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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2020년부터 산업재해 600건, 허영인부터 전문경영인까지 책임에 인색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지금까지 발생했던 SPC그룹의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두 차례 사과를 했지만 법적 책임을 지지는 않았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2022년과 2023년, 그리고 2025년. SPC그룹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연도다. 그리고 앞 두 번의 사고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모두 사과를 했지만 법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았다.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등은 올해 5
SPC그룹 '반노동' 이미지 위험수위, 허영인 노동문제 해결 없이 미국 진출 성공할까
19일 발생한 SPC삼립 공장의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허영인 SPC그룹 회장 '책임론'이 이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SPC그룹의 미국 진출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4년 동안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SPC그룹 이야기다. SPC그룹은 2022년 10월15일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 이후 강도 높은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사고 직후에도 생산을 강행한 모습이 알려지며 SPC그룹을 향한 소비자들의 분노는 '불매운동'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피 묻은 빵'이라는 해시태그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로부터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2023년 8월8일 이번에는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또 그 이후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올해 5월19일, SPC그룹의 2020년대 3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최근 계열사 주식을 저가로 매각해 증여세를 회피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던 사건을 놓고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무죄판결로 SPC그룹이 사법리스크를 털어내고 글로벌 확장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진짜 중요한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PC그룹에 짙게 드리워져 있는 '노동 문제'와 관련된 재판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2021년 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 소속 조합원 570여 명에게 노조를 탈퇴하라고 종용하고 2021년 5월에는 노조 소속 노동자들의 정성평가 점수를 낮게 줘 승진에서 탈락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씻기지 않는 SPC의 '반노동' 이미지 SPC그룹은 반복되는 노동자 사망, 부상 사고로 '반노동' 이미지가 짙게 씌워져 있다. 문제는 이 이미지가 일시적으로 씌워졌다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누적되어 왔다는 것이다. 허 회장은 2022년 10월 제빵공장 사망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2022년 10월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약속으로부터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두 건의 사망사고, 세 건의 부상 사고가 더 발생했다. 또한 사망사고 전후로도 SPC그룹은 노동자 과로, 산재 은폐 의혹, 노조 탄압 논란 등에 반복적으로 휘말려 왔으며 허 회장의 '노조 와해 의혹' 재판 역시 이 연장선상에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서 2024년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9월까지 SPC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의 피해자 수는 502명에 이른다. ◆ 잃어버린 SPC그룹의 '기업 이미지', 사회적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 SPC그룹은 식품업이라는 특성상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의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식품에 요구되는 기본적 신뢰, 안전, 위생은 물론 그룹의 윤리성 역시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오랫동안 불매운동에 시달리고 있는 남양식품 역시 식품의 위생이나 안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오너일가의 윤리성 측면에서 소비자의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쪽에서는 SPC그룹 불매운동이 단기간에 벌어진 해프닝에 불과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된 2022년 이후 SPC삼립의 실적은 뚜렷한 정체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SPC삼립의 연결기준 매출은 3조4279억 원으로 2023년보다 0.15% 감소했다.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2022년 매출과 비교하더라도 2년 동안 3.42% 증가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2.7% 수준에 머물고 있다. ◆ 미국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다, 노동 문제 훨씬 날카롭게 보는 곳 SPC그룹이 최근 미국 진출에 힘쓰고 있는 것을 두고 더욱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은 각종 노동 관련 이슈에 우리나라보다 훨씬 민감하기 때문이다. 특히 SPC그룹은 최근 미국 텍사스주 벌리슨에 1억6천만 달러(약 2200억 원)를 투자해 제빵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는데, 단순히 미국을 시장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미국에 '생산기지'를 건설한다는 점에서 SPC그룹이 풀어야 할 숙제를 더욱 날카롭게 드러내는 시험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미국의 노동법은 우리나라의 노동법과 비교해 비교적 폭넓게 사용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편이지만, 문제는 노동부 산하의 연방직업안전보건국(OSHA)이다. 연방직업안전보건국은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조사하고 벌금을 부과하거나 검찰에 기소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조직이다. 문제는 OSHA의 벌금 부과 기준 중에 '고의성'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사용자가 현장의 위험성을 알고도 방치했거나 고의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면, 산업재해 발생시 천문학적 규모의 벌금을 낼 수 있다. 미국은 이에 더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란 손해배상의 규모를 판단할 때 실제로 발생한 손해에 더해 가해자의 고의성, 반사회성 등을 고려하는 제도다. 대표적 사례로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의 베이비파우더 발암물질 소송이 있다. 존슨앤존슨은 현재 자사의 '베이비파우더' 제품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의혹을 받아 수천 건의 소송에 휘말려있다. 존슨앤존슨은 LTL매니지먼트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관련 소송들을 전담하도록 했으며 미국 법원은 이 소송들에서 존슨앤존슨이 피해자들에게 수천만 달러(수백억 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최근 이 소송을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 최근 89억 달러(약 11조 원)에 이르는 배상금을 내겠다는 배상안을 제시하는 한편 LTL매니지먼트의 파산 신청을 냈다. 소비자들은 LTL매니지먼트의 파산 신청이 소송을 고의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SPC그룹은 2022년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 이후 강도 높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만약 이와 같은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벌금 등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기업이 커다란 재무적 타격을 받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024년 2월2일 증여세를 회피하려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미국 시장의 성공 조건은 '빵'이 아니라 '신뢰' 제도적 제제 뿐 아니라 사업적 측면에서도 SPC그룹의 이번 미국 공장 설립은 그룹의 안전 체질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었는지 묻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북미와 유럽은 윤리적 소비가 일상화된 시장이다. 기업의 ESG 성적표나 윤리 경영이 소비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기업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가 단순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해시태그로 끝나지 않고, 공공 조달 시장 진입 제한, 유통망 배제, 파트너사 이탈 등 실질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SPC그룹은 2022년 사고 이후 노동문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개선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2022년 사고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또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아직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시장은 SPC가 과거의 오명을 털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갖췄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SPC그룹이 미국 소비자와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내재화하지 못한다면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노력이 오히려 새로운 리스크로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출범 5년차 맞은 LX그룹 '1등 DNA' 꺼질까, 구본준의 반도체 집념 시험대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할 때 초기의 기세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실적 반등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임직원들을 다독이고 있다. LX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지 5년. 출범 초기의 기세는 주춤하고 있어서다. 반도체에 대한 오랜 꿈을 안고 시작한 독립경영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 '1등 DNA' 외쳤던 구본준, 실적으로 응답할 수 있을까 2021년 5월, 구본준 회장은 "연결, 미래, 사람"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LX그룹의 출범을 알렸다. "우리에게는 1등 DNA가 있다"는 구호는 임직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상징적인 메시지였다. 출범 직후 LX그룹은 화려한 성적표를 받았다. 2022년 전체 매출은 25조2732억 원, 영업이익은 1조3457억 원으로 계열분리 이전인 2020년 대비 각각 57.7%, 234.3% 급증했다. 자산총액도 4조 원 넘게 늘었다. 하지만 그 이후 흐름은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계열사 실적이 기대만큼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1등 DNA'의 실질적 구현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 반도체, 자원, 화학 계열사 성적표는 '희비교차' LX그룹의 핵심 계열사는 △LX세미콘 △LX인터내셔널 △LXMMA다. 이들 기업의 성과는 그룹 전반의 성장 방향을 좌우한다. LX세미콘은 LX그룹의 유일한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다. 2022년 국내 팹리스 기업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실적은 둔화세다. 2024년 매출은 1조8656억 원, 영업이익은 1670억 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모두 감소했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대만 노바텍의 시장 진입 등 경쟁 심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가 DDI 공급사를 다변화하면서 LX세미콘의 점유율은 45% 수준으로 낮아졌다. 실적 부진에 따른 위기감 속에 LX세미콘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칩, 전력반도체, 방열기판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자원개발 및 트레이딩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둔화로 자원 시황이 악화되면서 연결매출은 2022년 18조7595억 원이던 2023년 14조5143억 원으로 하락했고, 2024년에도 16조6375억 원에 그쳤다. 연결 영업이익 역시 2022년 9655억 원, 2023년 4331억 원, 2024년 4891억 원으로 둔화하고 있다. 다만, 포승그린파워(바이오매스 발전소)와 자동차용 판유리 업체 한국유리공업 인수로 인해 신사업 진출 기반은 확보한 상황이다. LXMMA는 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다.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소재인 PMMA(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매출은 8643억 원, 영업이익은 1344억 원을 기록하며 그룹 내 긍정적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 구본준, 반도체 향한 집념 어디까지 이어질까 구 회장의 반도체에 대한 애정은 LX세미콘을 통한 집중 육성 전략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2021년 계열분리 직후 그룹 집무실 외에도 LX세미콘에 별도 사무실을 마련해 직접 챙겼다. 이는 단순 투자 이상의 전략적 상징성을 지닌 행보였다. 그의 반도체 집념은 1990년대 후반 LG반도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당시 현대전자와의 합병을 추진하던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들며 미국 ADL의 보고서를 정면 비판했던 일화는 아직도 재계에 회자된다. 그는 "왜곡된 평가"라며 미국 법원 제소까지 언급했으나, 결국 1999년 LG반도체는 현대전자에 인수됐다. 이후 접었던 꿈은 LX세미콘을 통해 다시 피어나고 있다. 특히 2023년 말, 손보익 사장을 대신해 삼성전자 출신 이윤태 사장을 전격 영입하며 반도체 체질 개선에 나선 것도 이 연장선이다. 이윤태 사장은 삼성전기 대표 재직 시절 전장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로,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방열기판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데 핵심 역할이 기대된다. ◆ '포스트-DDI' 가능할까, 구조 전환이 관건 LX세미콘의 현재 최대 과제는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DDI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DDI 시장은 2023년 95억 달러에서 2030년 75억 달러로 축소될 전망이다. 저가 중국 업체들의 공세와 기술평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구조적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LX세미콘은 전장용 반도체, 차량용 방열기판 등 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매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FJ머티리얼즈 지분 인수, 시흥 공장 완공 등을 통해 제조 기반을 확보하며 생산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 위기를 기회로, '변화'가 곧 성장 구본준 회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5년은 국내외 리스크가 산재한 해"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내부 인사 중심의 운영 방식을 탈피해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인 실적으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 재계에서는 캐시카우 육성, 반도체 사업 재정비, 자원·화학 부문의 고부가 확장 등 각 계열사의 전략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때, 구 회장이 말한 '1등 DNA'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조장우 기자
'정통 하나맨'의 하나금융지주 회장 시대가 준비되고 있다, 누가 주목받고 있나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4월 출시된 '하나증권 스노우볼랩' 상품에 1호로 가입하고 있다. <하나증권> [씨저널]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조직이다. 하나금융그룹은 1971년 설립된 한국투자금융을 모태로 출범했지만, 본격적으로 '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춘 것은 1991년 하나은행 설립 이후의 일이다. 이런 이유로 금융업계에서 하나은행은 후발주자로 평가받아 왔고, 그룹을 이끌었던 역대 회장들도 모두 다른 은행에서 금융 커리어를 시작한 인물들로 채워져 왔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한일은행, 김정태 전 회장과 함영주 회장은 서울은행 출신이다. ◆ 함영주 회장, 하나금융의 전환기를 책임지는 마지막 외부 출신 될까 현재 하나금융지주의 회장 자리를 맡고 있는 함영주 회장은 2002년 서울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하면서 하나금융에 합류했다. 함 회장은 그리고 2025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확보했다. 1956년생인 함 회장은 임기 만료일인 2028년에는 3월에는 만 71세가 된다. '70세 룰'에 따라 추가 연임은 어렵다는 뜻이다. 함 회장의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은 지금, 누가 다음 리더가 될지 말하는 건 이르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함 회장의 다음 회장직은 하나은행에서 금융커리어를 시작한 '정통 하나맨' 출신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시선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의 시작을 1991년으로 본다면 1960년대 중후반생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만약 다음 회장이 하나은행 출신이 될 경우, 이는 그룹 역사상 최초로 하나은행에서 금융 커리어를 시작한 '정통 하나맨'이 그룹을 이끄는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 '공채 1기' 회장의 상징성, 하나금융의 정체성을 입다 기업 내에서 '공채 1기 출신 대표이사'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회사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만들어온 인물로, 조직 내부의 가치와 철학을 체화한 리더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출신 인물이 처음으로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를 경우, 이는 내부 구성원들에게도 강한 상징성과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인사 배경이 내부냐 외부냐를 넘어, 조직의 'DNA'를 온전히 이해하는 리더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조직 안정성과 연속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깊다. 하나금융그룹은 현재 비은행 부문 강화와 디지털 전환 등 구조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내부 출신 리더십의 등장은 전략의 일관성과 실행력을 보장할 수 있는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정통 하나맨 리더십의 등장은 그룹의 정체성과 전략적 방향이 더 강하게 결합되는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 또한 의사결정의 신뢰도와 실행력 면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1월2일 열린 하나은행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하나읗냉> ◆ 차기 회장 레이스의 주자들, '하나맨'들의 존재감은 현재 하나금융그룹의 사장단 가운데 정통 하나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등이다. 강성묵 사장은 1964년생으로 1990년 상업은행에서 금융권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3년 후인 1993년 하나은행에 행원으로 입사하면서 정통 하나맨의 길을 걸었다. 강 사장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거쳐 하나증권 대표로 자산운용과 투자금융 등 비은행 부문의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만큼 그룹 전략과의 연결성도 강하다. 강 사장은 2024년 12월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선정한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만큼 차기 회장에 상당히 가까이 다가가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성영수 사장의 커리어 역시 강 사장과 비슷하다. 성 사장은 1965년생으로 강 사장과 비슷해가 1990년 상업은행으로 입사했다가 3년 후인 1993년 하나은행에서 새로 출발했다. 이후 하나은행 경기영업본부장, 하나은행 외환사업단장, 하나은행 부행장 등을 지냈으며 2024년 12월 하나카드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정통 하나맨 출신은 아니지만 하나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매우 가까이 있는 인물들이다. 이호성 행장은 하나은행 부행장을 거쳐 현재 은행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하나은행 영업그룹 지형을 바꿔 놓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상고 출신으로 10대였던 1981년 12월 한일은행에서 금융업계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1992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반적으로 은행장은 금융지주 회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살피면 차기 회장 레이스에서 이호성 행장의 존재감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함영주 회장, 김정태 전 회장은 모두 하나은행장을 거쳐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됐다. 이승열 부회장은 외환은행 출신으로, 커리어 출발은 '하나맨'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룹 내에서의 입지와 영향력이 상당히 강력한 인물이다. 2024년 12월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윤휘종 기자
하나증권 '1호 영업사원' 내건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회장 '영업 DNA'로 진보할까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24년 9월26일 하나증권 대회의실에서 열린 '하나증권-이크레더블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증권> [씨저널] 1호 영업사원.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자신의 명함에 넣어놓은 문구다. 1호 영업사원은 하나증권이 강 사장을 표현할 때 즐겨 쓰는 수식어이기도 하다. 강 사장이 하나금융그룹 최고의 '영업전문가'로서 갖고 있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정체성은 강 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키워드다. 강 사장은 영업현장을 중시하고 고객들과 소통을 강조한다. 2025년 3월26일에는 '손님 소리 체험의 날'을 만들고 강 사장이 직접 콜센터 직원처럼 고객의 상담 전화를 받기도 했다. 1993년 하나은행에 입사해 영업지원그룹장, 중앙영업그룹장 등 현장 중심의 실무에서 전문성을 쌓으며 줄곧 '영업의 사람'으로 성장해왔다. 강 사장은 하나금융지주 회장 레이스의 유력주자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2024년 12월 강 사장은 함영주 회장과,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함께 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내부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공식적으로 차기 회장 레이스에 발을 들였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2028년 3월까지로 많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강 사장이 하나증권을 어떻게 이끌어갈지가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커다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회장 레이스의 관문, 초대형 IB 인가와 실적 반등 하나금융지주 회장 레이스의 향방을 가를 '체크리스트'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와 실적 개선이다. 금융위원회는 4월9일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3분기에 (자기자본금) 4조 원·8조 원 종투사 지정 신청을 접수해 현행 요건에 따라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IB는 금융위원회가 자기자본금이 4조원 이상인 종합투자금융사에게 부여하는 자격이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통해 자기자본의 최대 두 배까지 자금을 조달·운용할 수 있게 되면 기업금융, 글로벌 인프라 투자 등 고수익 분야에서의 사업 확대가 가능해진다. 초대형 IB 인가가 하나증권이 기존의 수익 구조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핵심 변수인 셈이다. 강 사장이 회장직을 염두에 둔다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적 성과로 평가된다. 하나증권은 초대형 IB 인가에 필요한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이라는 조건은 이미 만족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자기자본은 2024년 연말 기준 5조9610억 원이다. 하나증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랩·신탁) 계좌에서 채권 돌려막기를 했다는 이유로 30억 원대의 과태료와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는 것은 약점이다. 기관경고는 중징계로 분류되는데 중징계를 받게 되면 1년 동안 신사업 진출이 제한된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이 징계가 초대형 IB 인가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초대형 IB 인가를 앞두고 당초 예상됐던 영업정지보다 두 단계나 징계가 완화된 것은 긍정적 신호라는 것이다. ◆ 2024년 흑자전환은 이뤘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강성묵 사장의 취임 첫 해인 2023년은 쉽지 않은 한 해였다. 2023년 하나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영업손실 3667억 원, 순손실 2889억 원을 냈다. 강 사장은 이후 자산관리와 전통 기업금융 강화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편했다. 부동산 중심 구조를 벗어나 보다 균형 잡힌 사업 구도로 전환하면서, 2024년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1419억 원, 순이익 2239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하나금융그룹이 하나증권에게 갖고 있는 기대치를 감안할 때 여전히 '절반의 성공'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끊임없이 '비은행부문 강화'를 외치고 있는데,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하나증권의 2024년 순이익 규모는 하나은행의 1/15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의 핵심계열사 하나은행은 2024년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4조5469억 원, 당기순이익 3조3686억 원을 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하늘색 옷 왼쪽 두 번째)이 5월8일열린 '서울맹학교 봄나들이' 행사에서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증권> ◆ 조직문화 혁신으로 확장되는 리더십 실험 금융업계에서는 강성묵 사장의 '영업사원' 정신에서 출발하는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이 하나증권 실적 개선의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사장은 하나증권 전반에 자신의 영업사원 정신을 이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25년 초부터는 강 사장의 지시로 하나증권 임원들의 명함에도 '영업사원'이라는 문구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은 부동산금융 비중을 축소하고 자산관리 사업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려 하고 있는데, 자산관리 사업은 고객과 접점이 매우 중요한 사업 분야다. 강 사장의 영업사원 정신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는 전장인 셈이다. 실제로 하나증권은 2024년 12월 영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WM혁신본부를 신설했으며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PWM영업본부도 재편했다. 연금영업 확대를 위해 '연금영업실'도 신설했다. 하나증권의 모든 조직에 '영업'이 스며들고 있는 셈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성묵 사장은 하나증권이라는 단일 계열사의 수장으로 일하는 한편 하나금융그룹의 리더로서 자격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라며 "영업사원으로서의 자신을 강조하는 강 사장의 리더십이 하나증권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하나증권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의 선봉, 강성묵 충청 인연에 영업으로 함영주 신뢰받아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비은행 강화' 전략의 중심에 섰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밸류업(기업가치 높이기)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겠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025년 하나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비은행 강화'를 강조하며 한 말이다. 함 회장의 이 비은행 강화를 전면에서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 바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이다. 강 사장은 함 회장과 함께 올해 임기가 연장됐다. 함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 강 사장은 2025년 12월까지다. ◆ 충청에서 시작된 인연, '함영주의 사람'으로 성장한 강성묵 두 사람의 인연은 과거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충청영업그룹장이었던 함 회장과 현장 실무를 맡은 강성묵 사장은 직접적인 업무 호흡을 맞추며 신뢰를 쌓았다. 강 사장은 충청영업그룹에서 탁월한 영업 감각과 현장 추진력을 바탕으로 함 회장의 눈에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주 회장은 2015년 KEB하나은행장으로 선임됐을 당시 강 사장을 대전영업본부장으로 발탁했다. 또한 2022년 말, 함 회장은 회장 취임 직후 단행한 첫 사장단 인사를 통해 당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였던 강성묵을 하나증권 대표이사에 전격 발탁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그룹 내 주류 계열사가 아닌 점을 살피면 파격적 인사였다. 동시에 함 회장은 강 사장을 하나금융지주의 부회장으로 임명하며 그룹 내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에서 강 사장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 현재 강 사장은 하나증권 대표이사와 함께 하나금융지주 시너지부문장을 맡고 있다. '은행'이 주력인 하나금융지주 내에서 비은행 부문 육성을 통해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높이고 성장을 도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뜻이다. 함 회장은 강 사장을 하나증권의 CEO로 발탁하면서 "하나증권은 하나금융이 지향하는 '1등 종합금융그룹' 전략의 중심에 서야 한다" 하나증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아쉬웠던 취임 후 2년, 강성묵은 2025년에는 다른 모습 보여줄까 한쪽에서는 강 사장이 취임 2년 동안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을 책임지는 핵심 회사로서 만족할만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나증권은 강성묵 취임 첫해인 2023년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등으로 영업손실 3667억 원, 순손실 2889억 원의 저조한 실적을 냈다. 강 사장은 2023년 PF 손실을 반면교사 삼아 취임 2년차인 2024년에는 자산관리, 전통 기업금융사업 강화에 힘쓰면서 부동산금융에 치우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았다. 하나증권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419억 원, 순이익 2239억 원을 냈다. 강 사장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다만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그룹 비은행 핵심 계열사로서 무게감을 갖기엔 아직 실적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나금융지주의 핵심계열사 하나은행은 2024년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4조5469억 원, 당기순이익 3조3686억 원을 냈다. 하나증권이 2024년 2천억 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같은 해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3조 원을 넘는다. 여전히 그룹의 무게중심이 은행에 쏠려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 네 번째)이 2024년 10월13일 괴산하나어린이집 개원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증권> ◆ 비은행 확대의 선봉장, 하나증권과 강성묵의 과제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강화는 함 회장 2기 체제의 가장 중요한 전략 과제로 꼽힌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공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흐름 속에서, 하나금융 역시 안정적인 수익구조 다변화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비은행 부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증권, 자산관리 등 고부가가치 사업 부문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그룹 전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강성묵 사장이 이끄는 하나증권의 실적은 단순히 계열사 성과에 그치지 않고, 그룹 전략의 성패를 가르는 바로미터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그룹은 강 사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그룹의 한 축인 증권과 자산운용업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사업부문별 편중 해소 등 체질을 개선하고 경영실적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임을 통해 신뢰를 재확인한 함 회장과 강 사장의 파트너십은 하나금융이 앞으로 비은행 중심의 신성장 전략을 얼마나 정교하게 실현해낼 수 있을지를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변수"라며 "두 사람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곧 하나금융의 미래를 결정할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행동주의 펀드의 KT&G 공격, 한국형 '주주자본주의' 기업으로 나아가는 동력
KT&G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보기 드물게 '주주 가치 중심' 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 역시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 KT&G > [씨저널] KT&G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보기 드물게 '주주 가치 중심' 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단순히 배당금 성향을 높게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 중장기 배당 정책의 일관된 제시, 투자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 모든 측면에서 주주환원을 중요한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다.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 역시 취임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회사의 이익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방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3억 원 규모의 KT&G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취임 첫해인 2024년 거의 1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재미있는 점은 KT&G가 과거에는 국가기관인 '전매청'이었다는 사실이다. KT&G는 국가가 담배를 직접 제조·판매하던 시대의 산물에서 출발해 한국을 대표하는 주주친화기업으로 변화한 셈이다. ◆ 배당 확대와 자사주 정책, 숫자로 증명된 주주친화 전략 KT&G가 주주환원 정책에 '진심'이라는 점은 구체적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회사 Webull에 따르면, KT&G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5.4%의 배당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의 배당 성향도 50%를 넘겼다. 2024년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인 34.74%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KT&G는 2023년 11월, 향후 4년간 총 3조7천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포함한 'KT&G 플러스 알파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배당 2조4천억 원, 자사주 매입 1조3천억 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7년까지 발행주식 총수의 20%를 소각하고 ROE(자기자본이익률)를 현재의 약 10%에서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KT&G가 2024년 소각한 자사주는 모두 846만 주로, 19일 종가 기준 약 1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 전매청에서 주주친화기업으로, KT&G를 바꾼 결정적 전환점은? KT&G는 1989년까지는 정부 조직인 '전매청'의 역할을 했고, 이후 한국담배인삼공사라는 이름의 공기업으로 전환됐다가 2002년 완전 민영화에 이르렀다. 정부는 2002년,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KT&G의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고, 이때부터 KT&G는 철저한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KT&G가 주주친화적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건이 있다. 바로 2006년 칼 아이칸의 경영권 공격이다. 미국의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은 스틸파트너스와 손잡고 2006년 초 KT&G 지분 약 6.6%를 확보했다. 그가 요구한 것은 자사주 매입 확대, 배당금 증가,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전형적인 행동주의 전략이었다. 아이칸의 압박에 직면한 KT&G는 그해 8월,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전격 발표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아이칸이 요구한 사항들을 일정 부분 수용해 아이칸의 명분을 없애는 한편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방어 전략을 짠 셈이다. 아이칸은 결국 2006년 말 1500억 원 상당의 수익을 남기고 KT&G에서 철수했다. KT&G에게 외부 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력한 주주친화정책으로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남기고 떠난 셈이다. 아이칸의 경영권 공격 당시 한국투자증권 이경주 연구원은 "KT&G의 방어 전략은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경영 성과 개선, 공개매수 등 주가 저평가 해소에서 시작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분산 지분 구조'와 행동주의 펀드의 등장, 주주친화 정책의 숙명적 동력 KT&G가 주주친화적인 경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배경은 지배주주가 존재하지 않는 '분산 지분 구조'에 있다. 2024년 기준 KT&G의 주요 주주는 중소기업은행(7.59%), 국민연금공단(7.1%), 행동주의 사모펀드(약 7.8%), 우리사주조합(4.03%) 등이다. 특정 대주주 없이 기관과 소액주주들이 지분을 고르게 나눠 갖고 있는 구조다. 이러한 지분 구조는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압박과 행동주의 펀드의 지속적인 감시 속에서, KT&G로 하여금 주주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결국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위협인 동시에, KT&G를 더욱 '정통 주식회사'로 거듭나게 만드는 존재들이기도 한 셈이다.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6월5일 열린 글로벌 주니어 커미티·글로벌 CA 임명식에서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KT&G > ◆ KT&G는 '주주자본주의'의 한국형 모델이 될 수 있을까? KT&G의 사례는 '주주자본주의'라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한국 자본시장에서도 주주자본주의가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유도,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등과 맞물리며, KT&G는 개인·기관 투자자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회사'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KT&G는 담배와 인삼이라는 안정적이지만 확장성도 낮은 산업 기반 덕분에 매출 변동성이 낮고, 때문에 경기방어주로서의 성격도 강하다는 것 역시 안정적 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에게 하나의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KT&G는 최근 몇 년동안 매출이 정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1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유지하며 배당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 ROE 목표 상향 등은 중장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 지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담배 산업 자체의 특수성과 국가 주도의 민영화 등 일반화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KT&G의 사례를 일반화하기는 힘들다"면서도 "KT&G가 보여주는 '주주친화 경영'의 전개 과정은, 앞으로 한국 자본시장에서 분산 지분 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로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KT&G 지배구조 최우등생의 '옥에 티' 공익법인의 자사주 보유, 방경만 해결할까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3월28일 대전 대덕구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KT&G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KT&G >[씨저널]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100%.2024년 발표된 KT&G 지배구조보고서에서 나타난 KT&G의 지배구조 성적표다.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집중투표제 도입 등 실제로 이행하기 쉽지 않은 항목들까지 모두 포함했다는 점에서 KT&G의 지배구조는 국내 기업 가운데 손꼽히는 '모범생'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2024년 기준 KT&G 이사회는 전체 8명 중 7명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이사회 의장 역시 사외이사가 맡고 있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단 하나 남은 병폐, '공익법인의 자사주 보유' 구조그러나 이처럼 체계적인 거버넌스를 갖춘 KT&G에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구조적 병폐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정한 선진적 거버넌스를 위해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이다.핵심은 KT&G 복지재단과 장학재단 등 공익법인의 자사주 보유 문제다.KT&G복지재단과 KT&G장학재단은 KT&G의 지분을 각각 2.23%, 0.63% 보유하고 있다. 이들 지분은 모두 KT&G가 자사주를 무상 출연하는 방식으로 해당 법인에 넘긴 것이다.문제는 이들 공익법인의 운영 주체가 전직 KT&G CEO, 혹은 임원이라는 점이다.현재 KT&G 복지재단 이사장은 민영진 전 KT&G 대표이사 사장이다.민 사장은 2015년 비자금 조성 등 배임·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2015년 7월29일 KT&G 대표이사에서 자진 사퇴했다. 2017년 6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으며 이후 KT&G 복지재단 이사장에 취임해 현재까지 이사장을 맡고 있다.KT&G 장학재단은 현재 김승택 이사장이 맡고 있다.김승택 이사장은 KT&G 지속경영본부장을 맡고있기도 하다. 김승택 이사장이 장학재단을 맡기 전에는 이상학 KT&G 수석부사장이 장학재단을 맡고 있었으며, 그 전에는 곽영균 전 사장, 민영진 전 사장, 백복인 전 사장 등 KT&G의 전 대표이사 사장들이 맡아왔다.사실상 KT&G CEO의 '은퇴 후 자리'가 이들 공익법인으로 사실상 관례화된 구조로 고착되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KT&G는 오너가 없는 '주인없는 회사'다. 한쪽에서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이 많다는 점에서 KT 등과 함께 '국민회사'로도 불린다.하지만 주주권 중 일부를 '공익법인'이 행사하고 있으며, 그 공익법인 위에는 퇴임한 경영진들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이런 구조가 향후 경영권 분쟁이나 주주총회 표 대결 등에서 의사결정 왜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투명성의 근본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압박과 내부 상왕체제 사이, "경영 노하우"인가 "권력 유지"인가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같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KT&G를 향해 지속적으로 이 구조의 해소를 요구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FCP는 공익법인의 자사주 보유가 현직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으며,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KT&G의 공익법인 구조는 지분을 통한 권력의 비공식적 연장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물론 기업 입장에서 전직 CEO의 노하우와 경험을 공익법인이나 외부 조직을 통해 조직에 잔류시키는 관행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오히려 장기 전략을 설계하거나 안정적 경영 승계를 위해 긍정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많다.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지분'을 통해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는 찾아보기 힘들다. '모범생' KT&G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끊임없이 잡음이 나오는 이유다.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5월14일 서울역 인근 시립 무료급식소인 '따스한채움터'에서 열린 '사랑의 급식 나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 KT&G >◆ 방경만 체제에서 해결해야 할 마지막 퍼즐KT&G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은 취임 이후 실적 개선과 글로벌 전략 강화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궐련 수출을 기반으로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방 사장의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하지만 '지배구조 완성'이라는 관점에서 이 공익법인 지분 구조 문제는 방 사장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글로벌 투자자들과 자본시장으로부터의 신뢰 확보라는 측면에서 공익법인이 자사주를 보유한 채 전직 경영진의 입김이 유지되는 체제가 계속된다면 KT&G의 지배구조에 '완성'이라는 단어를 쉽게 붙일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KT&G가 계속해서 안정적 실적을 내고 있고 주주친화정책도 꾸준히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주의 펀드의 행동이 일부 개미투자자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를 지배구조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KT&G 매출 6조 이정표, 방경만 전임자가 닦은 글로벌에서 열어야 할 새 길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은 2024년 좋은 실적을 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지난 1년보다 앞으로 남아있는 2년이 훨씬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진취적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성장기회를 선점해 KT&G가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2월, KT&G의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확정된 이후 했던 이야기다. 그리고 2024년 한 해 동안 방경만 사장은 자신이 말했던 '노력'을 결과로 입증해 냈다.하지만 한쪽에서는 지난 1년보다 앞으로 남아있는 임기 2년이 훨씬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024년의 성과는 전임자인 백복인 전 KT&G 대표이사 사장이 구축해놓은 로드맵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KT&G 최고의 글로벌 전문가KT&G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은 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글로벌 전략가다.그는 2015년부터 약 6년간 KT&G 글로벌본부장을 맡으며 글로벌 전략을 주도해 왔고, 이 기간 동안 KT&G의 해외 진출 국가는 40여 개국에서 100여 개국으로 확대됐다.또한 해외 시장별 맞춤형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현지화 전략에 성공했고, 이는 KT&G가 사상 최초로 해외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단순히 진출 국가의 수를 늘린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시장별로 맞춤형 전략을 통해 현지화에 성공한 셈이다. KT&G의 글로벌화라는 과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실행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024년 '방경만 체제'의 성공적 출발, 4년 만의 반등을 이끌다2024년은 방경만 사장이 대표이사로서 공식 취임한 첫해였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조직 전체에 글로벌 지향적 전략기조를 강하게 주입했고, 그 첫 해부터 숫자로 된 성과를 만들어냈다.KT&G는 2024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하는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무려 4년 만의 일이었다.KT&G는 2024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9088억 원, 영업이익 1조1888억 원을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0.79%, 영업이익은 1.84% 늘어난 것이다.특히 해외사업 부문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으며, 궐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해외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KT&G는 2024년에 해외에서 2조731억 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는 2023년보다 15.4% 늘어난 것이다.방경만 사장이 수년간 글로벌본부장을 맡아 쌓은 경험과 시장 통찰력이 KT&G 전체 경영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방경만의 시대', 진짜 평가는 이제부터물론 2024년의 성과가 전적으로 방경만 사장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전임자인 백복인 전 대표가 장기간 구축해 놓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실제로 백복인 전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외사업의 중요성을 설파해왔다.백 전 사장은 2015년 대표에 취임할 때부터 "해외 담배사업으로 신흥 거대시장을 집중적으로 개척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17년 3월 말 열린 KT&G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수출과 경영혁신을 강화해 제2의 도약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2022년 3월 열린 제35회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백복인은 "전자담배 해외시장 확대, 원가절감 등을 통해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해외 궐련사업은 중동과 아시아태평양 시장 현지 사업 활성화 등 해외법인의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2024년 KT&G의 해외 매출 증가가 백복인 전 사장때부터 이어진 사업기조 덕택으로 보는 시선이 나온다.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왼쪽 네번째)이 1월16일 터키에서 열린 터키 공장 증설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KT&G>◆ 공격적 투자의 중심 중동과 아프리카, 방경만 KT&G 매출 6조 원 시대 열까방경만 사장은 자신의 글로벌 전략가로서 수완을 살려 '공세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거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방 사장은 2025년 1월, KT&G는 우즈베키스탄에 신규 법인을 설립했으며 튀르키예 공장 증설도 발표했다.이 가운데 특히 튀르키예 공장 증설이 눈에 띈다. KT&G에 따르면 이번 튀르키예 공장 증설로 튀르키예의 담배생산능력은 연간 최대 120억 개비까지 확대됐다.KT&G는 튀르키예 공장 증설을 통해 이곳을 중동에서 아프리카, 중남미까지 이어지는 수출망의 허브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따.증권가에서는 방경만 사장의 글로벌 경영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화투자증권은 2025년 KT&G가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5210억 원, 영업이익 1조358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14.3% 늘어나는 것이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KT&G는 아직까지 매출 6조 원을 넘긴 적이 없다"라며 "방경만 사장이 2025년에 컨센서스와 가이던스대로 매출 6조 원을 넘길 수 있다면 KT&G 역사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전통과 역사의 성균관대학교, 재계에서 전문성과 리더십 보여주는 졸업생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한 인물들 가운데는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최고경영자로서 산업 개척자 역할을 하면서 재계를 선도하는 사람들이 많다.[씨저널]성균관대학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인재를 양성해 온 명문대학이다.성균관대학교 출신들은 각계각층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대한민국 산업과 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특히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 및 주요 경영진으로 활약하는 인물이 많아 그 영향력과 성과가 주목받는다.◆ 재계를 선도하는 성균관대학교 출신 최고경영자의 전문성과 리더십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1964년 태어나 장충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7년 성균관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그 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에이케이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의 기타비상무이사도 겸하고 있으면서 애경그룹의 핵심 사업을 이끌고 있다. 애경그룹 유통 부문 부회장을 거쳐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이경하 JW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1963년 8월9일생으로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미국 드레이크대학교 경영대학원 MBA과정을 마쳤다.약학 전공에 더해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추어 의료제약업계에서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JW홀딩스와 JW중외제약을 이끌며 제약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이경하 회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한 임원은 '매우 겸손한 CEO'로 묘사한다. 일례로 이경하 회장은 결재를 받기 위해 사장실로 들어온 사람을 세워놓지 않기 위해 책상 앞에 직원이 앉을 수 있도록 별도의 의자를 둔다고 한다.이환주 KB국민은행 행장은 1964년 10월 태어나 선린상업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은행과 금융지주사에서 재무와 영업 전반을 두루 경험한 금융 전문가로,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시절 보험사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금융산업 내 혁신과 안정화를 동시에 견인한 것으로 평가받는다.2025년부터 KB국민은행장으로서 금융권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으며 전략적 경영능력은 국내 금융산업의 지속가능 성장에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찰력과 함께 작은 숫자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한 시각을 지녀 주변의 신망이 두텁다고 한다.이석준 삼영 대표이사 회장은 1954년 7월 경남 의령에서 이종환 전 삼영 명예회장의 2남4년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 뒤 미국 루스벨트대학교 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전통적인 화학·소재 산업에서 경영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발전시키고 있다.오화경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1960년 1월15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태어나 의정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재무관리 석사학위를 취득했다.2025년 3월 저축은행중앙회장 연임에 성공해 역대 저축은행중앙회장 가운데 36년 만에 연임 기록을 쓰는 등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10대 무렵 연탄장사를 하고 만화가게를 운영하면서 돈의 흐름에 눈을 떴다고 전해진다. 후배 금융인들에게는 인생 선배로서 월급의 30%는 자기계발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쓰라고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겸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는 1964년 9월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다. 경남 진주고등학교를 졸업 후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그 뒤 같은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부동산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강원대학교 대학원에서 같은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신세계건설 입사한 뒤 신세계 경영지원실과 신세계그룹 전략실에서 개발업무를 담당했다.부동산학을 전공한 이력을 살려 신세계그룹에서 대표적 부동산 개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너일가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술 중심 신산업 분야를 선도하는 성균관대 출신 CEO들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이사는 1977년 7월 이강춘 전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석좌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에서 고분자공학을 전공하고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재료공학 석·박사 학위를 마친 바이오텍·신약개발 분야의 선구자다.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서 방사선 의학과 교수로 있다가 아버지와 함께 디앤디파마텍을 설립했다. 신규 펩타이드 분야의 전문가로서 신약개발 및 바이오 분야에서 기술혁신을 이루고 있다.정용지 케어젠 대표이사는 1970년 2월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유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화학 석사를 받았다.그 뒤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울러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Postdoc) 과정을 마쳤다.케어젠을 창업해 항노화 및 펩타이드 소재 분야 글로벌 의약·화장품 원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과 기술 연구를 병행하며 국내 바이오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이동범 지니언스 대표이사는 1969년 6월 태어나 성균관대학교에서 정보공학을 전공했다. 두산정보통신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어울림정보기술로 옮겨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가상사설망(VPN) 솔루션 개발을 주도했다.2005년 지니네트웍스를 설립해 NAC(네트워크 접근 제어 솔루션)와 EDR(단말 기반 위협 탐지·대응 솔루션) 사업을 시작했다.회사이름을 지니언스로 변경한 뒤 엔드포인트 보안회사 레드스톤소프트와 SSL VPN 기업 퓨처텍정보통신을 인수합병해 회사규모를 키웠다.정보보호 솔루션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의료 및 산업 보안기술 개발에 앞장서며 국내 정보보호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과 혁신을 조화롭게 이끄는 금융 및 산업 리더이재준 큐렉소 대표이사는 196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대전 동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학교 유전공학을 전공했다.학부를 마치고 한국야쿠르트에서 근무하다 한국야쿠르트가 2011년 큐렉소를 인수하면서 큐렉소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유전공학 전공자로 의료로봇 업계에 진입해 현대중공업 의료용 로봇사업부문 인수 등 큐렉소를 글로벌 의료로봇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큐렉소를 이끌면서 주요 제품인 인공관절 수술로봇과 척추수술로봇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1964년 9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1989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경영기획실장 겸 인력지원실장을 거쳐 부사장으로 근무하다가 2024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회사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36년 가까이 교보생명에 몸담아 온 정통 '교보맨'으로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보험사업 수익개선에 힘쓰고 있다. 직원들의 대소사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 임직원 사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오세영 엘브이엠씨홀딩스 대표는 라오스 최대 민간기업 코라오그룹 회장을 겸하고 있다. 1963년 강원도 동해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했다.코오롱상사에서 근무하며 경영 경험을 쌓은 뒤 1990년 베트남에서 터보트레이딩을 설립해 봉제와 자동차 무역사업을 벌였다.1997년 라오스에서 자동차를 조립해 판매하는 코라오디벨로핑을 세운 뒤 자동차와 금융, 물류로 사업영역을 키웠다.'맨손으로 라오스 1등기업 일군 창업가', '라오스에서 한국기업 신화를 일궈낸 기업가'라는 소리를 듣는다. 별명으로는 '라오스의 정주영'이라는 별명도 지니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출신 인재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성균관대학교 졸업생들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국내외를 아우르는 글로벌 감각과 현장 중심의 경험 축적을 통해 국가 경제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리더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이는 성균관대학교가 앞으로도 인재 양성에 주력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동량을 꾸준히 배출할 수 있는 토대임을 보여준다. 조장우 기자
최윤범은 고려아연 경영권 과연 방어했나, 결판은 법원에 달려있고 그날이 다가온다
고려아연 노조원들이 2025년 1월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고려아연 경영 지배력을 놓고 벌인 영풍과 고려아연의 싸움이 2025년 3월2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쪽이 승리하면서 일단락됐다.하지만 여전히 걸려있는 소송이 많고 주요 쟁점마다 양쪽의 대립이 극심한 만큼 분쟁은 중장기전으로 돌입했다고 할 수 있다.◆ 영풍과 고려아연 싸움의 주요 쟁점과 전망2025년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쪽이 당장의 승리를 안았지만 여전히 지분율에서 영풍·MBK 연합 쪽에 뒤져 있는데다가 닥쳐 있는 사법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무엇보다 주주총회의 결과를 두고 고려아연이 영풍·MBK 연합에 견줘 정당성을 인정받았다고 주장할 만한 근거가 취약하다.고려아연 쪽의 승리는 주주총회 직전에 만든 순환출자구조에 대한 영풍·MBK 연합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단은 향후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실제로 순환출자구조에 따른 영풍·MBK의 상호주 의결권 행사 제한에 대한 본안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만약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서울지방법원의 결정을 고등법원이 뒤집으면 영풍·MBK 쪽은 주주총회 결의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공정거래위원회도 고려아연 쪽이 순환출자구조를 인위적으로 형성한 것이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제한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아울러 영풍·MBK 쪽(지분 40.97%)은 이번 패배에도 여전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쪽(우호지분 포함 34.35%)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앞으로 상호주 의결권 행사 제한에 대한 법원 판단에 따라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영풍·MBK 쪽은 지금도 이사 15명 중 4명이 자기네 쪽인 만큼 주주총회를 거듭할수록 이사회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최윤범 회장에 대한 소송과 수사도 다수 걸려 있다.먼저 최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에 1조8천억 원의 차입금을 사용한 부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이 차입으로 차입금이 2조6천억 원가량 늘어났고 부채비율도 2023년 말 24.93%에서 2024년 말 94.75%로 치솟았다.영풍·MBK 쪽은 이 부분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의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 청구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또한 최 회장은 자사주 공개매수 직후인 2024년 10월 2조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가 철회한 건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허위공시),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당시 유상증자는 공개매수 싸움에서 패배한 최 회장이 이를 뒤집기 위해 추진하려던 것이었다. 하지만 자사주를 고가(89만 원)에 공개매수한 직후 낮은 가격(67만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한 점이 문제가 됐다.특히 고려아연의 이사회가 공개매수를 통한 자사주 취득 및 소각, 이후 유상증자를 통한 채무 상환 계획을 모두 사전에 알고 실행하려고 했다면, 이는 공개매수에 대한 허위공시와 부정거래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영풍이 2024년 3월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무효소송도 걸려 있다.고려아연은 2023년 현대차그룹의 해외법인 HMG글로벌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신주를 발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영풍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가 정관에 위배돼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정관은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 경영상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6월에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는데 만약 고려아연 쪽이 패소하면 최윤범 회장은 우호지분을 잃게 된다.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가 2025년 3월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리는 모습. <고려아연>◆ 복잡하고 치열했던 고려아연과 영풍의 싸움, 그 과정고려아연과 영풍의 싸움은 2024년 9월12일 영풍이 MBK파트너스에 고려아연 최대주주를 넘기는 내용의 '의결권 공동 행사에 관한 주주 간 계약'을 맺으면서 본격화됐다.영풍은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지분의 절반 더하기 한 주를 MBK에 매각해 1대 주주 지위를 넘겼다. 확실한 우군을 확보해 고려아연을 손에 넣고 경영권을 장악한 후 지배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도였다.이어 양쪽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경쟁을 벌였는데, 영풍·MBK 연합이 최윤범 회장 쪽 지분율을 훌쩍 넘는 40.97%를 확보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영풍 쪽은 이사회 장악을 위해 즉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법원에 신청했다.수세에 몰린 고려아연 쪽은 기발한 묘수를 짜냈다.호주에 있는 손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영풍 주식 10.33%를 취득하면서 순환출자구조(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를 만든 것이다.순환출자 시 모회사의 상호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상법 제369조 제3항의 규정을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법이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어느 두 회사가 서로 10% 초과 지분을 갖고 있으면 각 회사는 상대방 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앞서 영풍은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2017년 순환출자구조의 중심에 있던 계열사 서린상사(현 KZ트레이딩)의 영풍 지분 10%를 취득하면서 순환출자구조를 깬 바 있다.고려아연은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 상태에서 2025년 1월2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자사 쪽 이사들을 선임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영풍·MBK 연합은 의결권 효력이 있는 고려아연 지분이 40.97%에서 영풍 보유 지분 25.42%를 제외한 15.55%로 줄어들면서 표 대결에서 패배했다.그러자 영풍은 임시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고, 법원은 의결권 제한이 부당하다는 영풍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법원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은 주식회사에 한해 적용되는데 SMC는 유한회사이므로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임시주주총회에서 가결된 의안 중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은 효력을 잃었다.이후 영풍은 고려아연 쪽이 만든 순환출자구조를 깨기 위해 3월7일자로 YPC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25.42%)을 현물출자했다.그러자 고려아연 쪽은 순환출자구조를 다시 형성하는 것으로 응수했다.SMC가 보유한 영풍 주식을 SMC의 모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로 현물배당하고 고려아연-SMH-영풍-고려아연의 순환출자 구조를 다시 만들었다. SMH는 고려아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완전 자회사이며, SM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면서"SMH는 호주 회사법상 주식회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이에 영풍·MBK 쪽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법원에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들은 "SMH가 정기주주총회 기준일(2024년 12월31일)에 영풍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SMH가 영풍 주식을 취득한 시점에 영풍은 고려아연 주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상호주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하지만 법원은 정기주주총회 전날인 3월27일 영풍·MBK 쪽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 쪽은 3월2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기존 고려아연 쪽 5명, MBK·영풍 쪽 1명이던 고려아연 이사회 구조는 11대 4로 재편됐다.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서 고려아연이 만든 순환출자구조 적용이 문제없다고 보고 영풍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은 의결권 행사 제한의 기준시점과 상법의 의결권 제한 규정이 외국법인에도 적용 가능한지가 쟁점이 됐는데, 법원은 모두 고려아연 쪽에 유리하게 해석했다.법원은 영풍 쪽이 3월7일자로 YPC를 설립하고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현물출자했지만 의결권 행사 제한의 기준시점이 주주총회 기준일이고 당시 고려아연 주식의 보유자가 영풍이었으므로 순환출자구조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또한 고려아연의 자회사 SMH가 외국법인이라 하더라도 상법의 주식회사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의결권 제한 규정 적용이 가능하다고 봤다.이승열 기자
영풍 오너 장형진의 아킬레스건 석포제련소 위험물질, 고려아연의 뒤처리 왜 최윤범은 거부했나
경북 봉화군 소재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환경운동연합>[씨저널] 고려아연과 영풍 갈등의 또 다른 직접적인 원인은 석포제련소에서 나온 카드뮴에 대한 처리를 고려아연이 거부한 데서 비롯됐다.영풍은 2019년 5월 석포제련소 인근 하천에서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돼 비난 여론이 일자 제련소 가까이 있는 카드뮴 공장을 폐쇄했다. 카드뮴 회수를 위해 설치된 시설을 폐쇄하고 이를 외부에서 분리 처리한다는 계획이었다.그런데 영풍으로부터 카드뮴 처리를 요구받은 고려아연은 일방적인 요구라며 반발하다가 2022년 최윤범 회장 취임 후 결국 이를 거부했고, 영풍은 이를 매우 불쾌하게 받아들였다. 이게 결국 양쪽의 관계가 틀어진 하나의 계기가 됐다.또 영풍이 20년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위탁해 오던 석포제련소 황산 수출도 2025년 1월 고려아연이 수용 거부하면서 영풍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황산 물류 위탁 업무를 경영권 분쟁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고려아연은 정부의 환경 개선명령을 이유로 들며 맞섰다.◆ 석포제련소는 어떤 곳?1970년 설립된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는 여러 산업에서 중요한 기초소재로 쓰이는 아연괴를 생산하는 곳이다. 국내 2위, 세계 6위의 생산 규모를 지닌 아연 제련소로, 국내 아연 수요의 약 37%를 공급한다.광석을 가열하고 전기 분해해 아연을 추출하는 과정에서는 아황산가스, 황산, 카드뮴 등 중금속과 독성물질이 배출된다. 따라서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수적인데, 석포제련소의 모기업인 영풍은 계속되는 환경오염과 노동자 안전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석포제련소는 2013년 이후 환경법령을 위반해 적발된 건수가 80건에 이른다. 대기오염물질과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하고 폐기물을 무단 매립해 낙동강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켰다는 비난을 받는다.◆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석포제련소에서는 1970년부터 2024년까지 54년간 21명, 1997년 이후에만 15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했다. 지난 10년간 환경법령을 위반해 받은 행정처분이 90차례에 이른다.2019년 4월 환경부의 특별 점검에서는 오염방지시설을 거치지 않은 폐수배출시설을 통해 카드뮴이 포함된 폐수를 유출한 사실이 적발돼 2개월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행정처분은 2024년 1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2019년 7월에는 석포제련소 관계자가 오염물질 농도 자가측정 수치를 조작하다 적발됐다. 또 2021년에는 낙동강 최상류에서 한 해 8천㎏이 넘는 카드뮴을 유출한 사실이 확인돼 281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2023년 이후에는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2023년 12월 아르신 가스 중독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했다. 또 2024년 3월에는 제1공장 냉각탑 청소에 투입된 하청노동자가 석고에 맞아 사망했고, 2024년 8월에는 작업 중이던 하청노동자가 열사병으로 숨졌다.이 같은 사고 때문에 2024년 9월 박영민 영풍 대표이사와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영풍 쪽은 입장문을 통해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이루 말할 수 없이 비통하고 죄송한 심정"이라고 사과했다.오너 2세인 장형진 영풍 고문도 2024년 10월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과 사망사고에 대해 "국민과 주민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하지만 영풍은 그 이후 2024년 11월 있은 환경부 수시점검에서도 황산가스 감지기 7기를 끈 채 조업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대한 조업정지 처분도 내려질 예정이다.한편 영풍은 두 달간의 조업정지를 이행한 직후인 2025년 4월18일 석포제련소에서 '석포제련소 리스타트(Re-Start) 선포식'을 열고 환경·안전·사람·지역을 핵심 가치로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선언했다.장형진 영풍 고문이 2024년 10월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은 왜 뒤처리 거부했나2019년 5월 석포제련소 인근 하천에서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영풍은 그 후속조치로 석포제련소 가까이 있는 카드뮴 공장을 폐쇄하고 이 물질을 외부에서 분리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 처리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맡겼다.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난색을 보이다가 2022년 최윤범 회장이 취임하자 환경오염 리스크와 내부 반발을 이유로 결국 완전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온산제련소가 석포제련소 폐기물을 받아 처리하는 건 배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최윤범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고려아연은 처음부터 카드뮴을 받는다고 동의한 적이 없다. 상의 없이 카드뮴 공장을 폐쇄하고 카드뮴을 처리하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하더라. 동업자로서 황당했다. 이미 다 결정을 해놓고 '따르라'는 식의 요구였다. 나는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회장직을 맡자마자 영풍 쪽 카드뮴을 더는 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고려아연은 석포제련소의 폐기물인 황산 수출도 수탁 처리해 오다 2025년 4월 환경당국(낙동강유역환경청)의 행정처분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황산취급대행 계약 갱신일(6월30일)을 약 석 달 앞둔 시점이었다.앞서 환경당국은 고려아연이 제3자로부터 반입한 황산을 저장 및 처리하는 행위가 영업허가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하고, 기존 입고된 황산을 2025년 1월24일까지 처리 완료하라고 지시했다.이에 대해 영풍은 고려아연의 황산 처리 거부가 계약 위반일 뿐만 아니라 그룹 내 협력정신에 어긋나며, 고려아연이 황산 물류 위탁 업무를 경영권 분쟁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이와 관련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2024년 9월 기자회견을 갖고 "영풍이 석포제련소의 폐기물을 떠넘겨 고려아연을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하고, 폐기물 처리문제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이승열 기자
영풍과 싸움 트리거 고려아연 트로이카 드라이브와 배당금 축소, 최윤범은 계산에 넣었을까
고려아연에 대한 지배력을 놓고 벌인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싸움이 2025년 3월28일 있은 정기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쪽이 승리하면서 일단락됐다.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장형진 영풍 고문.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고려아연 경영 지배력을 놓고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이 벌인 싸움이 2025년 3월28일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의 고려아연 승리로 일단락됐다.고려아연과 영풍·MBK의 분쟁은 단순히 지분을 놓고 벌인 밥그릇 싸움이 아니며, 오랜 기간 쌓여온 여러 원인이 작용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추진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대한 의견 차이, 지배구조, 배당 등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그리고 감정싸움의 측면도 있다.하지만 싸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변곡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고려아연이 추진한 '트로이카 드라이브', 고려아연의 '배당금 축소 결정'이 그것이다.고려아연 관계자는 통화에서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은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와 ESG경영 추진으로 배당금이 축소될 것을 두려워 한 영풍이 공격을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면서 "여기에 MBK파트너스가 개입하면서 사태는 완전히 다른 국면이 됐다"고 말했다.◆ 최윤범이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뭘까트로이카 드라이브는 2차전지 소재, 자원 순환, 신재생에너지 등 세 가지 신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미래 성장전략이다. 본업인 비철금속 제련업을 넘어서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ESG경영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최윤범 회장은 트로이카 드라이브 추진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2023년 한화, LG, 현대차 등에 대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그러자 영풍 쪽은 이를 최윤범 회장이 투자를 핑계로 우호세력을 확보하고 독립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자신들에 대한 도전,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라 영풍의 지분율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또 최 회장이 신사업 추진을 이유로 회사를 방만하게 경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영풍은 고려아연의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뤄진 투자도 문제삼았다.대표적인 것이 고려아연이 2022년 58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의 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이그니오를 너무 비싸게 사왔다고 지적했고, 고려아연은 이그니오가 자원순환 밸류체인의 핵심에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의 배당금 축소 발표와 영풍의 반발고려아연이 배당금을 축소한 것도 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영풍은 2024년 2월 신사업 투자와 재무건전성을 이유로 배당금 축소(2만 원→1만5천 원)와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영풍이 이에 대해 반발하며 배당 확대를 재차 요구했지만 고려아연은 거부했다.고려아연은 영풍이 자신들의 부진한 실적을 감추고자 고려아연의 배당금에 의존하고 있다며 영풍을 비판했고, 영풍 쪽은 고려아연이 겉으로는 주주가치 제고를 외치면서도 배당금을 축소하는 모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반발했다.배당금에 대한 다툼을 계기로 양쪽은 완전히 갈라섰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동반자가 아니라 시장의 경쟁자"라 선언하고 양쪽 협력의 상징이던 서린상사(현 KZ트레이딩)의 이사회와 경영권을 장악했다. 서린상사는 영풍그룹의 비철금속을 유통해 오던 회사로, 고려아연 쪽이 최대주주(66.7%)였지만 회사 경영은 지분율 33.3%인 영풍 쪽이 맡아 왔다.이에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주도권을 지키고자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방향으로 나섰다. MBK 쪽은 고려아연 인수전에 뛰어든 것에 대해 "지배구조와 지주가치 개선"을 이유로 들었지만 고려아연 쪽은 MBK의 개입을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바라보고 있다.이와 관련 최윤범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4배(2024년 12월 기준)에 그치는 영풍이야말로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곳"이라고 일축했다.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024년 11월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론이 고려아연 쪽에 호의적인 이유양쪽의 싸움에서 여론은 고려아연 쪽에 호의적이었다.우선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의 사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규정하고 MBK파트너스 등 금융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는데, 이 논리가 정치권과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MBK가 고려아연 인수에 성공한 뒤 추후 회사를 매각함으로써 중국 등 해외에 기술과 핵심 인력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해서 제기됐다.또한 2025년 초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MBK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를 계기로 MBK가 과거 '기업 사냥꾼'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전력이 알려지면서 국민 비난이 커지고 여론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아울러 낙동강 카드뮴 유출 사건 등으로 공해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영풍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여론 형성에 한몫을 했다.이승열 기자
정주영 세운 현대토건사에서 시작한 현대건설 78년 자부심, 이한우 "100년 기업으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가운데)이 2025년 5월23일 창립 78주년 기념으로 열린 임직원 배구대회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건설>[씨저널] 100년 기업. 기업을 하는 이는 누구나 원하는 바람이다.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이 2025년 5월23일 현대건설 창립 78주년을 맞아 열린 '더 원 페스티벌'에서 100년 기업을 꺼냈다.이번 행사는 현대건설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임직원이 현대건설 대표 역작을 투표로 선정하는 '레전드 of 현대건설', 현대건설 배구단과 임직원이 참여하는 본부대항 배구대전, 임직원 모두가 어우러진 치얼스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로 결속력을 다졌다.'레전드 of 현대건설'에서는 임직원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현대건설이 건설한 자랑스러운 역작 10선을 선정했는데, 1위는 카타르 국립박물관, 2위는 남극 장보고기지, 3위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이 차지했다.현대건설은 1947년 5월25일 고 정주영 회장이 설립한 '현대토건사'에서 시작됐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한국을 대표하는 건설사다.이한우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서울 보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1994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축사업본부 건축기획실장(상무), 주택사업본부 건축주택지원실장(상무), 전략기획사업부장(상무), 주택사업본부장(전무)을 지냈다. 2024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5년 1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건축과 주택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건설 전문가로 평가된다.이한우 부사장은 현대건설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현대건설의 외형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2021년 18조655억 원이던 매출액(이하 연결기준)은 2022년 21조2391억 원, 2023년 29조6514억 원을 거쳐 2024년에는 32조6703억 원으로 늘어났다.하지만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7046억 원의 흑자가 났던 영업이익은 2024년 1조2634억 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건설업계를 괴롭히고 있는 원가 상승과 내수·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장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인도네시아 및 사우디 현장 등 해외 플랜트 현장의 일시적 손실 요인을 한 번에 대거 반영한 탓이다.이한우 부사장은 진행되고 있는 도시정비사업 등 각종 개발사업을 잘 마무리하는 한편, 에너지 분야 신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2024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소형모듈원전(SMR) 수주와 수소 에너지 생산기지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이승열 기자
삼천리와 ST인터내셔널 '가족 같은' 70년 동업의 역사, '엄격한' 각서 3대째에도 지켜질까
삼천리그룹 선대회장인 이장균 명예회장(오른쪽)과 유성연 명예회장(왼쪽)이 1955년 회사 설립 후 처음 사들인 차량 앞에서 부인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삼천리>[씨저널] 삼천리그룹의 시작은 19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창업자인 고 이장균 명예회장과 고 유성연 명예회장은 삼천리연탄기업사(현 삼천리)를 설립하고 석탄 및 연탄 사업을 시작했다.이후 두 집안은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된다. 당시 두 선대회장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세상을 먼저 뜨면 남은 사람이 유가족을 돌본다 △둘 중 한명이 반대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교환했다고 한다.1980년대 들어 경인도시가스를 인수해 도시가스 사업에 뛰어들고 인도네시아 탄광을 본격 개발하게 되면서 두 집안은 경영을 분리하기로 한다.즉 도시가스 사업(삼천리)은 이씨가, 석탄 사업(옛 삼탄, 현 ST인터내셔널)은 유씨가 경영하되, 두 집안의 지분을 정확하게 똑같이 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은 함께 의논하기로 합의한 것이다.이같은 양가의 동업은 3대 70년이 되도록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2025년 현재 ST인터내셔널은 삼천리그룹의 계열사로 속해 있다.◆ 삼천리와 ST인터내셔널의 지배구조두 집안은 정확히 같은 수의 삼천리와 ST인터내셔널 주식을 들고 있다.이만득 명예회장과 이은백 사장, 이만득의 딸들인 이은희씨와 이은남씨, 이은선 삼천리 부사장의 삼천리 지분율은 도합 19.53%다.ST인터내셔널 오너 2세인 유상덕 회장과 유 회장의 아들인 유용욱 ST인터내셔널 경영기획실장, 유 회장의 누나인 유혜숙씨 등 유 회장 가족의 지분율도 19.53%로 정확히 같다.두 가족은 비상장회사인 ST인터내셔널 지분도 50%씩 나눠 갖고 있다.다만 기업 간 상호출자 관계는 없는 상태다. 양사는 2009∼2010년 상호 보유 주식을 모두 정리한 바 있다.회사 규모는 다소 차이가 있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삼천리의 자산(이하 연결기준) 규모는 4조5182억 원, ST인터내셔널은 3조8394억 원이다. 매출액(2024년)은 좀 더 차이가 커서, 삼천리가 5조1205억 원, ST인터내셔널은 6977억 원이다.오너 2세인 유상덕 ST인터내셔널 회장(왼쪽)과 이만득 삼천리그룹 명예회장. <삼천리>◆ 3세 승계 이후에도 동업의 역사는 지켜질까, 변수는 없나두 집안의 동업 역사는 70년 동안 별 탈 없이 지켜져 왔다. 지금까지 분쟁의 소지는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후손으로 지분이 승계될수록 동업 정신이 옅어지고 셈법이 복잡해져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특히 삼천리가 최근 신사업을 강화하고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함께한다는 원칙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한쪽 집안의 사업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지금까지 삼천리와 ST인터내셔널의 사업은 대체로 승승장구해 왔다. 삼천리는 도시가스 사업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해 왔고, ST인터내셔널도 인도네시아 파시르광산 사업의 큰 성공으로 많은 현금을 보유한 알짜기업으로 손꼽힌다.하지만 만약 한 집안의 사업이 어려워진다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두 집안의 동업을 통해 발전해 오다 갈라선 영풍과 고려아연의 사례가 대표적이다.이 때문에 두 집안이 향후 분쟁 소지를 없애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계열분리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삼천리 관계자는 씨저널과 한 통화에서 "삼천리와 ST인터내셔널의 동업경영은 여전히 잘 이뤄지고 있고 계열분리는 아직 검토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이승열 기자
이만득 삼천리 도시가스만으로 안 된다, 전문경영인 이찬의 유재권 신사업 찾아라
이찬의 삼천리 부회장이 2025년 1월2일 경기도 오산시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2025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삼천리>[씨저널]삼천리는 도시가스로 커 온 업체다.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도시가스를 공급받아 도시가스 배관을 통해 경기도(13개 시)와 인천광역시(5개 구) 일대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사업을 한다.2024년 말 현재 16.2%의 점유율로 전국 도시가스 사업자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시가스 사업에서 나오는 우수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하지만 삼천리의 주력인 도시가스 사업은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있다. 높은 보급률에 따른 신규 수요 창출의 어려움, 지역난방·LPG·전기 등 다른 연료와 벌이는 경쟁 심화, 1인가구의 증가, 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가정용 수요 감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이에 따라 삼천리의 실적도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2024년 실적만 보더라도 매출액(이하 연결기준) 5조1205억 원, 영업이익 1143억 원, 당기순이익 1217억 원을 기록하며 2023년에 견줘 매출은 9.60%, 영업이익은 34.49%, 순이익은 16.24% 각각 줄었다.삼천리를 이끌어 갈 신규 성장동력은 아직 마련됐다고 보기 힘들다. 2024년 기준으로 삼천리의 도시가스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70%에 달한다. 삼천리는 여전히 도시가스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이렇게 뚜렷한 신사업 성장을 이끌어 내지 못한 데는 보수적인 기업문화와 함께 두 가문의 공동경영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삼천리그룹은 주요 사안이 생겼을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두 집안이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왔다.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는 장애가 될 수 있다.◆ 삼천리의 미래 신사업들이만득 명예회장은 미래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힘을 두고 있다.특히 삼천리이에스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가 주목받고 있다. 인천에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우건설이 추진하는 안산단원 1단계 연료전지 발전사업(2026년 준공)에도 참여한다. 아울러 안산에 복합화력발전소(에스파워), 광명에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이 명예회장은 전기차 판매 등 자동차 사업, 외식 등 생활문화 사업에도 관심이 많다.계열사인 삼천리모터스가 BMW 신차와 중고차를 판매하고 BMW 차량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또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 딜러 사업(삼천리EV)도 2025년 1월부터 새롭게 시작했다.아울러 삼천리이엔지 외식사업본부는 '바른고기 정육점', '서리재', '호우섬', '차이797(Chai797)' 등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 2월에는 도쿄의 유명 스시 맛집인 '이타마에 스시'를 국내에 출시하기도 했다.삼천리그룹은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2023년 미래사업총괄부를 신설하고 인수합병 전문인력을 대폭 확충했으며,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삼천리인베스트먼트를 통한 스타트업 발굴과 지분 투자에도 적극적이다.2024년에는 '지도표 성경김'으로 유명한 성경식품 인수를 검토했다가 중도에 철회한 적이 있다.유재권 삼천리 사장(왼쪽)이 2024년 12월26일 삼천리 스포츠단 코치로 취임한 김해림 코치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삼천리>◆ 삼천리 전문경영인 이찬의 유재권삼천리는 현재 이찬의 부회장, 유재권 사장 등 두 명의 전문경영인이 각자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이찬의 부회장이 삼천리그룹 전체의 방향성과 전략, 위기관리 등 큰 틀을 잡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유재권 사장은 사업 실행과 조직 관리 등 '현장 중심 경영'을 각각 맡는 구조다.이찬의 대표이사 부회장(1954년생)은 평사원에서 시작해 대표이사 부회장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삼천리그룹을 지금의 자리에 올린 1등 공신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1991년 30대의 나이로 이사에 오른 후 34년간 임원 자리를 지키고 있다.이찬의 부회장은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삼탄(현 ST인터내셔널) 사장과 고문, 삼천리 사장 등을 지냈으며 2017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에너지 사업 전반의 이론과 실무에 고루 능한 전문가로 평가된다.유재권 대표이사 사장(1961년생)은 삼천리그룹의 대표적인 전략 전문가이자 역시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천리 경영전략실 상무, 발전사업을 하는 자회사 에스파워 대표, 삼천리 미래전략본부 부사장 등을 지냈고 2022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승열 기자
삼천리그룹 3세 경영 승계, 이만득 조카 이은백과 딸 이은선 중 어느 쪽에 힘실리나
삼천리그룹은 2세 경영에서 3세 경영으로 옮겨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 있다. 왼쪽부터 오너 2세 이만득 명예회장, 오너 3세인 이은백 사장과 이은선 부사장.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삼천리그룹은 도시가스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데 자전거를 만드는 삼천리자전거와는 전혀 다른 회사다. 영문 이름도 삼천리그룹은 'Samchully', 삼천리자전거는 'Samchuly'를 쓴다.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삼천리자전거가 더 유명하지만 두 회사는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난다. 삼천리그룹은 자산규모 9조6600억 원의 대기업이지만 삼천리자전거는 자산 3천억 원대의 중견기업이다.삼천리그룹은 삼천리를 비롯해 81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규모기업집단이다. 2025년 재계 순위로는 53위다.삼천리그룹의 동일인(총수)은 오너 2세인 이만득 명예회장이다. 이만득 명예회장은 2016년 모든 계열사의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며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후퇴했다.그는 그룹의 전체적인 전략을 총괄하고 신사업을 구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룹의 주축인 도시가스 기업 삼천리는 전문경영인인 이찬의 각자대표이사 부회장과 유재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본격적인 3세 경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유력한 승계 후보는 이 명예회장의 조카인 이은백 삼천리 사장과 셋째딸인 이은선 삼천리 부사장으로 좁혀져 있다.이들은 아직 이사회에 진입하지 않았으며, 사실상 경영능력을 시험받고 있다. 지금 삼천리는 2세 경영에서 3세 경영으로 옮겨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이만득 삼천리그룹 명예회장이 2014년 12월2일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국도시가스협회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도시가스협회>◆ 삼천리 승계 후보 이은백·이은선은 누구?이은백 사장은 이 명예회장의 형인 고 이천득 삼천리 부사장의 아들이다.고 이 부사장은 1987년 36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그는 1남 2녀를 남겼다.이 명예회장이 이은백 사장을 중용하는 것은, 이 사장이 집안의 장손이기도 하고, 생존했다면 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차지했을 가능성이 컸을 형의 자리를 존중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은백 사장은 삼천리 미주총괄과 해외사업 총괄을 지낸 해외사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현재 삼천리에서 전략총괄로 일하고 있다.이은선 부사장은 이 명예회장의 삼녀다. 장녀인 이은희씨와 차녀인 이은남씨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가운데, 이 명예회장의 자녀 중 유일하게 이 부사장만 부친 밑에서 일하고 있다.이 부사장은 삼천리에서 미래사업본부장, 신규사업본부장 등을 지냈고 현재 미래사업총괄을 맡아 신규 사업을 탐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지금으로서는 후계 구도에서 이은백 사장이 이은선 부사장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9.18%)이 이 부사장(0.67%)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이 명예회장(8.34%)보다 많은 지분을 가진 삼천리의 최대주주다.하지만 이 명예회장이 자신의 딸인 이 부사장 쪽으로 마음이 기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율도 이 명예회장(8.34%)과 두 언니(도합 1.34%)의 지분을 합하면 이은백 사장을 넘어설 수 있다.일각에서는 이은백 사장과 이은선 부사장이 역할을 분담하면서 함께 그룹을 경영하는 가능성도 제기된다.하지만 그룹의 신성장동력 마련이 중요한 시점에서 결국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내는 사람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삼천리 관계자는 씨저널과 한 통화에서 "두 분은 오랫동안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오신 분들이고 후계구도와 관련해 정해진 건 없다"라고 말했다.이승열 기자
엔씨소프트 아이온2 나올 때까지 허리띠 졸라매야 한다, CFO 홍원준 끝없는 비용 효율화
엔씨소프트는 2025년 하반기 아이온2의 출시 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신작 없이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엔씨소프트의 비용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아이온2, LLL,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엔씨소프트에서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신작 게임들이다.이 가운데 아이온2와 브레이커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나머지 게임들은 올해 출시된다고 장담하기 힘들다.2023년 영업이익 전년 대비 75.4% 감소, 2024년 영업이익 적자전환까지, 이제 '엔씨소프트 위기론'은 더 이상 생소한 이야기가 아니다.엔씨소프트는 2025년에도 하반기에 아이온2가 출시되기전까지는 이렇다 할 신작 없이 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신작 출시의 텀이 길면 매출의 강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비용 통제를 통해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홍 CFO는 재무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해 엔씨소프트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그는 2025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비용 구조와 각 항목에 대해 지속적인 감소를 추진하고 있고, 많은 부분이 인건비에 해당된다'며 '예를 들어 해외 자회사에 대한 감원 효과, 스트림라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림라인이란 '간소화하다'라는 뜻을 지닌 영어 단어다.엔씨소프트는 2024년에 영업적자를 냈지만, 대신 재무구조 효율화 작업을 상당부분 완료했다.2024년 4분기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해 인건비 규모를 확 줄였고, AI연구조직이나 산하 개발조직들을 분사시켜 '조직 다이어트'도 마쳤다.다만 2025년 1분기 엔씨소프트의 연결재무제표에서 확인되는 영업비용은 크게 감소하지는 않았다.2025년 1분기 엔씨소프트는 영업비용 3550억 원을 지출했다. 2024년 1분기보다 약 4.6%(약 171억 원) 줄었다.같은 기간 매출이 376억 원 줄었다는 것을 살피면 오히려 영업비용이 매출보다 적게 줄어든 셈이다.엔씨소프트는 아직 비용효율화 작업의 마무리 단계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홍 CFO는 2025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까지는 인력 효율화와 관련해 분사된 회사의 사기 진작과 매출 증대를 위한 위로금, 개발과 사업조직이 4분기부터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지급한 상여금, 2024년보다 늘어난 기본급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홍 CFO는 197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했다. 홍콩 모간스탠리와 영국 센토러스캐피탈 등 IB 업계에서 오랜 세월 경험을 쌓았다.국내에서는 USB증권의 IB부문 대표를 지냈으며 스톤브릿지캐피탈 파트너로 일하다가 2021년 10월 엔씨소프트의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됐다. 윤휘종 기자
'야하다' 조롱받던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 시프트업 어떻게 글로벌 게임업계 뒤집었나
(왼쪽부터)정석호 한국IR협의회 회장,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이성 NH투자증권 IB1 총괄대표가 2024년 7월11일 시프트업 상장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씨저널]창세기전3, 마그나카르타, 블레이드 앤 소울.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이 게임들의 공통점은 바로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가 일러스트를 맡아 그렸던 게임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김형태라는 이름은 1990년대부터 게임을 즐겨온 '코어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결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김 대표는 창세기전 시리즈와 마그나카르타 등 당대를 대표하는 국산 롤플레잉게임(RPG)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알린, 국내 게임업계에서 보기 드문 '스타 일러스트레이터'다.국산 싱글 PC게임들의 몰락 이후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블레이드 앤 소울의 총괄 아트 디렉터를 맡았다.김형태 대표는 블레이드 앤 소울 개발 당시에도 독특하고 도발적인 그만의 아트 스타일을 고수했고, 이 때문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주와 자주 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엔씨소프트를 나온 그는 자신만의 게임 스튜디오 '시프트업'을 설립했고, 첫 작품인 데스티니 차일드를 통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입성했다.이 게임은 일정 수준의 흥행 성과를 올리며 시프트업의 존재감을 알렸고, 뒤이어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는 한국은 물론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이후 김형태 대표는 AAA급 콘솔 액션 게임 '스텔라블레이드'까지 글로벌 흥행에 성공시켰고, 이 기세를 몰아 시프트업은 2024년 7월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야한거 많이 그려서 취향 갈리는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는 어떻게 시프트업을 키웠나김형태 대표에게 항상 따라붙는 꼬리표가 있다. 바로 '선정성 논란'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시절부터 이어져온 그의 독특한 스타일은 항상 "야하다", "도발적이다"는 평가와 함께 적잖은 비판을 불러왔다.니케 역시 노출이 많은 캐릭터 디자인을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시프트업의 첫 작품인 데스티니 차일드 역시 여성 캐릭터들의 선정성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적 있다.김형태 대표 역시 자신을 향한 이런 평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김 대표는 데스티니차일드의 일러스트 관련 논란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는 인체 많이 틀리고 야한거 많이 그려서 취향도 갈리곤 하는 수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 중 한 명"이라며 "즐겁게, 열심히 그려나갈테니 아쉬울 때가 있더라도 계속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아이러니한 점은 이 '선정성' 논란이 역설적으로 시프트업의 다음 행보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스텔라블레이드 이야기다.◆ 선정성이 오히려 무기가 되다, 반전을 만든 스텔라블레이드니케의 성공 이후 김형태가 진두지휘한 스텔라블레이드는 콘솔 기반의 AAA급 액션 게임이다. 개발 도중 소니와 1년 동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콘솔로만 독점 출시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는데, 이와 관련해 소니가 스텔라블레이드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스텔라블레이드는 출시 직후부터 글로벌 게임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려한 그래픽과 타격감, 김형태 대표 특유의 미학이 담긴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은 유저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스텔라블레이드는 글로벌 게임 평가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유저 평가 9.2점을 기록했다. 이는 '발더스게이트3',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 '갓 오브 워' 등과 같은 게임업계의 역사를 바꾼 소위 '명작'들과 비슷한 수준의 유저 평가다.재미있는 점은 압도적 수준의 유저 평가와 달리 평론가 점수(메타스코어)는 81점으로, 절대적 명작 반열에는 못 미치는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유저 평가와 평론가 점수 사이의 간극이 벌어진 것은 김형태 대표 특유의 '스타일'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최근 게임업계에서는 글로벌 대형 게임회사들이 재미라는 게임의 본질보다 교조적 '정치적 올바름(PC)'에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유비소프트, 미국의 블리자드나 바이오웨어, 너티독 등이 대표적이다.이런 상황에서 김형태 대표 특유의 '야하고, 예쁘고, 과감한' 비주얼이 오히려 게임 이용자들에게 신성한 해방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결국 게임 이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스텔라블레이드가 '무엇이 허용되고 금지되는가'를 두고 벌어진 문화 전쟁의 전장에서 자신들을 대표해 싸워준 셈이다. 물론 스텔라블레이드가 단순히 자극적 비주얼로만 성공한 게임은 아니다. 스텔라블레이드의 성공은 서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OST와 비극적 서사, 타격감을 극대화 한 전투 시스템 등이 비주얼과 어우러지면서 나온 결과였다.스텔라블레이드의 아트스타일이 서브컬처와 친화력이 높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캐릭터기반 게임 등 다양한 장르와 협업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텔라블레이드의 성공이 시프트업에게 단순히 '게임 하나'가 성공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감한 김형태의 스타일, 지나친 성상품화 논란도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형태 대표의 스타일이 '성상품화'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프랑스의 게임리뷰전문사이트 IGN프랑스의 게임전문기자 벤 오솔라는 스텔라블레이드의 주인공인 '이브'를 두고 "여자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그린, 성적인 측면이 강조된 인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IGN프랑스의 편집장 에르왕 라플뢰리엘은 이 리뷰의 댓글에 "지나친 성적 대상화'를 '섹시한' 것으로 생각하는 자들. 신청교도여 영원하라"고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다만 이 리뷰는 세계 게임 이용자들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고, 유부남인 김형태 대표를 '여자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조롱하는 반응도 나왔다. 결국 IGN프랑스는 이 리뷰와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시프트업 역시 이런 비판을 일정 부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스텔라블레이드의 출시 이후 실제 게임에 적용된 이브의 의상이 처음에 공개되었던 것과 비교해 노출 정도가 상당히 감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스텔라블레이드로 일약 글로벌 게임 제작사로 떠오른 시프트업이 스텔라블레이드의 유료DLC, 스팀 출시, 차기작 프로젝트 위치스 등으로 '넥스트 스텔라블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스텔라블레이드의 PC버전 출시 홍보 이미지. <시프트업>◆ DLC와 차기작까지, 김형태의 시프트업은 이제 시작김형태 대표와 시프트업은 현재 '넥스트 스텔라블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라블레이드의 유료DLC(다운로드콘텐츠), 스팀(PC플랫폼) 출시가 눈 앞에 있고, '프로젝트 위치스(가칭)'라는 차기 AAA급 게임도 공개했다. 니케도 최근 중국 시장에 출시됐다.김형태는 한때 '야하다'는 이유로 손가락질받던 일러스트레이터였다. 하지만 지금 그는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주목받는 게임사의 대표다.김형태 대표는 여전히 대담하고 도발적이지만 동시에 진지하고 서사적 감정선을 통해 시프트업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형태 대표는 예전부터 다양한 평가를 받아왔던 인물"이라며 "시프트업이라는 회사의 정체성이 김형태 대표의 스타일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은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네오위즈 P의거짓으로 3N 한 자리 차지, 김승철 AAA게임 트렌드의 출발점 만들다
네오위즈는 한 때 3N의 일원으로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던 회사였지만 이후 주류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하지만 최근 김승철 네오위즈 대표이사의 지휘 아래 다시 한 번 국내 게임업계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한국 게임업계에서 3N이라는 별칭은 주로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을 일컫는다.하지만 2000년대 중후반의 3N은 멤버가 조금 달랐다. 엔씨소프트, 넥슨은 똑같지만 넷마블 대신 네오위즈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네오위즈는 2000년대 중후반 슬러거, 아바, 그리고 플랫폼 '피망'으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국내 게임업계가 빠르게 모바일 게임 위주로 재편되면서 그 흐름을 놓치고 주류에서 밀려나고 말았다.그러던 네오위즈가 다시 게임업계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네오위즈 변화의 시발점은 단 하나의 게임, 'P의 거짓'이다.이 게임은 네오위즈에게 단순히 하나의 게임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회사의 방향, 전략, 정체성을 통째로 바꿔놓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P의거짓을 위시한 네오위즈 변화의 중심에 위치한 사람이 바로 김승철 네오위즈 공동대표이사다.◆ 20년차 '네오위즈맨' 김승철, 게임 IP 전문가에서 전략가로김승철 대표는 2002년 입사 이후 20년 넘게 네오위즈에서만 커리어를 쌓아온 '정통 네오위즈맨'이다.김 대표는 네오위즈의 거의 모든 IP를 두루 경험했고, 이런 경험은 그를 네오위즈의 방향성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전략가로 만들었다.김 대표가 2021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네오위즈의 전략 방향은 명확하게 바뀌었다.그동안 네오위즈의 매출은 가벼운 웹보드게임(웹브라우저에서 바로 플레이할 수 있는 보드게임), 그리고 예전의 명성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어느정도의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기존 IP(AVA 등) 위주로 구성돼있었다. 블레스 등의 신규 IP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하지만 2021년 초 P의거짓 개발팀이 본격적으로 꾸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였지만, 점차 "이 게임이 회사를 바꿀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은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는 철학, AAA 콘솔게임 도전으로 이어지다'P의 거짓'은 동화 '피노키오'를 모티브로 한 콘솔 소울라이크 게임이다. 2023년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300만 건을 돌파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게임의 본고장인 북미·유럽에서 성공한 첫 번째 국산 AAA급 콘솔 게임이라는 타이틀도 주어졌다.김승철 대표가 P의거짓을 통해 AAA급 콘솔 게임에 도전한 것은 게임이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다.게임은 콘텐츠고, 콘텐츠 사업으로 회사가 장기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식 '과금 유도'를 통해 게임 이용자들에게서 수익을 얻어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팬을 만들고, 브랜드를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김 대표는 국내 게임언론 게임뷰, 일본의 게임언론 포게이머와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저희도 오랫동안 모바일 게임을 해왔지만, PC 및 콘솔이나 인디 쪽을 조금 해보니 역시 장기적으로 '무언가'를 남길 수 있는 건 이런 게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 게임을 즐기고, 좋은 기억을 남기는 것. 이른바 '팬'을 남겨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AAA 콘솔 집중의 리스크,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방어물론 AAA 콘솔게임 중심 전략은 위험 부담도 크다. 개발비가 천문학적으로 들어가는 만큼 흥행에 실패하면 타격도 크기 때문이다.대표적 사례로 '위처3'로 엄청난 팬층을 만들면서 단숨에 세계 정상급의 게임회사로 떠올랐지만, 다음 게임인 사이버펑크2077의 실패로 순식간에 회사가 망할 위기까지 몰렸던 폴란드의 CDPR(CD프로젝트)가 있다.물론 CDPR은 이후 사이버펑크2077의 지속적 사후지원, 유료 DLC(다운로드 콘텐츠)인 '사이버펑크2077:팬텀리버티'의 성공으로 위기를 탈출하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AAA급 게임 개발의 리스크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김 대표는 이 리스크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AAA급 콘솔 게임 제작에 집중하되, 캐시카우가 될 수 있는 모바일 게임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략이다.실제로 브라운더스트2 같은 서브컬처 캐릭터 수집형 모바일 게임은 국내뿐 아니라 서브컬처의 본고장인 일본 등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며 안정적 매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네오위즈의 IR자료에 따르면 P의거짓 출시 효과가 온전히 반영된 2023년 4분기 네오위즈의 매출 비중은 PC·콘솔 47%, 모바일 게임 42% 이었지만 2025년 1분기 기준 모바일 게임 51%, PC·콘솔 41%로 변화했다.PC·콘솔 매출은 해당 기간 613억 원에서 364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지만 모바일 매출은 361억 원에서 453억 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P의거짓의 출시 효과가 빠진 부분을 모바일 게임이 충실하게 채워준 셈이다.한쪽에서는 김 대표의 '남기는 것' 철학이 모바일 게임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브라운더스트2는 출시 초기 소위 '매운맛 과금'으로 상당한 비판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유저 친화 운영과 캐릭터성 강화를 통해 IP 자체의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실제로 네오위즈의 IR자료에 따르면 브라운더스트2의 매출은 출시 초기인 2023년 4분기와 비교해 출시 1년 후인 2024년 4분기에 무려 90% 증가했다.네오위즈는 'P의거짓'을 통해 국내 게임업계 전반의 흐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P의거짓이 국내 게임사들의 AAA급 게임 개발 흐름의 첫번째 주자였기 때문이다. <그래픽 씨저널>◆ 김승철과 'P의거짓'이 이끈 전환, 게임업계 흐름을 바꿨다"요즘은 역시 PC와 콘솔 게임입니다."김 대표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다. 김 대표에 따르면 네오위즈의 현재 개발 방향은 PC·콘솔 80%, 모바일 20% 정도다. 김 대표는 PC·콘솔 게임을 네오위즈의 차세대 성장 축으로 상정하고 있는 셈이다.한쪽에서는 'P의거짓'의 성공이 국내 게임업계 전체의 트렌드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P의거짓 출시 이후 시프트업의 '스텔라블레이드', 넥슨의 '퍼스트버서커: 카잔', 크래프톤의 '인조이' 등 국내 AAA 콘솔 게임의 연이어 등장하며 모두 세계 무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물론 각 기업의 AAA급 게임 개발 시도는 개발 시기를 보더라도 모두 독립적으로 수립된 전략이지만, 국내 게임사들에게 '콘솔 게임도 된다'는 확신을 처음 제공한 건 P의거짓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게임들을 제외하고서라도 크래프톤의 '눈물을 마시는 새', 펄어비스의 '붉은 사막' 등 국내 게임사들의 AAA급 게임 출시 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라며 "P의거짓이 그 출발점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넥슨 '종적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이정헌, '퍼스트버서커 카잔' 성공이 특별한 이유
이정헌 넥슨 공동대표이사가 IP의 '종적 확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IP의 종적 확장은입지를 구축한 IP를 바탕으로 플랫폼, 장르, 서비스 지역 등을 확장하는 방식을 뜻한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앞으로 3년간은 종적 확장에 집중하려고 한다."이정헌 넥슨 공동대표이사가 2024년 9월 도쿄에서 열린 자본시장 설명회에서 한 이야기다.이 대표의 종적 확장이란 신규 IP를 만들어내는 '횡적 확장'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이미 시장에 입지를 구축한 IP를 바탕으로 플랫폼, 장르, 서비스 지역 등을 확장하는 방식을 뜻한다.이 대표의 종적 확장의 중심에 서있는 게임이 바로 '퍼스트버서커:카잔(이하 카잔)'이다.카잔은 올해 3월28일 출시된 AAA급 콘솔·PC용 싱글 액션 게임으로, 온라인 게임인 던전앤파이터의 IP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던전앤파이터의 등장인물인 대장군 '카잔'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카잔'은 어떻게 이정헌의 '종적 확장' 전략의 가능성을 입증했나카잔은 출시 직후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수 3만258명을 기록했고, 3월 말 기준 스팀 최고 인기 제품 2위에 올랐다. 3주 차에는 누적 판매량 기준 스팀 1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트위치 동시 시청자 수는 13만 명을 넘기기도 했다.글로벌 게임 평가 사이트 메타크리틱의 평론가 평점(메타스코어)은 100점 만점에 83점(대체로 긍정적, Generally Favorable)을 기록했고 메타크리틱의 유저 평가 역시 10점 만점에 8.6점으로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스팀에서도 총 1만6298개의 리뷰 가운데 1만4759개(90.5%)의 긍정적 리뷰가 달리면서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카잔의 글로벌 성공이 넥슨과 이정헌 대표에게 특별한 이유는 던전앤파이터의 IP 안에 담긴 캐릭터와 세계관이 글로벌 유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던전앤파이터 IP의 '종적 확장'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던전앤파이터는 국내와 중국, 아시아권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IP지만 서구권에서의 확장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카잔은 기존 유저에게는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만족감을, 신규 유저에게는 새로운 캐릭터와 액션 중심의 몰입 경험을 제공하면서 IP의 팬덤을 북미·유럽까지 넓히는 데 성공했다.이정헌 대표가 말하는 '종적 확장'의 요체가 바로 여기에 있다. IP의 새로운 해석과 캐릭터 중심의 내러티브 확장을 통해 지금까지 그 IP가 통하던 시장과 전혀 다른 시장에서도 해당 IP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있는 걸 잘 활용하자', 경험에서 나오는 자신감이정헌 대표는 넥슨 내에서 다양한 장르와 IP를 직접 다뤄본 'IP 전문가'다.이정헌 대표는 2003년 넥슨코리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10년 네오플 조종실 실장, 2012년 피파실 실장, 2014년 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았다.네오플에서는 던전앤파이터 IP를, 피파실에서는 피파IP를 다뤘으며 2014년부터는 히트, 다크어벤저, 액스, 오버히트 등 넥슨의 다양한 MMORPG(대규모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 IP들을 경험했다.이 대표의 '종적 확장' 전략은 이 과정을 통해 축적된 IP 활용 역량에서 나온다. 넥슨의 사업 방향과 IP에 대해 깊은 이해도가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카잔의 성공은 그런 경험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콘솔 시장, 서구권 유저, 액션 장르 등 모든 조건이 그동안 넥슨이 활약했던 전장과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을 통해 던전앤파이터 IP의 세계관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게임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다음 타겟은 메이플스토리나 마비노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마비노기는 20년도 더 전인 2004년 출시된 굉장히 오래된 IP지만 최근 '마비노기 모바일'의 국내 흥행을 통해 다시 한번 IP의 저력을 입증했다.메이플스토리는 전 세계적으로 2억5천만 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즐겼던 초대형 IP다. 2020년 미국의 지식재산권 유통 기업 타이틀맥스에서 집계한 전 세계 게임 프랜차이즈 매출액 순위에서 메이플스토리는 40위를 차지했다.퍼스트버서커:카잔은 이정헌 대표이사의 '종적 확장' 전략의 성공을 대표하는 사례다. 다만 한쪽에서는 종적 확장 뿐 아니라 IP의 횡적 확장에도 힘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종적 확장이 모든 해답은 아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성공도 살펴야 하는 이유다만 카잔이 성공했다고 해서 넥슨의 다른 IP들이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마비노기는 IP의 팬층이 대부분 서브컬처 팬층 위주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확장성 측면에서 약점이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대중성은 측면에서는 마비노기보다 우월하지만 글로벌 대형 IP들과 비교해 서사가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런 이유로 이정헌 대표가 '횡적 확장'에도 계속해서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존 IP의 확장도 좋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새로운 IP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다.실제로 넥슨은 민트로켓 스튜디오의 '데이브 더 다이버'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의 기존 IP와 관계없이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와 독창성을 통해 성공한 게임이다. 정체불명의 '새로움'은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언어라는 것을 증면한 셈이다.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잔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글로벌 게이머들은 카잔을 던전앤파이터 IP의 게임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데이브 더 다이버의 출시 당시 사람들이 이 게임이 넥슨 게임이라는 생각 자체를 못했던 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IP를 만들어내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어필하는 전략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두나무 이사회 송치형 이석우 정민석 임지훈 '사내이사'만, 업비트 회원 1천만 명 보호장치 부족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는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2025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며 두나무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에 재지정했다.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2023년 상출집단에서 빠졌었던 두나무가 다시 복귀한 것이다.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기업 정도로 인식되던 두나무가 다시 한 번 명실상부 '상위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하지만 한쪽에서는 두나무가 대기업 지위에 걸맞은 지배구조 투명성이나 사회적 책임 수준은 여전히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굳이 '대기업'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두나무에는 다른 비상장기업과 차별화되는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때문이다.업비트는 회원 수가 1천만 명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플랫폼이다. 단순 계산으로 국민 5명 중 1명은 업비트를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이는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앱 이용자 수를 아득히 뛰어넘는 수준이다. 모바일 은행앱 이용자 수는 신한은행 608만 명, 하나은행 642만 명, 우리은행 844만 명 등이다. 제도권 은행의 모바일 앱 가운데 KB국민은행 정도만이 업비트보다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단순히 이용자 수만 많은 것도 아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13일 오후 13시 기준 업비트의 24시간 거래규모는 45억4752만 달러(약 6조4533억 원)다.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한참 뜨겁던 지난해 말에는 24시간 거래 규모가 20조 원에 육박하는 날도 있었다.이 정도 규모의 '국민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사회적 책무와 지배구조 투명성에 있어 '비상장사'라는 명분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더 이상 지배구조 개선을 미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사외이사 '0명', 독립성 실종된 이사회현재 두나무 이사회는 송치형 의장을 비롯해 이석우 대표, 정민석 최고운영책임자(COO), 임지훈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눈에 띄는 점은 이사 전원이 '사내이사'라는 점이다. 사업보고서의 이사회 항목에는 사외이사 도입 기준도 명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2022년 이후 사외이사를 단 한 명도 두고 있지 않다.이사회 구조가 사실상 오너와 CEO의 '거수기' 역할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과거 단 한 차례 있었던 사외이사 역시 이사회의 독립성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2019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두나무의 사외이사를 맡았던 이성호 전 이사는 카카오 재무기획실장을 지낸 인물로, 2024년까지 카카오 CFO를 맡기도 했다. 카카오가 두나무 지분 10.88%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살피면 이성호 전 이사를 '독립적 감시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이성호 전 이사가 물러난 2022년 이후 정민석 COO, 임지훈 CSO가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현재까지 동일한 이사진이 유지돼왔다. 두나무의 이사회가 '견제 장치'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비상장이니까"는 더 이상 면책 사유가 아니다'비상장사'라는 것은 두나무의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해 항상 따라나오는 방패다. 하지만 두나무가 국민 다수가 이용하고 막대한 자금이 통과하는 금융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라는 점을 살피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핑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두나무의 고객 예치금 규모는 무려 8조4804억5천만 원으로 국민 경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상장 여부를 떠나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경영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또한 두나무는 비상장사이긴 하지만 소위 '개인 회사'라고 보기는 어려운 곳이다. 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두나무의 소액주주 수는 1만52명으로, 전체 지분의 23.71%를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다.두나무가 경영 문제로 위기를 겪는다면 피해는 1대주주인 송치형 의장이나 2대주주인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뿐 아니라 소액주주들, 그리고 1천만 명이 넘는 업비트의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두나무가 '공적 책임'을 도외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공명재 국가미래연원 부원장은 국가미래연구원 뉴스인사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두나무는 ESG 중 지배구조 측면에서 15개 핵심지표 가운데 단 2개만을 충족하고 있다"며 "거버넌스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2024년 11월14일 열린 업비트D컨퍼런스(UDC)2024에서 발언하고 있다. < UDC2024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ESG를 말하면서도 G(지배구조)는 외면하는 송치형송치형 의장은 두나무의 공동창업자이자 최대주주다. 한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23년 책임경영 강화를 명분으로 다시 복귀했다.그는 두나무 경영에 복귀하면서 두나무의 ESG경영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송 의장은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환경과 사회적 책임(E·S) 영역에서는 여러 활동들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G(거버넌스) 항목에서는 이렇다 할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비상장이니까'라는 이유만으로 국민 자산이 오가는 플랫폼의 통제 장치를 느슨하게 둘 수는 없다. 송치형 의장이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분명한 답을 내놔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실제로 국민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만 오랫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고 있다"라며 "법적 규제가 아직 미비하더라도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두나무 '동일인'이 송치형 아니라고? 하루 거래 조 단위 업비트 문제 생기면 누가 책임지나
2021년 10월12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콘서트 서울대편에서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강연하고 있다. <서울경제 공식 유튜브 갈무리>[씨저널]동일인이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이나 자연인을 뜻하는 공정거래법상 용어다.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등 공정거래법상 금지되는 행위는 대부분 동일인을 기준으로 범위가 확정된다.두나무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으로 재지정됐다. 그러나 정작 두나무의 실질적 지배자인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은 또 한번 동일인 지정 대상에서 빠졌다.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동일인이 법인 '두나무'로 유지된 것이다.공정위는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 명시한 기준에 따라 동일인을 법인 두나무로 결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두나무는 실질적 지배자가 계열사에 직접 출자하지 않고, 친족의 출자·경영참여·자금대차·채무보증이 없는 등 예외요건을 모두 충족했다.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두나무의 동일인이 올해에도 지정되지 않은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가상자산 업계에서 차지하는 두나무의 영향력, 국민의 자산이 오가는 업비트 플랫폼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실질적 지배자를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는 구조는 책임의 공백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법적 동일인'에서 빠진 실질 경영자,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가나동일인은 단순히 명목상 타이틀이 아니다. 공정위는 동일인을 기준으로 계열사 현황을 파악하고, 내부거래나 사익편취, 일감 몰아주기 규제 여부를 판단한다.다시 말해 동일인은 규제의 출발점인 동시에 책임의 귀속 지점이다. 이런 이유로 동일인이 법인으로 지정되면 규제의 칼끝이 실질적인 의사결정자에게 닿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KT, 포스코, KT&G 등 소위 '소유분산기업'은 애초에 자연인 동일인 지정이 어렵다. 실질적 지배자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송치형 의장은 현대 명실상부한 두나무의 지배자다. 지분 25.64%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고 의사회 의장으로서 이사회에서 영향력도 압도적이다. 2024년에 이석우 대표이사의 2.5배에 이르는 성과급을 수령할만큼 경영 기여도도 높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송 의장을 동일인으로 보지 않은 것은 계열사 현황 파악이나 사익편취 규제에서 실질 지배자를 직접 겨냥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예를 들어 추후 송 의장 또는 가족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등장하더라도 두나무가 그 회사를 계열사로 등록하지 않으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우회적 내부거래, 비공식적 일감 몰아주기 등이 감시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뜻이다.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한겨레에 기고한 글에서 "동일인이 총수인지 기업인지가 중요한 건 총수의 사익편취 규율 때문이다"라며 "공정거래법 제 47조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오직 동일인이 총수(자연인)일 경우에만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국민 경제에 커다란 영향력 미치는 업비트,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어디로문제의 핵심은 결국 '업비트'다.두나무의 핵심 사업은 단연 업비트 운영이다. 업비트는 2024년 말 하루 거래대금이 20조 원에 육박했으며, 현재도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 규모의 거래가 매일 오가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다.이용자 수는 약 1천만 명으로, 국민 5명 중 1명이 업비트를 이용하는 셈이다. 규모로만 보면 단순한 IT 플랫폼이 아니라, 사실상 제도권 금융기관과 유사할 정도의 중요도를 지닌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 만에 하나 업비트 내부에서 이해상충 행위가 벌어지거나, 고객 자산 운용과 관련된 의사결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현재 구조에서는 법인 두나무에만 책임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실질적 최고 결정자인 송치형 의장은 제도적 책임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뜻이다.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2019년 9월4일 열린 업비트D콘퍼런스(UDC)2019에서 발표하고 있다. < UDC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두나무의 '책임 체계'가 명확해야 하는 이유, 문제는 '신뢰'다일각에서는 송치형 의장이 아직 40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영 승계나 사익편취 문제가 당장 이슈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이야기도 나온다.하지만 동일인 지정을 둘러싼 우려는 단순히 승계나 편법 증여를 방지하는 차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동일인은 책임의 주체다. 규모가 커지고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된 만큼, 두나무의 책임 체계도 명확해져야 한다. 실질 지배자와 법적 동일인이 분리돼 있는 구조는 경영의 투명성은 물론 국민 신뢰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가상화폐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일인이 자연인(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으로 지정된 빗썸 역시 지배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측면에서 투명성과 관련된 비판을 받고 있다"라며 "어느 방향이든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거버넌스 개선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두나무 현금 보유액에 불안한 시선, 이석우 업비트 위기 일어나도 감당할 준비 돼있나
두나무의 현금성 자산이 2023년 4조2997억 원에서 2024년 5053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는 회계 기준의 변화에 따른 것이고 실제로 현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4조2997억 원에서 5053억 원.2024년과 2023년 사이 감소한 두나무의 현금성 자산이다.수치만 놓고 보면 충격적일 정도의 감소폭이지만 2024년 연결재무제표를 조금 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숫자의 착시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핵심은 회계 기준의 변화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객 예치금을 더 이상 기업의 현금성 자산으로 포함할 수 없게 되면서 이를 '기타금융자산'으로 분류한 결과 장부상 현금이 줄어든 것이다.즉 두나무의 현금성 자산 감소는 실제로 돈이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회계상 항목 조정에 가까운 셈이다.두나무의 연결재무제표의 현금및현금성자산항목을 확인해보면 2023년 '고객예치금' 항목이 3조9486억 원이었지만 2024년에는 해당 항목이 0원이 된 것을 알 수 있다.두나무는 연결재무제표 주석에서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객예치금 전액을 (현금및현금성자산에서) 기타금융상품으로 대체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숫자상의 착시 너머, '쓸 수 있는 돈'은 줄고 있다하지만 단순히 숫자상 착시로만 볼 수 없는 일도 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고 있다는 징후도 포착되기 때문이다.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는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4205억 원,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 -2080억 원을 기록했다.투자 목적의 유출이 포함되어 있어 유동성 문제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단기적으로 활용 가능한 현금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유의할 대목이다.두나무 자체는 돈을 잘 벌고 있지만 관계기업의 실적이 좋지 못하다는 것 역시 우려되는 지점이다.2024년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두나무는 '한국채권스마트메자닌일반사모투자신탁1호'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계기업에서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하이브를 제외한 모든 관계기업에서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다.관계기업들이 실질적 수익 창출엔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재무적으로 건전한 두나무'임에도 불안이 남는 이유물론 현재로서는 '두나무는 재무적으로 건전하다'는 평가가 여전히 유효하다. 핵심 수익원인 업비트는 여전히 건재하고, 관계사들의 적자도 두나무가 벌어들이고 있는 1조 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문제는 이 안정감은 '지금 시점'에 한정된 이야기라는 것이다. 두나무의 영업 자체의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두나무는 수익구조가 업비트 단일 플랫폼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가상화폐 거래소라는 것은 투자심리에 따라 실적이 급등락할 수 있는 구조의 사업이다.극단적으로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가상자산 투자에 흥미를 잃는 순간 업비트의 수익도 '제로'가 될 수 있는 불안정한 모델이라는 의미다.두나무의 현금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하는 이유는 업비트가 단순한 사기업 플랫폼이 아니라 국민 5명 중 1명이 사용하는 사실상 '국민 플랫폼'이라는 점이다.업비트에 문제가 생기면 피해자는 두나무가 아니라, 그 플랫폼을 믿고 이용해온 수많은 사용자들이 될 수 있다. 업비트의 위험은 곧 사회적 위험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고, 두나무가 반드시 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두나무는 국민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이사가 업비트에 의존하는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수익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그래픽 씨저널>◆ '만약' 위기가 발생한다면, 이석우와 두나무 그 이후 준비가 되어있나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이런 구조적 리스크를 인지하고, 수익 다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두나무는 비상장 장외주식거래 서비스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운영하고 있다. 두나무의 관계사에 하이브가 포함되어 있는 이유 역시 이 대표가 수입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2021년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7천억 원을 투자했기 때문이다.결국 이석우 대표에게 남아있는 과제는 이 사업 다각화 노력들이 하루빨리 '결실'을 맺는 것이다.하루빨리 현재 벌이고 있는 사업 다각화 전략이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연결되도록 만들어 업비트에 의존한 단일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단기 실적은 훌륭하지만, 사업의 특성상 '불안함'은 지우기 어렵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이유로 어느 날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급속도로 냉각됐을 때, 이석우 대표와 두나무가 그 이후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계속해서 지켜볼 일이다. 윤휘종 기자
글로벌세아그룹 자금줄 세아상역 실적 부진, CEO 문성미와 오너 2세 김진아 김세라 여성들 뭉쳤다
문성미 세아상역 대표가 2023년 7월4일 열린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아상역>[씨저널] 세아상역은 글로벌세아그룹의 모체이자 핵심 계열사로, 국내 최대 의류 OEM·ODM 제조회사다. 세아상역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의류 수요의 둔화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세아상역의 매출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2조 원을 넘어섰으나 2023년과 2024년에는 2조 원 아래로 하락했다.최근 세아상역의 리더십이 영업 전문가인 문성미 대표, 오너 2세인 김세라 부사장으로 교체되며 활약이 주목되고 있다.◆ 국내 1위 의류 OEM·ODM 업체 세아상역은 어떻게 성장했나세아상역은 1986년 김웅기 회장이 세운 의류 무역회사 세아교역이 전신이다. 김웅기 회장은 국내외 패션 브랜드로부터 일감을 수주해 의류를 대규모로 생산해 납품하는 OEM 방식의 사업을 구상하고 이를 실현해 회사의 외형을 크게 키웠다.또한 세아상역은 의류 업계 최초로 ODM 방식을 도입했고, 해외 생산기지를 원사·원단·봉제·포장으로 분업화, 수직계열화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세아상역은 베트남, 과테말라, 니카라과, 아이티 등 아시아와 중남미 여러 지역에 완제품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는 원단 생산 자회사, 코스타리카에는 원사 생산 자회사를 각각 세워 글로벌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의류 수요 감소로 외형 줄어하지만 세아상역은 2023년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 그에 따른 의류 시장 침체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실제로 매출액은 2022년 2조3397억 원에서 1조8219억 원으로 22.13%, 영업이익은 2022년 1769억 원에서 622억 원으로 64.84% 각각 줄었다. 2024년에는 매출액 1조9583억 원(7.48% 증가), 영업이익 831억 원(33.63% 증가)을 내며 반전했지만 여전히 2022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세아상역의 실적 부진은 세아상역 지분 61.94%를 들고 있는 지주회사 글로벌세아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세아의 영업이익은 2021년 2332억 원에서 2022년 1813억 원, 2023년 1164억 원으로 줄어드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2024년에는 1376억 원으로 소폭 반등했다.세아상역은 이 같은 위기를 영업력 강화, 스포츠웨어 등 제조 품목 다변화, 해외 생산기지 운영 효율화 등의 방법으로 극복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현재 세아상역의 이사회는 2023년 7월 취임한 문성미 대표이사와 함께 김웅기 회장의 부인인 김수남 세아재단 이사장, 김진아 글로벌세아 경영협의회 의장, 김세라 부사장 등이 사내이사로 있다.특히문성미, 김진아, 김세라 등 세 여성 경영인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문성미 세아상역 대표(가운데)가 2025년 4월15일 '제로파워 챌린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세아>◆ 영업 전문가 문성미 대표, '영업역량 극대화와 효율성 제고' 강조전문경영인인 문성미 대표(1964년생)는 그룹에서 영업 전문가로 꼽힌다.문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마스트(Mast Industries)와 타깃(Target Sourcing Services)을 거쳐 2011년 세아상역 미국법인에 입사했다. 이후 본사 해외영업 담당 전무와 해외영업 총괄 부사장을 지냈다.문 대표는 2023년 7월4일 열린 취임식에서도 영업 역량의 제고를 강조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세아상역이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업역량을 극대화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효율성 제고를 통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무한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경영 환경 속에서 주인 의식을 통해 하나로 뭉치는 '원(one) 세아 스피릿(spirit)'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김웅기 회장의 셋째딸인 김세라 부사장도 2024년 8월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세아상역 경영 책임을 분담하게 됐다. 김 부사장은 세아상역에서 전략기획총괄 전무로 일하다가 2024년 8월 인사에서 세아상역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처음으로 사내이사가 됐다.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 경영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진아 글로벌세아 사장도 세아상역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은 김웅기 회장의 둘째딸로, 역시 2024년 8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두 사람이 세아상역의 위기가 부각된 상황에서 승진한 것을 두고, 경영능력을 검증하겠다는 김웅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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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하다' 조롱받던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 시프트업 어떻게 글로벌 게임업계 뒤집었나
(왼쪽부터)정석호 한국IR협의회 회장,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이성 NH투자증권 IB1 총괄대표가 2024년 7월11일 시프트업 상장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창세기전3, 마그나카르타, 블레이드 앤 소울.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이 게임들의 공통점은 바로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가 일러스트를 맡아 그렸던 게임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김형태라는 이름은 1990년대부터 게임을 즐겨온 '코어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결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김 대표는 창세기전 시리즈와 마그나카르타 등 당대를 대표하는 국산 롤플레잉게임(RPG)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알린, 국내 게임업계에서 보기 드문 '스타 일러스트레이터'다. 국산 싱글 PC게임들의 몰락 이후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블레이드 앤 소울의 총괄 아트 디렉터를 맡았다. 김형태 대표는 블레이드 앤 소울 개발 당시에도 독특하고 도발적인 그만의 아트 스타일을 고수했고, 이 때문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주와 자주 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엔씨소프트를 나온 그는 자신만의 게임 스튜디오 '시프트업'을 설립했고, 첫 작품인 데스티니 차일드를 통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입성했다. 이 게임은 일정 수준의 흥행 성과를 올리며 시프트업의 존재감을 알렸고, 뒤이어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는 한국은 물론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후 김형태 대표는 AAA급 콘솔 액션 게임 '스텔라블레이드'까지 글로벌 흥행에 성공시켰고, 이 기세를 몰아 시프트업은 2024년 7월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 야한거 많이 그려서 취향 갈리는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는 어떻게 시프트업을 키웠나 김형태 대표에게 항상 따라붙는 꼬리표가 있다. 바로 '선정성 논란'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시절부터 이어져온 그의 독특한 스타일은 항상 "야하다", "도발적이다"는 평가와 함께 적잖은 비판을 불러왔다. 니케 역시 노출이 많은 캐릭터 디자인을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시프트업의 첫 작품인 데스티니 차일드 역시 여성 캐릭터들의 선정성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적 있다. 김형태 대표 역시 자신을 향한 이런 평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데스티니차일드의 일러스트 관련 논란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는 인체 많이 틀리고 야한거 많이 그려서 취향도 갈리곤 하는 수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 중 한 명"이라며 "즐겁게, 열심히 그려나갈테니 아쉬울 때가 있더라도 계속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 '선정성' 논란이 역설적으로 시프트업의 다음 행보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스텔라블레이드 이야기다. ◆ 선정성이 오히려 무기가 되다, 반전을 만든 스텔라블레이드 니케의 성공 이후 김형태가 진두지휘한 스텔라블레이드는 콘솔 기반의 AAA급 액션 게임이다. 개발 도중 소니와 1년 동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콘솔로만 독점 출시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는데, 이와 관련해 소니가 스텔라블레이드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스텔라블레이드는 출시 직후부터 글로벌 게임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려한 그래픽과 타격감, 김형태 대표 특유의 미학이 담긴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은 유저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스텔라블레이드는 글로벌 게임 평가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유저 평가 9.2점을 기록했다. 이는 '발더스게이트3',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 '갓 오브 워' 등과 같은 게임업계의 역사를 바꾼 소위 '명작'들과 비슷한 수준의 유저 평가다. 재미있는 점은 압도적 수준의 유저 평가와 달리 평론가 점수(메타스코어)는 81점으로, 절대적 명작 반열에는 못 미치는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유저 평가와 평론가 점수 사이의 간극이 벌어진 것은 김형태 대표 특유의 '스타일'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글로벌 대형 게임회사들이 재미라는 게임의 본질보다 교조적 '정치적 올바름(PC)'에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유비소프트, 미국의 블리자드나 바이오웨어, 너티독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형태 대표 특유의 '야하고, 예쁘고, 과감한' 비주얼이 오히려 게임 이용자들에게 신성한 해방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결국 게임 이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스텔라블레이드가 '무엇이 허용되고 금지되는가'를 두고 벌어진 문화 전쟁의 전장에서 자신들을 대표해 싸워준 셈이다. 물론 스텔라블레이드가 단순히 자극적 비주얼로만 성공한 게임은 아니다. 스텔라블레이드의 성공은 서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OST와 비극적 서사, 타격감을 극대화 한 전투 시스템 등이 비주얼과 어우러지면서 나온 결과였다. 스텔라블레이드의 아트스타일이 서브컬처와 친화력이 높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캐릭터기반 게임 등 다양한 장르와 협업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텔라블레이드의 성공이 시프트업에게 단순히 '게임 하나'가 성공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 과감한 김형태의 스타일, 지나친 성상품화 논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형태 대표의 스타일이 '성상품화'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랑스의 게임리뷰전문사이트 IGN프랑스의 게임전문기자 벤 오솔라는 스텔라블레이드의 주인공인 '이브'를 두고 "여자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그린, 성적인 측면이 강조된 인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IGN프랑스의 편집장 에르왕 라플뢰리엘은 이 리뷰의 댓글에 "지나친 성적 대상화'를 '섹시한' 것으로 생각하는 자들. 신청교도여 영원하라"고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이 리뷰는 세계 게임 이용자들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고, 유부남인 김형태 대표를 '여자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조롱하는 반응도 나왔다. 결국 IGN프랑스는 이 리뷰와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시프트업 역시 이런 비판을 일정 부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스텔라블레이드의 출시 이후 실제 게임에 적용된 이브의 의상이 처음에 공개되었던 것과 비교해 노출 정도가 상당히 감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스텔라블레이드로 일약 글로벌 게임 제작사로 떠오른 시프트업이 스텔라블레이드의 유료DLC, 스팀 출시, 차기작 프로젝트 위치스 등으로 '넥스트 스텔라블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스텔라블레이드의 PC버전 출시 홍보 이미지. <시프트업> ◆ DLC와 차기작까지, 김형태의 시프트업은 이제 시작 김형태 대표와 시프트업은 현재 '넥스트 스텔라블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라블레이드의 유료DLC(다운로드콘텐츠), 스팀(PC플랫폼) 출시가 눈 앞에 있고, '프로젝트 위치스(가칭)'라는 차기 AAA급 게임도 공개했다. 니케도 최근 중국 시장에 출시됐다. 김형태는 한때 '야하다'는 이유로 손가락질받던 일러스트레이터였다. 하지만 지금 그는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주목받는 게임사의 대표다. 김형태 대표는 여전히 대담하고 도발적이지만 동시에 진지하고 서사적 감정선을 통해 시프트업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형태 대표는 예전부터 다양한 평가를 받아왔던 인물"이라며 "시프트업이라는 회사의 정체성이 김형태 대표의 스타일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은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김웅기 의류 무역회사에서 자산 6조 글로벌세아그룹 키웠다, 세 딸 중 누가 후계자 되나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2024년 8월 글로벌세아와 세아상역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2세경영이 본격화됐다. <그래픽 씨저널> 글로벌세아그룹은 그 규모에 견줘볼 때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었다. 그룹의 주력 회사인 세아상역이 비상장회사인데다 주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주문자개발생산) 사업을 중심으로 B2B(기업 대 기업) 비즈니스를 해 온 탓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이 2022년 중견 건설사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주목 받게 된다. 이 인수로 글로벌세아그룹은 자산이 2조 원가량 늘었고, 2023년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자산 규모에 따른 재계 순위는 2023년 71위에서 2024년 70위, 2025년 61위로 해마다 오르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의 동일인(총수)은 김웅기 회장이다. 1986년 그룹의 모체가 되는 세아교역(현 세아상역)을 설립하고 37년 만에 회사를 대기업집단으로 성장시킨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2024년 현재 국내 20개, 해외 47개 등 6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계열사들은 크게 봤을 때 의류, 제지, 건설, 에너지 사업군으로 나뉘어 사업을 하고 있다. 김웅기 회장은 단계적으로 경영 2선으로 물러나는 중이다. 그는 2024년 8월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와 핵심 계열사인 세아상역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그의 세 딸 중 둘째딸인 김진아씨가 회사의 경영전략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았다. 오너 2세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글로벌세아 지분 대부분을 김웅기 회장이 아직 보유하고 있어 이 지분 승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 김웅기 차녀 김진아, 대표이사 올랐다가 4달 만에 사퇴하고 경영협의회 의장 맡아 1951년생인 김웅기 회장은 부인 김수남 세아재단 이사장과 사이에 김세연씨(1982년생), 김진아씨(1984년생), 김세라씨(1991년생) 등 세 딸을 두고 있다. 세 딸 중 장녀 김세연씨는 미국에서 골프장, 부동산 사업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어, 후계 구도에서는 한발짝 비켜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웅기 회장의 후계자로 사실상 낙점된 인물은 차녀 김진아 글로벌세아 사장이다. 김 사장은 2009년 세아상역에 입사해 2015년부터 글로벌세아에서 전략기획실장(전무)으로 일하며 그룹의 인수합병, 위기관리 등의 업무를 맡아 왔다. 2022년 글로벌세아 그룹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4년 8월에는 글로벌세아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김 사장과 함께 심철식 전 세아상역 경영총괄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다만 김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4개월 만인 2025년 1월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신설된 경영협의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협의회는 그룹의 방향을 설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김 사장이 내놓을 결과물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삼녀 김세라 부사장은 세아상역에서 전략기획총괄 전무로 일하다가 2024년 8월 인사에서 세아상역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사회에도 처음으로 진입했다. ◆ 김웅기 글로벌세아 사내이사 사퇴, 사실상 경영 2선으로 후퇴 김웅기 회장은 1986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설립한 작은 의류 무역회사를 37년 만에 자산 6조 원 규모의 대기업으로 키워낸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김 회장은 대규모 OEM 방식의 의류 제조사업을 구상해 실현한 데 이어 업계 최초로 ODM 방식을 도입해 세아상역을 크게 성장시켰다. 세아상역은 언더아머, DKNY, 아베크롬비, 자라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서부터 콜스, 테스코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까지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경쟁사인 한세실업과 함께 세계 최대 의류 제조회사로 꼽힌다. 김 회장은 의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실(원사)부터 원단,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생산 시스템을 완료했다. 아시아와 중남미 여러 지역에 보유한 완제품 공장에 이어 2010년 인도네시아에 원단생산 자회사, 2015년 코스타리카에 원사생산 자회사를 각각 설립하면서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김 회장은 세아상역의 우수한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 그룹의 외형을 확장했다. 2006년 인디에프(옛 나산)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세아STX엔테크(옛 STX중공업 플랜트 부문), 2020년 태림페이퍼, 2022년 쌍용건설과 발맥스기술을 각각 사들였다. 글로벌세아그룹은 2023년 처음으로 자산 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1951년생인 김웅기 회장이 70대 중반의 고령에 접어든 만큼 승계 시점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그가 2024년 8월 그룹의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와 그룹의 모체인 세아상역 사내이사에서 사임하고 사실상 2선으로 퇴진하면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2022년 4월6일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EY한영이 개최한 'EY 최우수 기업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기업가상 마스터상을 수상하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글로벌세아> ◆ 김웅기 회장의 글로벌세아 지분은 누구에게 김웅기 회장이 경영 2선으로 후퇴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룹 내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세아 지분 84.80%를 들고 있으며, 부인 김수남 이사장 지분(12.36%)까지 합하면 97.16%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 지분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세 딸에게 넘겨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김 회장의 자녀 중에서는 김세연씨와 김진아 사장이 각각 0.59%를 들고 있으며, 나머지 1.66%는 자기주식이다. 막내인 김세라 부사장은 글로벌세아 지분이 없다.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면서 현금 창출력이 가장 우수한 세아상역이 지급하는 배당금이 승계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상역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약 325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 이 중 글로벌세아가 약 2200억 원, 김웅기 회장의 세 딸이 약 1천억 원을 가져갔다. 세아상역은 글로벌세아가 최대주주(61.94%)인 가운데 김세연씨(12.94%), 김진아 사장(12.56%), 김세라 부사장(12.56%)이 나머지 38.06%를 나눠 갖고 있다. 글로벌세아와 세아상역의 지분만 놓고 보면 세 자매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들이 같은 출발선상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승계작업은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다. 김웅기 회장은 2015년 11월 옛 세아상역의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사업회사인 세아상역을 신설하고 존속회사를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로 바꿨다. 이후 세아상역은 2018년 세 자매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세아아인스와 합병했고, 세 딸은 이 합병을 통해 세아상역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글로벌세아 관계자는 씨저널과 한 통화에서 "현재 지분 승계와 관련해서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특별히 없다"고 밝혔다. 이승열 기자
셀트리온홀딩스 나스닥 상장 로드맵, 서정진의 최대 고민 승계와 세금 해결책인가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 승계문제가 고려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서 회장의 아들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이와 관련된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법조계와 재계에서는 서 회장이 최대 고민인 승계 문제의 해결책으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정진 회장의 아들 서진석 셀트리온 각자대표이사는 2024년 5월 기준으로 셀트리온(사내이사)과 셀트리온홀딩스(사내이사), 셀트리온제약(사내이사), 셀트리온스킨큐어(기타비상무이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기타비상무이사)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서 회장이 과거 소유와 경영분리를 약속했지만 이미 번복한 데다가 서진석 대표가 그룹 계열사 곳곳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만큼 승계를 위한 작업은 사실상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서진석 대표는 2025년 3월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계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약이 가장 중요한 때 신사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라는 측면에서 저에게 잠깐 역할을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서 회장이 자녀에게 최고경영자를 안 시키겠다는 말을 번복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승계와 관련해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도 이런 승계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셀트리온홀딩스가 나스닥에 상장하게 되면 셀트리온홀딩스에도 신주 발행을 통해 막대한 자금이 유입될 뿐만 아니라,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1%를 쥔 최대주주인 서 회장은 셀트리온 주식을 처분해 현금동원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재계 일각에서는 나스닥 상장 이유를 두고 차등의결권을 통해 적은 지분으로도 지배력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일부 지분을 처분해 자금을 확보해 승계 과정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차등의결권은 주식 한 주당 부여되는 의결권의 수를 다르게 설정하는 주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주는 1주당 1개의 의결권을 가지지만 차등의결권 주식에서는 특정 주주에게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할 수 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쿠팡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할 때 차등의결권을 통해 1주당 29표의 효과를 보도록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다만 김 의장의 경우 상속 또는 증여, 매각할 경우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주식이 보통주로 전환되는 조건이 있지만 미국법상 강제사항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정관으로 차등의결권의 적용을 받는 주식을 상속, 증여, 매각될 경우 보통주로 전환하는 규정을 둘 수는 있지만 법으로 강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수증자가 증여세 납부 의무가 있으니 서진석 대표가 아버지 서정진 회장에게 증여를 받게 되면 막대한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세금을 고려하더라도 최종적 자금이 조 단위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승계받는 자금은 충분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속 및 증여세 관련 법률에 따르면 수증자가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으면 증여자도 증여세를 연대하여 납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금 문제로 경영권이 휘둘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서 회장이 기업공개 뒤 주식을 일부 처분해 막대한 현금을 쥐게 되면 기업과 무관하게 개인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이 자금을 해외 신탁제도나 보험과 같은 방식으로 승계를 준비할 방법도 거론된다. 신탁은 자산을 수탁자에게 맡기고 지정한 수익자(자녀 등)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구조로, 상속개시와 무관하게 자산을 이전하고 관리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다이너스티 신탁(Dynusty Trust)의 경우 수십 년에서 영구적으로 자산을 가족에게 물려줄 수 있는 구조를 띄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사적배서 생명보험(PPLI)의 경우 자산운용 수익을 세금 없이 쌓을 수 있고 자산가가 사망하면 거액의 보험금이 비과세로 유족에게 지급된다. 그래서 미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에 있는 초부유층은 자산의 상당부분을 PPLI 형태로 넣어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서 회장이 나스닥 상장 뒤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하면 별도의 재단 또는 가족회사를 설립해 셀트리온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나온다. 미국의 월마트 소유한 월튼 가문이 이런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튼 가문은 '월튼 엔터프라이즈'라는 가족 투자회사를 통해 월마트 지분 과반을 공동소유하면서 수십년 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 회장은 이미 여러 차례 셀트리온홀딩스의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올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나스닥 상장 계획을 밝힌 것 외에도 2024년 1월에도 한국경제인협회 퓨처리더스 캠프에서 연내 나스닥 상장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서 회장은 나스닥 상장 시점이 늦춰진 것을 두고 "지난해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시 상장을 하게 되면 손해를 보는 구조여서 계획을 늦췄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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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지주사 전환 주도하고 태양광 등 신사업 이끌어, 질문 안 피하는 CEO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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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이번엔 진짜일까, "크보빵 생산 중단" "안전 강화하고 사고 재발 방지 힘쓰겠다"
SPC삼립이 29일 공장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사고 설비를 전면 철거하고, 4조 3교대 시범 운영을 도입하는 등의 대대적인 안전 개선책을 발표했다.
근로자 사망사고로 소비자
하나증권 ‘1호 영업사원’ 자임한 강성묵, 하나금융 회장 DNA '영업' 단련하다
[채널Who] ‘1호 영업사원’, 하나증권 강성묵 대표이사의 명함에 새겨진 이 한 줄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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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SM엔터 보유주식 전량 중국 텐센트뮤직에 처분, 모두 2433억 규모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전량을 중국 텐센트뮤직에 넘긴다.
하이브는 27일 공시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주식 221만2237주(9.38%)를 중국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에 처
국토교통부, 대한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에 항공안전법 위반 과징금 부과
국토교통부는 항공안전법을 위반으로 대한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 항공사에 총 35억3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항공정비사 8명에게 자격증명 효력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crown
CEO UP & DOWN
SPC삼립 대표이사
김범수
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 사장이 자신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당사 공장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현재 관계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5월20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이 공장 관계자를 형사 입건했다. 입건 대상자의 규모와 범위, 구체적 직책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SPC그룹 회장
허영인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SPC 계열사에서 잇따른 노동자들의 사망과 부상 사고가 터지면서 SPC그룹을 향한 여론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2022년 평택 SPL 제빵 공장 사망사고에서도, 2023년 8월 사망 사고에서도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2년이 채 되지 않아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허영인 회장은 2022년 사고 이후 3년간 1천억 원을 투입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후에도 사고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HD현대 대표이사 겸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정기선
HD현대미포와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가 5월 넷째 주에 나란히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HD현대미포는 5월 21일 장중 18만4700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새로 썼고, HD한국조선해양도 같은 날 장중 29만5000원을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미국 해군의 한국 조선업체에 대한 협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위축된 조선업 기반을 단기간에 재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동맹국과 협력으로 보완하려는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함정 유지·보수(MRO)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조선사의 아웃소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황주호
외신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과 관련해 프랑스의 방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체코 일간지 블레스크는 22일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프랑스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체코 원전사업 관련 조사를 시작하라는 압박을 더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수원은 체코전력공사(CEZ)의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자에 선정됐다. 하지만 입찰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소송을 제기한 뒤 계약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냈는데 체코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이면서 최종 계약이 연기됐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체코 프라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최종 본계약 말고는 다 서명해서 추진할 수 있는 상태로 이전에 모든 실무적인 준비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사상 최대인 1조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저가 공세를 바탕으로 미국 태양광 시장을 차지했던 중국의 경쟁력이 약화돼 한화솔루션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FEOC 관련 규정이 조기 시행될 수 있다”며 “이는 중국 태양광 모듈 업체의 보조금 수취 종료가 빨라지면서 가동률 조정과 앞으로의 증설까지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한화솔루션이 올해 매출 15조3350억 원, 영업이익 1조8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영업이익 9662억 원으로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는데 2025년에 이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