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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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곁에 자주 보였던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실장 맡은 그의 몸에는 '컨트롤타워' 피가 흐른다
-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이 2023년 5월31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영빈관에서 열린 한-태평양 도서국 대표단과의 오찬에서 모에테 브라더슨 프렌치 폴리네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사업지원실(기존 사업지원TF)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 전체의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에서 '미니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고 있는 조직이다. 정현호 전 사업지원TF장이 삼성전자의 '실세'라고 불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비상설조직이었던 사업지원TF를 상설조직인 사업지원실로 전환하고, 초대 실장에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을 선임했다. 한쪽에서는 이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복귀에 발맞춰 '새로운 삼성(뉴삼성)'의 신호탄을 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학규 사장은 미래전략실의 전신 격인 삼성전자 비서실 재무팀 출신으로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기 전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부사장을 맡았다. 이후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삼성그룹에서 퇴사했다가 8개월 만에 삼성SDS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재미있는 점은 복귀 이후 2년 만에 삼성전자 경영지원실로 이동해 이후 경영지원실장, 사업지원TF 담당 사장 등을 거쳤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비서실 재무팀, 미래전략실, 사업지원TF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라인을 빠지지 않고 모두 경험한 인물인 셈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에 한정된 영향력을 발휘했던 사업지원TF가 사업지원실로 재편된 이후 부터는 그룹 전체의 컨트롤타워를 맡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박학규 사장은 '포스트 정현호'로 불리며 이재용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2020년 삼성전자로 복귀한 이후부터 이재용 회장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낼 때 박학규 사장이 동행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기도 했다. 박학규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해외출장이었던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 시찰에 동행했다. 2022년 6월 이재용 회장의 유럽 출장에도 동행했으며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을 만나는 자리에도 동석했다. 이재용 회장이 2020년 2월20일 화성사업장 V1라인, 6월30일 자회사 세메스 천안사업장, 7월30일 온양사업장을 찾았을 때에도 박 사장이 옆을 지켰다. 2020년 6월19일 이 부회장이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 등 DS부문 경영진과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반도체 시황과 투자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도 박학규 사장이 함께했다. 사업지원실 내에 인수합병(M&A) 담당 부서가 별도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한동안 멈춰있던 삼성전자의 '빅딜'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도 나온다. 사업지원실 산하 M&A팀의 팀장으로는 삼성전자의 마지막 빅딜로 불리는 하만 인수를 주도했던 안중현 사장이 발탁됐다. 박학규 사장은 삼성전자의 대표적 기획·전략·재무 전문가로 청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경영과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삼성SDS 사업운영총괄 부사장을 거쳐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근무하다가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25년 11월 단행된 삼성전자 조직개편 인사에서 사업지원실장 사장으로 선임됐다. '독종'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업무 추진력이 강면서도 유연한 사고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영리단체에 일정 기간 이내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납부하기로 약속한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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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인수합병으로 AI 시대 새 성장동력 확보, 노태문 '이재용 AI 의지' 강한 실행
- 삼성전자가 독일 냉난방공조업체 플랙트그룹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울 기반을 다지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삼성전자가 유럽 냉난방공조 업체 플랙트그룹(FläktGroup)을 인수하면서 AI 시대 새 성장동력으로 키울 채비를 하고 있다. 플랙트그룹은 유럽에서 100년 이상 냉난방 관련 기술을 축적한 공조기기 업체로 고객별 필요(니즈)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설계역량과 라인업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겸 MX사업부장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뜻을 받들어 인공지능 시대에 냉난방공조(HVAC) 산업 성장흐름을 타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플랙트그룹 인수에 15억 유로(한화 약 2조4천억 원)을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플랙트그룹은 2024년 기준으로 매출 7억3천만 유로를 거둬, 이번 인수금액은 플랙트그룹의 연간 매출의 2.05배 규모다. 이와 같은 인수규모는 삼성전자가 2017년 전장 및 오디어 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한 뒤 최대 규모다. 엄청난 인수합병 규모에 비춰볼 때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녹아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냉난방공조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일으킨 배경에는 인공지능의 성장이 관련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공지능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를 식히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줄 HVAC 시장도 덩달아 성장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전문업체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게 데이터센터 냉각시장 규모는 2024년 221억3천만 달러에서 2030년에는 561억5천만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서 액체 냉각솔루션은 2024년 기준 20%에서 2030년에는 55%까지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랙트그룹은 산업용 HVAC 중심기업으로 이와 같은 데이터센터 및 고성능 컴퓨팅(HPC) 액체 냉각솔루션에도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합병에서 산업적 관점뿐만 아니라 재무적 관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HVAC 사업은 B2B(기업간 거래) 중심의 장기계약들 기반으로 하는 만큼 안정적 매출과 유지보수 수익 창출이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가전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경쟁하는 LG가 HVAC 시장에 먼저 뛰어든 것도 이런 수익구조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인수한 플랙트 그룹은 이미 제약과 헬스케어, 식음료와 플랜트 등에서 60개 넘는 대형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유럽에는 14개 나라 이상, 전세계적으로는 60여개 나라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10개 이상 생산기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태문 사장은 이번 플랙트 인수를 두고 '이번 인수합병은 글로벌 HVAC 및 데이터 센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전략적 조치다'며 '플렉트 그룹의 기술 전문성을 삼성 AI플랫폼과 결합해 업계에서 새로운 벤치마크를 설정하고 혁신적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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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사업 재편 '재무 개선' '주주환원 강화' 3중고, 신학철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이 답인데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끄는 LG화학 주가가 10월22일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으로 장중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LG화학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외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은 '첨단소재 중심'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주주환원의 재원으로도 활용할지 주목된다. 영국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가 최근 LG화학을 상대로 주주제안을 공식화했다. 팰리서캐피탈은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 강화 △경영진 보상제도 개선 △수익률 중심의 자본배분 체계 시행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했다.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은 순가산가치(NAV)보다 74% 할인된 주가에 거래되고 있으며, 약 69조 원의 가치 격차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79%의 가치는 모회사 시가총액의 3배에 달하지만 시장에서 이를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팰리서캐피탈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행동주의 펀드다. 엘리엇매니지먼트 홍콩사무소에서 한국 투자를 담당했던 제임스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설립했다. 팰리서캐파탈의 주주제안이 알려지면서 LG화학 주가는 10월22일 직전거래일보다 13.01% 오른 39만1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직전거래일보다 14.31% 오른 39만5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장기 관점에서 팰리서캐피탈처럼 자산 효율성 제고를 요구하는 주주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 계획이 추가적으로 발표되면 자산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 등이 가능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실적이 부진한 만큼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더욱 안게 됐다. 신 부회장은 2019년 취임한 뒤 LG화학 사업을 '첨단소재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CEO로 '하나의 사업에 배팅하기보다 현재와 미래, 불황과 호황을 모두 견딜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는 신념을 강조해왔다. 그는 전지소재와 친환경소재, 신약 등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2030년까지 매출 4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비핵심사업을 매각하고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유동화를 통한 자금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2030년까지 매출 5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전략도 발표했다.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석유화학 경기 둔화와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분할의 후유증이 여전히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모회사인 LG화학의 실적 변동성이 부각되면서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 병행이 시장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LG그룹도 23일부터 진행 중인 사업보고회에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회 결과는 오는 11월 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 반영될 전망이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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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 미국 밀착에 중국 '제재의 잽' 날려, 전략에 강한 김희철 리스크 관리 역량 보여줄 때
-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이 2025년 7월29일 서울 여의도 한국해운협회에서 열린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계약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오션은 한국의 미국 조선업 지원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2024년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를 미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미국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1억 달러를 주고 인수한 이곳에 50억 달러(약 7조 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필리조선소의 시설을 확충하고 건조할 수 있는 선박의 종류를 늘리기 위해서다. LNG운반선뿐 아니라 해군 함정까지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미국 사업 확장은 2024년 10월 취임한 김희철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김희철 사장은 미국 정부와 해군, 현지 산업계가 얽힌 복잡한 프로젝트인 마스가에서 한화오션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협력 채널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런데 한화오션의 마스가 프로젝트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 상무부는 10월14일 한화쉬핑, 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USA홀딩스 등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반외국제재법'에 근거해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 모든 조직과 개인이 이들 기업과 거래 또는 협력할 수 없도록 한 것이 골자다. 중국 상무부는 제재 이유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들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301조 조사 활동을 지원해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필리조선소를 사들이는 등 미국 진출과 미국과의 사업 협력에 적극적이었다는 이유로 중국의 표적이 됐다고 본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해운사·중국산 선박을 대상으로 미국 내 항만 입항 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한 데 대한 보복조치의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16일 대변인을 통해 "중국이 한화를 타깃으로 삼은 것은 민간 기업의 운영에 간섭하고 미국의 조선 및 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미 협력을 훼손하려는 무책임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이번 제재가 가져올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화의 미국 자회사들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이 앞으로 한국 한화오션을 제재할 가능성도 있어 조선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조선소가 기자재를 미국 밖에서 조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이는 결국 마스가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화오션 쪽은 이번 제재에 대해 "구체적인 영향 범위와 대응 방안에 대해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검토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면서 "한화 필리조선소를 통한 미국 해양산업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철 사장은 앞으로 중국산 기자재 수급 차질과 선박 건조 일정 지연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부품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은 1964년생으로 대구 성광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학위, 미국 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각각 받았다. 1988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석유화학(전 한화케미칼, 현 한화솔루션), 한화첨단소재, 한화엘앤씨, 그룹 경영기획실 등을 거쳐 2012년 한화큐셀 대표이사가 됐다. 이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한화임팩트 대표이사, 한화에너지 대표이사 등을 지내고 2024년 8월 한화오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한화그룹의 대표적 전략 전문가이자 그룹 내 에너지 계열사에서 능력을 발휘한 '에너지 전문가'로 꼽힌다. 한국공학한림원 일반회원이기도 하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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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개편으로 궁지 몰린 홍민택, 메신저 서비스만으로는 한계 '신념' 밀고가나
-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9월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카카오> "위 문서가 홍민택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권리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귀사께서는 신속히 위 문서에 대한 임시조치를 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의 위키사이트(문서의 편집 권한이 모든 사람에게 부여된 웹사이트)인 나무위키가 10월10일 게시한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의 본인 관련 문서 비공개 요청서의 일부분이다.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이 나무위키에 본인 문서의 비공개를 요청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지만, 기업인이 이를 요청하는 것은 드물다. 홍 CPO가 올해 9월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판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홍 CPO로서는 올해 초 토스뱅크 대표이사에서 카카오 CPO로 자리를 옮긴 뒤 처음으로 커다란 고비를 맞은 셈이다. 카카오는 9월23일 카카오톡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이후 '친구'탭과 '지금'탭의 개편이 이용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며 이 업데이트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홍 CPO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됐다. 카카오톡은 '친구' 탭을 개편해 메인 화면에 친구들의 프로필 피드가 노출되도록 했고 기존에 존재하던 '오픈채팅' 탭은 이용자들이 만든 숏폼 콘텐츠와 오픈채팅방이 노출되는 '지금'탭으로 바꿨다. 이용자들은 "메신저 메인 화면에서 회사 부장님의 골프 사진을 왜 봐야하나", "카카오톡이 어설프게 인스타그램을 따라한다", "부적절한 콘텐츠가 숏폼 탭을 통해 아이들에게 무방비하게 노출될 수 있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업데이트가 배포된 당일인 9월23일부터 그 주 마지막 거래일인 26일까지 카카오 주가는 10.7% 하락했으며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톡의 별점 평가는 최저점인 1점까지 낮아졌다. 결국 카카오는 9월29일 친구탭 개편을 철회하고 피드형 게시물은 '소식'탭을 신설하여 서비스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친구탭의 롤백 시점을 '올해 4분기 내'라며 명확하게 지정하지 않은 점, 숏폼 콘텐츠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수정사항을 이야기하지 않은 점 등을 두고 비판하는 시선도 여전히 남아있다. 홍 CPO는 같은 날 사내 공지를 통해 "트래픽과 같은 지표는 유지되고 있지만 숫자와 무관하게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IT업계에서는 홍 CPO가 카카오톡을 체류형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이번 카카오톡 개편의 취지 자체는 계속 밀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메신저 서비스만으로는 카카오의 수익성 개선과 사업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 CPO는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15년간 (메시징) 목적형 서비스로 제공된 것을 체류형 서비스로 확장하고, 피드 형태를 통해 페이지 뷰를 무한정 늘리는 시도는 당연히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럼에도 카카오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개편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개편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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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TV사업 위기, 박형세 초고령사회 시니어 맞춤형 TV로 반등의 돌파구 찾다
-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 사장이 TV사업의 부진을 '시니어 맞춤형 TV'를 시작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 LG전자 TV사업이 부진하면서 이른바 '아픈 손가락'으로 될 위기에 몰렸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 사장은 TV사업의 반전을 꾀할 카드로 '시니어 시장 공략'을 내보였다. 국내외 주요 국가에서 고령화 추세가 나타나는 데 주목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 LG전자 TV사업의 위기, 돌파구 절실 LG전자에서 TV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917억 원을 봤다. 글로벌 TV시장 전반이 불경기로 침체국면에 빠진 것을 고려하더라도 LG전자 TV사업의 적자규모는 적지 않은 것으로 읽힌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밀고 있는 올레드 TV가 가격 경쟁력에서 다른 경쟁사 제품에서 밀린 결과로 해석하기도 한다. 올레드 TV에 들어가는 패널은 제조 특성상 불량화소가 하나만 들어가더라도 패널 전체를 폐기해야 하는 구조로 생산단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특성에 더해 중국업체들이 초저가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물량공세로 퍼부어 보급형 시장을 잠식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기존 LCD에 퀀텀닷 기술을 입힌 QLED로 준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하면서 LG전자가 설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최근 MS사업본부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던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LG전자 TV사업을 이끄는 박형세 사장으로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진 셈이다. ◆ 시니어 맞춤형 TV, 반전카드 될까 박 사장은 위기 타개 카드로 우선 시니어 맞춤형 TV '이지 TV'를 내놓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니어 계층(50대~70대 연령층)을 대상으로 편의성을 높인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이지 TV'는 홈화면을 단순화하고 리모컨을 전명 재설계해 시니어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리모컨에는 헬프(HELP) 버튼도 추가해 잘못된 입력으로 원하지 않는 화면이 떠오를 때 이전 화면으로 손쉽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이에 더해 오목을 비롯한 두뇌활동 게임과 노래방 기능도 더해 소비자가 재미를 느끼며 TV를 오래 이용할 수 있는 요소를 추가했다. 박 사장은 주요 국가에서 고령인구비율이 높아지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을 눈여겨 본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시니어 산업 시장은 2020년 72조 원 규모에서 2030년 168조 원으로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고령인구비율이 높아지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 공식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을 종합하면 유럽국가들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2021년 기준 이탈리아는 23.7%, 핀란드 22.9%, 프랑스 20.8%, 독일 22.1%, 스웨덴 20.2% 등 20%를 넘는 경우가 많아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2020년 역시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전체 인구에 16%를 넘었고, 미국 통계국에서는 2030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지윤 LG경영연구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과거와 달리 최근의 시니어는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왕성한 소비활동을 보여주는 특징을 지녀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로 불린다'며 '전체 소비지출 규모에서 5070 시니어 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2040 젊은 세대와 맞비길 만큼 성장한 것은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시장 변화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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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관세 영향에 LG전자 실적서 가전 중요해져, 류재철 "경쟁사 움직임까지 대응책 마련" 자신
- 미국 업체가 LG전자를 비롯한 한국 가전 기업의 관세 회피 의혹을 제기하면서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사장의 관세 대응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IFA 2025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류재철 사장. < LG전자 > 미국의 가전제품 관세 변동성이 계속 커지면서 LG전자 관세 대응 정책의 선두에 서있는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가전 업체가 LG전자를 비롯한 경쟁 기업의 관세 회피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LG전자의 대응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국 가전 기업 월풀은 최근 해외 경쟁 기업인 LG전자, 삼성전자, GE어플라이언스 등이 세관 신고 가격을 낮춰 관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한국산 세탁기 평균 신고 가격은 838달러에서 73달러로 급락하고 중국산 음식물 처리기는 올해 1~5월 평균 21달러에서 6월 9달러로 떨어졌다. 월풀은 이들 제품에 13%~60%의 관세가 붙는데다가 소매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의혹 제기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전혀 근거 없는 자료로 보고 있다"며 "미국 가격은 정상 범위 내에서 책정되고 있으며 관세도 상반기 내내 성실하게 납부해왔다"고 반박했다. LG전자 가전 부문을 이끄는 류재철 사장은 미국 관세 대응 방침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류재철 사장은 2월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관세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정해지더라도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사 상황까지 다 감안한 플레이북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6월 철강 제품에 부과되던 50% 고율 관세를 철강 파생 제품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관세 부과 대상에는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이 모두 포함됐다. 해당 발표가 나온 직후 류재철 사장은 긴급 전략회의를 열어 대응 시나리오를 면밀히 점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HS사업본부는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의 전체 실적을 굳건하게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관세 정책 변동성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올해 2분기 LG전자는 매출 20조7351억 원, 영업이익 6394억 원을 기록해 시장기대치(컨센서스)보다 각각 3.43%, 24.51% 낮은 '충격 실적(어닝 쇼크)'을 냈다. 이 가운데 HS사업본부는 매출 6조6944억 원, 영업이익 4399억 원을 내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2.5% 증가했다.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7월25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김이권 LG전자 HS사업본부 전무는 "시장별 프리미엄과 볼륨존(중간가격대 시장)을 동시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과 온라인 구독 사업 확대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며 "3분기에도 같은 전략을 강화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LG전자가 3분기부터 관세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HS사업본부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트럼프발 관세, 지정학적 리스크, G2 소비심리 둔화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및 볼륨존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HS사업 중심의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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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미국 전략 흔들림 없다는 호세 무뇨스, SUV 전기차 하이브리드 3개 축 계속
-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그룹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언급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미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 미국 이민당국의 조지아 공장 단속 이후 나온 현대차그룹 고위층의 첫 공식 입장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 내 투자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 시장은 현대차에게 그만큼 중요하다. 판매량과 수익성이 전체 실적을 견인할 정도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기아 수출의 45%를 차지하며, 글로벌 판매량의 23%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SUV)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의 판매가 집중된 시장이다. 2분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현대차 SUV는 26만2천대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호세 무뇨스 사장이 수출 완성차에 미국 관세 15%가 붙게 되자 현지 설비 증축으로 생산량을 확보하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를 준공한 데 이어, 인근에 배터리 합작법인 건설에 나섰다. 6조 원 규모의 투자로 연간 전기차 30만 대 분량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완공 목표는 2026년이었으나 이번 이민당국 단속 여파로 건설은 최소 2개월에서 3개월 정도 지연될 것으로 추정된다. 인력 공백도 과제다. 건설현장 인력 다수가 해외에서 고용된 인원으로 상당수가 귀국을 희망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 온 무뇨스 사장이 이번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무뇨스 사장은 1965년 스페인 출생으로 푸조-시트로엥 판매원으로 경력을 시작해 토요타와 닛산 등 아시아계 기업에서 요직을 거쳤다. 닛산 유럽·북미·중국 법인장을 지내며 원가 절감과 마케팅 전략으로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해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미주권역 총괄을 겸임하며 수익성 개선과 미국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SUV와 하이브리드 중심 라인업 조정과 판매장려금 축소 등의 경영전략을 내세웠다. 지난해 판매량은 무뇨스 사장 취임 전인 2018년보다 40% 증가한 91만1805대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법인 순이익도 1조5459억 원으로 568%가량 증가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현대차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번 위기에서도 '미국 전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두고 "계획에는 변동이 생겼지만 앞으로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이제 짓고 있는 공장이기 때문에 기존 생산물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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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신사 IPO 기업가치 기대치 12조, 박준모 남은 1년 성장 가능성 입증 위해 할 일 많다
- 박준모 무신사 대표이사가 2025년 6월1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무신사는 8월18일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여러 증권사에 보냈다고 밝혔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이사는 지난 6월 개최한 '2025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주관사 선정 절차를 밟겠다"면서 상장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상장 시점은 내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무신사는 IPO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사업을 위한 자금을 확충하고 이를 통해 K-패션의 해외 진출을 위한 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박준모 대표는 6월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사업은 2022년부터 본격화했으며, 오프라인 진출과 물류 인프라 구축 등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업공개는 이러한 글로벌 확장을 위한 중요한 투자방식 중 하나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가 글로벌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IPO에서 최대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시장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 쪽은 12조∼13조 원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물론 이런 높은 기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5일 기준 무신사의 주당 거래가는 1만8500원 선으로, 이에 따른 시가총액은 약 3조7천억 원 규모다. 박준모 대표에게는 상장에 성공할 때까지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투자자에게 제시할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무신사는 2024년 매출액(연결기준)이 전년 대비 25.13% 증가한 1조2427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2025년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난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다행히 2분기 실적은 회복됐다. 2분기 무신사는 매출액 3777억 원, 영업이익 413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에 견줘 각각 30.69%, 22.58% 늘어난 것이다. 이번에 IPO 절차에 본격 돌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2분기 실적 호전에 따른 자신감도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박준모 대표는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과 부실 자회사 구조조정 등 기업 내부를 정비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무신사 창업주인 조만호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조 대표가 브랜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면, 박 대표는 플랫폼과 글로벌 사업을 맡는 그림이다. 박 대표는 197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IBM코리아와 구글코리아를 거쳐 아마존 글로벌셀링 한국·동남아 대표이사와 아시아프로덕트 총괄을 지냈다. 2021년 5월 29CM 대표에 올랐고, 같은 해 7월 무신사가 29CM를 인수하면서 무신사에 합류하게 됐다. 글로벌 이커머스 경험이 풍부하고 IT 기술과 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보유한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특히 온라인 셀렉트 숍인 29CM의 성장을 이끌면서 주목받았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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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효과'에 웃지도 울지도 못한 모나미, 송하경 '대표 문구 기업' 좋지만 뷰티 신사업 성공도 절실
- '트럼프 효과'로 8월 마지막 한 주 동안 모나미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사진은 송하경 모나미 대표이사 회장. <모나미> 주식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음날에도 5.83% 상승했다. 그리고 2거래일 연속 13.58%, 7.01%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용하는 펜에 대한 관심을 표시한 이후 단 4거래일 만에 모나미 주식에 일어난 일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대통령이 사용한 펜이 모나미에서 만든 펜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펜은 국내의 수제 만년필 브랜드 제나일이 수공으로 제작한 펜으로 알려졌다. 모나미 주식이 이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모나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구 제작사였다는 것이다. 송하경 모나미 대표이사 회장으로서는 울기도, 웃기도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국 대표 문구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시장에서 인정받은 셈이기도 하지만, 모나미의 상황이 현재 마냥 좋다고 하기는 어려워서다. 모나미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22년 1495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1415억 원, 2024년 1331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2022년에는 63억 원의 흑자를 냈지만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23억 원, 38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기준으로 24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모나미의 주가를 끌어올려준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구 회사라는 상징성이지만, 역설적으로 송 회장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뷰티 사업이다. 모나미는 2023년 모나미코스메틱을 설립하면서 뷰티 사업에 진출했다. 모나미코스메틱은 모나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다. 뷰티 사업은 송 회장이 예전부터 힘써왔던 모나미의 새로운 추진 동력이다. 사업목적에 화장품 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이 2020년, 2021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면서 난항을 겪었지만 2022년 결국 정관 변경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다만 모나미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뷰티 사업의 현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모나미코스메틱은 2023년 32억 원, 45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사실상 모나미가 2023년과 2024년에 연결기준 적자를 낸 것이 모나미코스메틱 때문인 셈이다. 송 회장은 1959년 7월27일 송삼석 모나미 창업주와 최명숙씨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오너 2세' 경영인이다. 서울 양정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모나미에서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사장을 거쳐 1993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으며 1993년 모나미 대표이사 회장이 됐다. 모나미는 송삼석 창업주가 1960년 창립한 회화구류 제조사인 광신화학공업사를 전신으로 둔 문구 기업이다. 1963년 우리나라 최초의 독자 생산 볼펜이자 모나미를 현재의 위치에 올려놓은 '153 볼펜'의 생산을 시작했다. 153이라는 이름도 송삼석 창업주가 '1+5+3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갑오'라는 뜻에서 직접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 모나미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송삼석 창업주는 2022년 4월1일 향년 94세로 작고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