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구자은 체제 밀고 가는 명노현, 재무전문가답지 않게 항상 기회를 봤다
조장우 기자 jjw@c-journal.co.kr 2025-04-11 08:26:24
LS그룹 구자은 체제 밀고 가는 명노현, 재무전문가답지 않게 항상 기회를 봤다
명노현 LS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른바 '구자은 시대'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데 밑바탕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LS >
[씨저널] LS그룹이 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배경에는 구자은 회장의 리더십도 자리잡고 있지만 그를 보좌하는 명노현 LS 대표이사 부회장의 역할도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 부회장은 LS전선에서 35년간 근무하며 재무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졌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사업 수완과 경영 안목을 인정받아 LS그룹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명 부회장은 LS전선 대표이사 시절부터 해저케이블 사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LS전선을 세계 3위의 전선 회사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명 부회장은 LS그룹 차원에서 전기, 전력, 소재 등 주력 사업의 성장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신사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며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LS그룹의 미래, ‘배·전·반’ 사업을 이끌다

명노현 부회장은 현재 구자은 회장이 이끄는 LS그룹의 키맨으로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사업의 전략 실행을 주도하고 있다. 

명 부회장은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2차전지,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 신사업 분야에도 가시적 성과를 창출할 것이다”며 “압도적 제조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강도 높은 디지털 전환으로 제조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명 부회장의 구상처럼 LS그룹의 실적은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LS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17조4913억 원에서 2023년 24조4807억 원, 2024년 27조5446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역시 2022년 6695억 원에서 2023년 8996억 원, 2024년 1조729억 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 수요 증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사업 호조, LS엠트론의 트랙터 사업 성장, E1의 해외 사업 확대 등 각 계열사의 고른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특히 LS그룹의 주력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LS전선은 ‘비전 2030’을 통해 2차 전지 소재 사업, 전기차 부품 및 솔루션 사업, 제조 자동화 및 사출 솔루션 사업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명노현 부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LS그룹의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명 부회장은 "시스템에 기반한 자동화 구축을 확대해 제조 프로세스의 지능화 단계까지 실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계열사별로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LS그룹 구자은 체제 밀고 가는 명노현, 재무전문가답지 않게 항상 기회를 봤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오른쪽)이 올해 3월27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토리컴 황산니켈공장 준공식’에서 명노현 LS 부회장(왼쪽)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S >
◆ 재무 전문가에 머물지 않은 명노현 부회장

명노현 부회장은 LS전선 입사 후 재경담당 상무, CFO 부사장 등 재무 관련 요직을 거치며 ‘재무전문가’로 불린다.

다만 그는 LS전선 최고경영자에 오른 뒤 단순히 재무적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LS전선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LS전선에서 해상풍력발전 케이블 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LS전선을 해저케이블 분야의 글로벌 강자로 도약시킨 것은 사업가적 기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명 부회장은 2019년과 2021년에 걸쳐 해저케이블 생산 능력 증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LS전선은 2019년 해저케이블을 생산하는 수직연합 2호기 설비의 생산능력을 3배 증대해 확대 개발했고 2020년에는 강원도 동해시에 해저케이블 2공장을 준공해 생산능력을 2.5배 늘렸다.

또한 명노현 부회장은 대만 윈린현 해상풍력단지, 덴마크 에너지 기업 CIP와 계약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LS전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LS전선은 2017년 연결기준 매출 3조5천억 원, 영업이익 1100억 원에서 2021년 매출 6조1100억 원, 영업이익 5300억 원으로 각각 1.7배, 2배 이상 성장했다. 

권혁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당시 리포트에서 "LS전선은 계열사 사이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재료 조달과 가격 협상력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했고 초고압 전력선과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기술개발과 해외 투자를 통해 제품포트폴리오와 지역 커버리지를 넓혀 안정적 사업기반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 불확실한 시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리더십

최근 글로벌 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공급망 불안정, 에너지 가격 급등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명노현 부회장은 이와 같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 버지니아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꼽힌다.

LS전선은 최근 미국 자회사 'LS그린링크'의 해저케이블 공장 부지 매입절차를 마무리 짓고 버지니아주 체서피크 지역에 위치한 축구장 70개 넘는 규모의 약 39만㎡ 부지를 인수한 바 있다.

이 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0m 규모의 전력케이블 생산타워 갖춘 최첨단 생산기지로 구축될 예정이다. 전체 투자비는 6억8275만 달러(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명 부회장은 이곳에서 생산된 초고압직류(HVDC) 케이블을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에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명 부회장은 지난해 한 매체(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시대는 우리나라 기업에 위기이지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LS전선의 미국 버지니아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2028년에는 양산을 시작할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주주와의 소통 강화, 투명한 경영 약속

명 부회장은 올해 인터베터리에서 불거진 구자은 회장의 중복상장 관련 논란을 수습하고 시장의 오해를 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앞서 구자은 회장은 2025년 3월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베터리 2025’에서 LS그룹의 LS머트리얼즈, LS이링크, LS이브이코리아 등 다수 계열사의 잇따른 기업공개 추진을 두고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명 회장은 주주들 및 시장에 제기된 오해를 풀기 위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LS그룹은 연 2회 이상 기업 설명회를 정례화하고, 배당 성향을 2030년까지 30% 이상 증가시키는 등 주주 친화적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명노현 부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계열사들의 IPO 추진 과정에서 주주 및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점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면밀히 살피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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