며 비유통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두 사람은 이렇게 각자의 영역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도, 그룹 전체적으로는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를 통해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형제경영 체제를 완성해가고 있다.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등 현대백화점그룹의 여러 사업 사이 연관성이 매우 크다는 것 역시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분리보다 형제경영에 더 도움이 되는 요소다.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유통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으며, 현대백화점 또한 현대홈쇼핑의 미디어커머스 역량을 통해 최근 유통의 트렌드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정교선 현대홈쇼핑 회장 승진, 무엇을 의미하나정교선 회장이 그룹 부회장을 유지하면서 현대홈쇼핑 회장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 한쪽에서는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정 회장이 결국 현대홈쇼핑그룹의 '회장'으로 독립하려는 움직임의 일각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재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현재 시점에서 계열분리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현대백화점그룹은 단순한 백화점 중심의 유통기업에서 디지털·미디어·플랫폼까지 아우르는 종합 유통그룹으로 변신하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미디어 사업의 중심축이 될 수 있는 현대홈쇼핑 등을 떼어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물론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사업 방향과 정교선 회장의 독립경영 강화 여부에 따라 장기적으로 계열분리 논의가 다시 떠오를 가능성은 존재한다.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분리에 나서려 했으면 이미 지주사 전환이라는 훨씬 더 좋은 기회가 있었다"라며 "그 때 계열분리 가능성을 일축하고 단독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것을 보면 이제 와서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재계 한쪽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과 GS그룹의 형제경영 모델이 '역할 분담'과 '공동 경영'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가운데)과 정교선 당시 현대백화점 사장(왼쪽)이 2009년 8월21일 열린 현대백화점 신촌 영패션전문관 개점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년 동안 이어온 형제경영의 성공 모델, GS에서 배운다형제경영, 혹은 남매경영 체제로 운영되는 대기업집단은 많다. 하지만 계열분리를 아예 배제하고 형제들이 공동으로 그룹을 운영해 나가는 대기업집단은 GS그룹, LS그룹 정도밖에 찾아볼 수 없다.그 중에서도 GS그룹은 형제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GS그룹은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이후 각 가문이 독립적으로 계열사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형제경영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리테일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등이 각자의 영역을 맡아 독립적 경영을 보장받으면서도,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지휘 아래 각 가문들이 지주사 GS에 모여 그룹 전체의 방향을 조율하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GS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 된 이후 그 흔한 경영권 다툼 한 번 없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형제경영'을 해 온 뒤에는 GS그룹의 이런 구조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GS그룹처럼 여러 가문의 형제들이 모여있는 대기업집단은 아니다"면서도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분리에 나서지 않고 장기적으로 형제경영 체제를 유지하려면 GS처럼 형제 간 명확한 역할 구분과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보장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정지선이 선택한 현대백화점그룹 '소하'와 '장량', 전문경영인 정지영 장호진
정지영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10월23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한국패션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2024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패션산업협회>[씨저널] 옛부터 군주들이 대업을 이루기 위해 두 유형의 참모를 옆에 뒀다. 내부에서 내실을 책임지고 전략을 짜는 참모와 현장에서 직접 적들과 부딪히며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참모다.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안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3년 11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출범했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새로운 경영체제에서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이 '대업'을 이루기 위해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와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를 참모로 중용하고 있다.◆ 영업 전략을 책임지는 정지영, 현대백화점의 성장 주도정지영 대표는 철저한 '현장 전문가'다.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후 30년 넘게 그룹의 핵심 영업 부문을 담당하며, 영업전략담당 상무, 울산점장, 영업전략실장 등을 거쳤다.현대백화점의 건재를 화려하게 알렸던 '더현대 서울'이 그의 대표작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이 '리테일 아포칼립스'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 대표는 더현대 서울을 통해 백화점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더현대 서울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설계된 백화점 모델로 자리 잡으며 현대백화점그룹의 새로운 상징이 됐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정 대표는 2023년 11월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정 대표는 현재 그룹 내에서 영업 전략을 총괄하며 현대백화점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룹 내에서 결정된 장기적 방향을 현장에서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사장(왼쪽)과 윤희근 경찰청장이 2023년 12월13일 순직, 공상 경찰관 자녀 지원금 전달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경영전략 총괄하는 장호진, 지주회사 체제 안착 주도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는 경영 기획과 전략 전문가다. 1987년 현대그룹 공채로 입사한 후 종합기획실을 거쳐 2001년 현대백화점에 합류했다.장 대표는 현대백화점 경영전략실장,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그룹의 전략 기획과 경영관리 전반을 담당해 왔다.특히 장 대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2023년 11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주회사로 격상된 후 첫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그룹의 새로운 경영체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정지선 회장이 두 사람에게 맡긴 역할, 현대백화점그룹의 '소하'와 '장량'중국 한나라를 건국한 한고조 유방의 곁에는 두 명의 걸출한 참모가 있었다. 바로 소하와 장량이다.소하는 행정과 조직 운영을 담당하며 국가 시스템을 구축한 인물이고, 장량은 전쟁터에서 전략을 지휘하며 한나라 건국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현대백화점그룹의 경영체제에서도 이와 유사한 구도가 보인다.정지영 대표는 장량처럼 현장 전략가로서 현대백화점의 영업을 총괄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반면 장호진 대표는 소하와 같이 내부에서 지주회사 체제 정비와 그룹의 경영 전략을 총괄하며 현대백화점그룹의 장기적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현대백화점그룹은 오랜 숙제였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지주회사 체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정지선 회장이 장호진 대표와 정지영 대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백화점 시장의 위기 속에서도 더현대 서울이라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안착과 함께 또 한 번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윤휘종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지배구조 모범생', 정지선 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는 안 할까
'ESG 모범생'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자이 진정한 ESG 리더가 되기 위한 마지막 과제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가 꼽힌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2021년, 2023년, 2024년. 한국ESG기준원이 매년 실시하는 ESG 평가에서 2021년 이후 현대백화점 그룹의 모든 상장사들이 A등급 이상을 받은 연도다.2022년에 한섬과 지누스가 B+ 등급을 받으면서 아쉽게도 4년 연속 모든 상장사의 A등급 이상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이 재계에서 'ESG 모범생'으로 손꼽히는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결과다.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그동안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운영을 강화하고, 사외이사 중심의 견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힘써왔다.그러나 'ESG 모범생' 정지선 회장에게도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가 있다. 바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다.◆ ESG 모범생 정지선의 남은 과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겸임2024년 현대백화점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2023년 회계 기간에서 지배구조 핵심지표 가운데 △현금 배당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 △집중투표제 채택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등 세 가지의 항목을 미준수하고 있다.이 가운데 현금 배당 예측 가능성은 2024년 주주총회를 통해 해결됐다. 현대백화점은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투자자가 주주총회에서 확정된 배당금을 확인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를 개선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집중투표제는 이사회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대표적 제도다. 하지만 투기자본에 의한 주주권 남용이 가능하다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다른 제도를 통해 이사회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을 용인하는 분위기가 재계에 퍼져 있다.하지만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임 문제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기업 지배구조에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것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경영진을 효과적으로 감독하기 위한 핵심 원칙으로 꼽힌다.이사회는 본래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감시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경우 이사회가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견제하기 어려워지는 구조적 한계가 생긴다.현대백화점뿐 아니라 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홈쇼핑, 한섬, 현대리바트, 지누스, 현대퓨처넷, 현대이지웰, 현대에버다임, 현대바이오랜드 등 현대백화점그룹의 10개 상장사 가운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현대백화점그룹이 ESG 평가에서 줄곧 높은 점수를 받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구조 개선이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사회 구조 개편, 글로벌 기업들의 표준이 되고 있다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2024 이사회 트렌드 레포트에서 '국내외 다양한 지배구조 원칙과 규범은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과 감독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강조하고 있다"며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한다면 이사회의 독립적인 경영 감독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는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 잡고 있다.영국의 기업 거버넌스 리서치업체 딜리전트마켓인텔리전스의 2024년 상반기 조사에 따르면 S&P500에 편입돼있는 기업의 약 58.4%, 러셀3000에 포함된 기업의 약 63.7%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역할을 분리하고 있다.2024년 기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한 한국 상장사는 전체의 38%에 불과하지만,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 역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대표적 사례가 SK그룹이다.SK그룹은 20개 상장사 중 15곳(75%)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세우고 있는 거버넌스 개선 수칙에 따라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상장사는 전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정지선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임직원들이 2020년 1월2일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이 '거버넌스 리더'로 완성되기 위한 마지막 퍼즐현대백화점그룹은 ESG 경영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고, 지배구조 개선에서도 재계에서 손꼽히게 높은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하지만 정지선 회장이 글로벌 거버넌스 트렌드에 맞춰 이사회 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은 대표이사 중심의 이사회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지 않는 문제는 우리나라 재계 전반이 공유하고 있는 문제"라며 "사외이사를 통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글로벌 스탠다드를 우리나라 기업들이 빠르게 쫓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의 이사회는 대부분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외이사 중심의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라며 "또한 모든 이사가 동등한 이사회 소집, 의안 제안, 경영정보 접근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GS그룹 총수 근접한 허정구 집안의 허준홍 허세홍 허서홍, 1인치 부족함 있다
허정구 가문의 오너 4세들은 각기 다른 계열사를 맡아 경영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허정구 가문의 둘째아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GS그룹 오너일가는 지주사 GS의 지분을 2세에서 갈라진 각 가문들이 비교적 평화롭게 나누어 들고 있다.하지만 그 속에서도 눈에 띄는 두 가문이 있다. GS 지분 14.77%를 보유하고 있는 첫째 허정구 가문과 16.16%를 소유하고 있는 셋째 허준구 가문이다.이 가운데 셋째 허준구 가문은 이미 GS그룹에서 두 명의 총수(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를 배출했지만 현재는 지주사 GS와 지분 관계가 없는 GS건설에 집중하고 있다.GS그룹 내에서 4세 시대의 '총수'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이가 첫째 허정구 가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허정구 가문의 오너 4세들은 각기 다른 계열사를 맡아 경영을 펼치고 있다. 삼양통상을 경영하고 있는 허준홍 사장, GS칼텍스를 맡고 있는 허세홍 사장, GS리테일을 책임지는 허서홍 사장, 에이치플러스에코를 맡고 있는 허자홍 대표가 그 주인공들이다.이 가운데 허자홍 에이치플러스에코 대표는 보유한 GS 지분도 0.36%에 불과하고 경영하고 있는 에이치플러스에코 역시 GS그룹에서 완전히 분리돼있는 회사인만큼 총수 후보로 유력하게 언급되지는 않는다.허준홍 사장이 맡고 있는 삼양통상 역시 GS그룹과 지분 관계는 없지만, 허준홍 사장은 GS그룹의 장손인 데다가 GS 지분 3.44%를 보유해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지주회사의 개인 3대주주에 올라있어 총수에 상당히 가까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결국 삼양통상, GS칼텍스, GS리테일 등 각 계열사의 성과가 곧 GS그룹의 총수 후보 리더십 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 사업구조를 보이는 허준홍, 하지만 삼양통상의 작은 규모가 약점허준홍 사장은 GS그룹 내 핵심 계열사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인 삼양통상을 경영하며 독자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삼양통상은 의류·섬유 무역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룹의 주요 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경영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문제는 삼양통상이 GS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약하다는 점이다.삼양통상은 지주사 GS와 지분 관계가 거의 없다. 허준홍 사장이 삼양통상 지분의 25%를, 허준홍 사장의 아버지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20%를 보유하고 있다. 허준홍 사장의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하면 57.32%에 이른다. 사실상 허남각 회장과 허준홍 사장의 개인 회사라고 볼 수 있다.삼양통상의 사업 규모 역시 GS그룹 전체로 볼 때 매우 작은 편이다. 삼양통상은 2025년에 매출 1913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GS칼텍스 2024년 매출의 0.4%, GS리테일 매출의 1.6%에 불과하다.◆ 국제유가 하락과 고환율 부담 GS칼텍스, 허세홍 수익성 회복이 관건GS칼텍스는 GS그룹의 모든 계열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회사이고 GS그룹 내에서 가장 중요한 계열사로 꼽히는데 허세홍 사장은 2019년부터 GS칼텍스를 이끌고 있다.하지만 최근 GS칼텍스는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정유사 수익성 지표) 감소로 수익성 악화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GS칼텍스는 2024년 3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4분기에 어느정도 '선방'하면서 2024년 연간으로는 영업이익 5480억을 내긴 했지만 2023년보다 영업이익이 무려 67.5% 감소했다. 2024년 영업이익률은 1.2%에 불과하다.문제는 높은 환율 때문에 원유 비용 부담이 높게 유지되고 있어 정유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허세홍 사장은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신사업을 추진하며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정유업 자체가 성장세에 있는 산업이 아니라는 약점을 극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GS칼텍스는 그룹 내에서 매우 중요한 계열사 가운데 하나지만 GS칼텍스가 지속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룹 내에서 허세홍 사장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하고 있는 GS리테일은 '리테일 아포칼립스'라는 시대적 위기를 맞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리테일 아포칼립스' 속 온라인 전환 추진하는 허서홍,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가 변수허서홍 사장이 경영하고 있는 GS리테일은 편의점(GS25), 슈퍼마켓(GS더프레시), 온라인 쇼핑몰(GS샵)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 위기가 심화되면서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GS리테일은 2024년에 매출 11조6269억 원, 영업이익 2391억 원을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4.4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1% 감소했다.경쟁사인 CU, 이마트24 등은 빠르게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리테일 역시 이런 흐름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문제는 '온라인 플랫폼의 신뢰도'다. 온라인 플랫폼은 온라인에서 결제까지 모두 이뤄진다는 특성상 사용자들이 개인정보 보안에 민감하다.하지만 GS리테일에서 연달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GS리테일의 디지털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GS리테일은 홈쇼핑업체 GS샵 홈페이지의 최근 1년 기록(로그)을 분석한 결과 약 158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2월27일 밝혔다. 1월 초 GS리테일 홈페이지에서 약 9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발생한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허서홍 사장은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보호 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보안 강화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미 개인정보는 유출됐고, GS리테일의 디지털 보안과 관련된 신뢰도는 상당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재계의 한 관계자는 "GS칼텍스와 GS리테일 모두 현재 업황도, 사업의 성장성도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라며 "결국 어떤 계열사가 가장 빠르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느냐가 4세 경영인들의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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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부회장 된 박문서 어떻게 오너 신뢰 받았나, 젊은 오너와 호흡 맞추는 매력은
박문서 동원산업 부회장은 38년간 동원그룹에 몸담으면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실무적으로 지휘하면서 김남정 회장 체제를 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원그룹> 동원그룹이 실시한 임원인사에서 박문서 동원산업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부회장은 1987년 동원그룹에 입사해 38년간 그룹과 함께 성장해왔는데 지주회사 체제 도입, 굵직한 인수합병(M&A) 등을 성사시키며 동원그룹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재무·기획 전문가, 동원그룹의 M&A 이끌다 박 부회장은 동원그룹 내에서 대표적 재무·기획 전문가로 손꼽힌다. 특히 동원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를 실무적으로 추려내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 박 부회장은 2001년 선제적 지주회사 체제 도입을 비롯해 스타키스트, 테크팩솔루션(현 동원시스템즈),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 등 동원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특히 2008년 참치 통조림 회사인 스타키스트 인수는 동원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키스트는 2008년 10월 동원그룹에 인수된 뒤 동원F&B의 기술과 유통구조 개선으로 2010년대 초반까지 매출과 순이익이 증가하며 동원그룹 안에서 주요 계열사로 자리를 잡았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 안에서 참치캔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 1조784억 원, 순이익 1204억 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동원산업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에는 실적이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 8억3500만 달러(한화 1조2천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성공적 인수합병의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박 부회장이 보좌한 인수합병 사례들이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23년에는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됐고,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맥도날드 인수전의 경우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애착을 가지고 추진했던 사안으로 알려져 박 부회장으로서는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정 회장은 2023년 1월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참여하면서 "동원그룹이 하는 사업과 연관성을 토대로 신사업 발굴 및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며 "몇 가지 걸림돌이 있지만 맥도날드 인수를 위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히며 인수합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박문서 부회장으로서도 당시 대외적 여건이 동원그룹에 불리했기 때문에 변화의 모멘텀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물가와 환율 변동에 더해 참치 조업에 따른 국제 규제가 강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2023년 3월 동원산업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동원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최근 인수합병에서 잇따라 빈 손으로 돌아왔지만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15년의 나이 차이를 넘어 박문서 동원산업 부회장에게 신뢰를 주며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동원그룹> ◆ 김남정 체제 '연결고리' 박문서, 김남정의 세대 차이를 넘어선 신뢰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평소 "사람을 쓰면 믿고, 못 믿으면 쓰지 말아야 한다"며 "사람을 단기적으로 평가하면 진가를 알 수 없다"는 말을 김남정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강조해왔다. 김남정 회장이 이끄는 동원그룹에서 박문서 부회장이 승진한 배경에도 이런 철학이 녹아있다. 김남정 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박문서 부회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젊은 감각과 과감한 투자로 동원그룹의 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동원그룹의 오랜 역사와 전통에 대한 이해, 안정적 경영 전략 수립에는 박문서 부회장의 노하우가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73년생인 김남정 회장은 1958년생인 박 부회장을 대할 때 세대 차이를 넘어 존중하고 깊은 신뢰를 주고 있다고 전해진다. 젊은 오너에 경영상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경영멘토 역할을 수행하고 김재철 명예회장 시대에서 김남정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남정 회장이 경영전반을 관리했다면 박 부회장은 경영지원을 총괄하는 식으로 보좌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부회장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동원산업에 입사해 자금팀장과 경영관리 실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2001년 동원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함께 당시 식품지주회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로 옮겨 경영관리실과 경영관리본부를 이끌었다. 2018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22년 동원산업의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을 주도하면서 김남정 회장 체제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장우 기자
BNK금융지주 '제왕적' 회장의 낙마 잔혹사, 빈대인 순조로운 연임 길 닦아갈까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왼쪽)이 2024년 3월19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감독원과 지방지주 회장·은행장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했다. 빈 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다만 금융지주들은 금융감독원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올해 12월부터는 BNK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빈 회장은 회장을 맡은 2년 동안 본원 경쟁력 강화를 통해 BNK금융지주의 수익성을 높이며 경영 능력을 증명해 왔다. 하지만 취임 초부터 목표로 내세웠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남은 시간이 빠듯하다. 빈 회장의 연임 시도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빈대인 회장은 회장 연임 구도를 어떻게 짜고 있을까? ◆ 빈대인, 회장 선임 절차 선진화 잰걸음 빈대인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 취임 절차를 선진화하기 위한 행보를 걸어 왔다. BNK금융지주는 빈 회장 취임 이후 이사회 사무국을 신설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이사회 사무국이 관장하도록 편제를 바꿨다. 애초 BNK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 직속의 전략기획부가 지원을 맡았다. BNK금융지주의 전략기획부는 2018년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직접 담당하는 등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빈 회장은 이를 변경해 대표이사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회장 승계 프로그램에 간섭할 수 있었던 것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이는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이 회장 승계 구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지배구조를 폐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던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2022년 10월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김지완 회장 본인은 외부 추천으로 2017년 지주 회장이 된 인사인데 2018년 외부 인사 추천을 못 하도록 내부규정을 제한했다"며 "본인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회장에 오르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역시 BNK금융지주 회장의 회장 선출 방식이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이 원장은 2022년 12월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BNK금융지주의 회장 선출 방식이)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지적했고 그룹에서는 이를 반영해 수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후보 중에 오래된 인사이거나, 정치적 편향성이 있거나, 과거 다른 금융기관에서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됐던 인사가 포함돼 있다면 사외이사가 알아서 걸러주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 안정에 방점 찍힌 이사회 구성 빈대인 회장은 올해 사외이사 구성을 크게 바꾸지 않으며 안정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BNK금융지주는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외이사를 1명만 뽑았다. 새로운 사외이사로는 핀테크 전문가인 박수용 서강대학교 교수가 합류했다. 최경수 사외이사가 퇴임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채웠다. 빈 회장의 임기 첫해인 2023년에 BNK금융지주에 영입됐던 이광주 이사, 김병덕 이사, 정영석 이사 등 3명은 모두 연임에 성공해 빈 회장과의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BNK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BNK금융지주의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병덕 사외이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위원은 이광주 이사, 오명숙 이사, 김남걸 이사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빈대인 회장 취임 이후에 BNK금융지주의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3월17일 BNK부산은해 본점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회사 깃발을 흔들고 있다. < BNK금융지주 > ◆ 이어지는 BNK금융지주 회장 잔혹사 빈대인 회장이 회장 선임 절차 선진화를 통해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나섬에 따라 BNK금융지주는 지방금융지주 1위라는 위치에 걸맞은 지배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BNK금융지주가 2011년 설립된 이래 회장을 맡아온 인물들은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다가 깔끔한 마무리를 맺지 못했다.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은 2022년 11월7일 임기를 5개월 남긴 시점에서 자진 사임했다. 김 전 회장은 2022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회장 승계 구도 개편 문제에 더해 아들이 취직한 한양증권에 은행 발행 채권 관련 업무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지적된 뒤로 큰 비판을 받았다. 2대 회장인 성세환 전 회장도 채용 비리와 주가 조작 혐의로 2017년 자리에서 물러났다. 성 전 회장은 2016년 부산은행 거래처 대표들에게 BNK금융지주 약 465만 주(173억 원 상당)를 사들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은 2020년 대법원에서 주가 조작 및 뇌물 공여 혐의로 징역 2년, 벌금 700만 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BNK금융지주에게도 2021년 10월 벌금형이 내려졌다. 이장호 전 BS금융지주(BNK금융지주) 회장은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를 이유로 금융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이 전 회장은 금융지주가 설립되기 이전인 2006년 부산은행장을 맡았다. 금융지주가 설립된 후에는 회장으로써 2013년까지 BS금융지주를 이끌었다. 금융감독원은 2013년 6월5일 BS금융지주와 부산은행을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실행한 뒤 장기 집권에 따른 내부 경영상의 문제가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BS금융지주와 자회사 임원 54명 가운데 24명을 자신의 모교인 부산상고, 동아대 출신으로 채웠다. BS금융지주 출범 이후에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6명을 뽑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 회장은 금융당국의 압박이 이어지자 2013년 6월10일 부산은행 별관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자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회장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로 9개월이 남은 상황이었다. 이 전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에 본인의 거취에 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지역 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며칠 동안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조직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지금 이 시점에 사임 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김범수는 카카오를 '빅테크'로 보지 않았다, 그래서 AI 시대 생존할지 더욱 불안
카카오는 언제부터인가 네이버와 함께 한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는 줄곧 카카오의 정체성을 '플랫폼' 기업으로 정의해왔다. <그래픽 씨저널> '네카오'라는 말이 있다. 한국 IT 기업의 양대 산맥, 네이버와 카카오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카카오는 언제부턴가 네이버와 함께 한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정말로 카카오는 '테크' 기업일까?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는 카카오의 정체성을 어떤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을까? 카카오는 사업보고서에서 본인들의 사업영역을 '제조서비스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스스로를 '대한민국의 대표 IT 테크 기업'으로 표현하고 있는 네이버와는 완전히 다르다. ◆ 이사회 구성부터 기술과 거리 멀어 카카오는 이사회 구성부터 '기술'보다는 플랫폼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내이사 세 명 중 정신아 대표이사는 경영학과,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 역시 경영학과, 조석영 CA협의체 준법지원팀장은 법학과 출신이고 사외이사 역시 경영학, 광고학, 경제정치학, 법학 등 인문사회 전공자가 대다수다. 카카오 이사회에 소속된 이사 가운데 소위 '이과' 출신은 사외이사인 박새롬 울산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조교수가 유일하다. 카카오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CA협의체도 마찬가지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ESG, 책임경영, 전략 등 '경영과 플랫폼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CA협의체에 기술, 인공지능 전문가는 없다. 이사회와 최고 의사결정기구 모두 기술이 아니라 경영과 전략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은 카카오의 정체성을 한 눈에 보여준다. ◆ 기술 '내재화'보다 기술의 '연결', 플랫폼 기업의 전략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이다. 김범수 창업주가 카카오를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카카오는 '기술을 개발해서 팔겠다'는 생각보다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해서 유통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실제로 카카오는 그간 자체 기술 내재화보다 외부 제휴와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 왔다. 실제로 카카오의 서비스를 살펴보면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금융(카카오페이), 콘텐츠(카카오엔터), 모빌리티(카카오T), 커머스(카카오메이커스) 등 모두 '연결'과 관련된 서비스로 점철돼있다. 김범수 창업주 역시 2012년 국내의 한 언론사와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우리는 카톡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와 커머스를 선순환시키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술이 아니라 '구조'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그리고 그 구조가 바로 '플랫폼'이다. ◆ 기술 무한 경쟁의 시대, 플랫폼 전략만으로 충분할까? 문제는 지금이 '기술 경쟁'의 시대라는 점이다. 오픈AI,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전쟁터에서 직접 기술을 개발하고, 수백억 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경쟁자인 네이버 역시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AI 기술을 내재화하며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에서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발표했던 인공지능 에이전트 '카나나'는 아직 비공개베타테스트(CBT)도 진행하지 않았다. 게다가 인공지능 개발의 핵심 인력이던 김일두 전 카카오브레인 대표가 2024년 6월 퇴사하는 등 기술 리더십이 불안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2024년 7월18일 열린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CA협의체 소속 주요 계열사 CEO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카카오> ◆ 기술 대신 플랫폼, '독야청청' 대신 협력과 연결 물론 모든 기술을 스스로 개발해야 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최근 완성차 업계는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수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폴크스바겐,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적으로 유명 완성차 업체 가운데서도 자율주행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지 않겠다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식' 해결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이라는 국내 최강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술기업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방식, 내부에서 직접 만들어내기보다는 외부의 기술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데 집중하는 구조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인 오픈AI와 제휴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물론 카카오가 자체 기술 개발을 완전히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지금 기술과 플랫폼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있다. 반드시 모든 것을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엮어내는' 데 더 강점이 있는 기업"이라며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AI 서비스 '카나나'에도 오픈AI의 최신 인공지능 기술이 담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뉴 CEO 프로파일
박성식 제주반도체 대표이사 사장
삼성 반도체사업부 출신 메모리 반도체 팹리스 창업, 세계 4위권 업체 일궈 [2025년]
이수훈 덕산네오룩스 대표이사 겸 덕산홀딩스 회장
덕산홀딩스 계열 승계한 오너 2세, 사업다각화와 OLED 소재 생산력 확충 힘써 [2025년]
김경수 전 경상남도 지사
'친문적자'에서 비명계 대표 주자로, 새로운 비전 제시 과제 [2025년]
박태형 인포뱅크 대표이사 사장
이동통신·인터넷 정보서비스업체 창업주, AI로 영역 확장·기술개척 주력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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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관세 부담에 보급형 모델 미국서 판매 중단 검토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관세 부담에 미국에서 저가형 모델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현지시각 1일 보도했다.
벤츠는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SUV)
CJ온스타일 '셀럽 효과'로 수익 끌어올린 이선영, 콘텐츠 차별화로 주문량 증가
이선영 CJENM 커머스부문 대표이사가 유명인을 앞세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전략으로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배우 한예슬의 ‘한예슬의 오늘뭐입지&rsq
'네이버 카리스마' 이해진 8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빅테크 대격랑'에 맞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가 다시 네이버 사내이사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었지만 글로벌투자책임자(CIO)로서 한 걸음 물러나 외부의 시선으로 네이버를
'역대 최고' 금값 상승세 멈추나, 트럼프 관세 정책 발표가 변곡점
금값이 연일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른 시일에 큰 폭의 조정구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발표되
crown
CEO UP & DOWN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2심에서 무죄를 받은 뒤 첫 글로벌 경영 행보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이 회장은 28일 중국 정부가 주최한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포함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퀄컴, 페덱스, 블랙스톤, 스탠다드차타드,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아람코, 머스크, 사노피, 이케아 등의 글로벌 기업 CEO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이 시 주석을 만난 것은 2015년 중국에서 개최된 보아오(博鰲) 포럼 이후 10년 만이다. 이 회장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시 주석 뿐 아니라 BYD, 샤오미 등 중국 대기업들의 공장을 방문해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 왕촨푸 BYD 회장 등을 만나 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이사
박병무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엔씨소프트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주주들에게 밝혔지만 시장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박병무 사장은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린 제2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게임성, 기술력 등 엔씨소프트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데 충실하겠다며 “기술적 혁신과 이용자 소통을 기반으로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모든 직원이 한 방향으로 움직였던 과거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또한 2027년까지 당기순이익의 30%를 현금 배당할 뜻도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주주총회 당일 매우 소폭(0.3%) 상승했지만 금요일인 1.5% 하락했으며 31일에는 장이 시작하자마자 급락해 52주 신저가를 15만 원으로 새로 썼다.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신원근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결제서비스 본업 강화를 통한 수익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 대표는 2022년 카카오페이 대표에 오른 뒤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매출을 큰 폭으로 키우면서 외형확장에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익 부분에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연결기준으로 2023년에 229억 원, 2024년에 215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최근에는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기업 이미지 하락과 과징금에 대한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중국 알리페이에 고객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한 혐의로 올해 1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에서 과징금 약 60억 원을 부과 받았다. 개보위 과징금과 별도로 신용정보법 위반에 관한 금융위원회 제재도 앞두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과징금이 100억 원대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주가도 좋지 못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지난해 11월15일 52주 신저가(2만1200원)를 새로 쓴 뒤 반등하기 시작해 2월26일에는 52주 신저가 대비 66% 상승한 3만52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 때부터 다시 하락세로 들어서 3월28일 종가 기준 3만150원까지 내려갔다.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현지시각 24일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에 21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인 가운데 미국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대규모 투자 발표를 한 것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트럼패 대통령은 현대차를 향해 “진정으로 훌륭한 기업인 현대차와 함께 해 큰 영광”이라고 추켜세웠다.
SKC 대표이사 사장
박원철
SKC 주가의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1월20일 18만1천 원이었던 주가는 3월28일 종가 기준 10만2700원까지 하락했다. SKC는 계속되는 주요 사업 실적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2024년 SKC는 주요 사업인 이차전지소재와 화학에서 한 분기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1조2천억 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통해 진출한 2차전지 소재인 동박 사업은 2025년에도 적자 탈출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5년 동박 수요는 70만 톤 수준인 반면, 생산능력은 94만 톤을 넘어서며 수급율이 2023년 90%에서 2025년 74%로 떨어질 전망”이라며 “유럽과 중국 중심으로 2023년 5만톤, 2024년 12만톤, 2025년 24만톤 설비 증설에 따라 판매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SKC는 말레이시아, 폴란드, 미국 등에 각각 생산기지를 건립, 합산 연 25만 톤 규모의 동박 생산 체계를 2025년까지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업황 부진으로 예정보다 양산 시점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