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LS '양손잡이 경영'으로 미래 만들고 있다, 다만 시장과 불통은 옥에 티
조장우 기자 jjw@c-journal.co.kr 2025-04-11 08:26:08
구자은 LS '양손잡이 경영'으로 미래 만들고 있다, 다만 시장과 불통은 옥에 티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양손잡이 경영을 통해 LS그룹을 성장 흐름에 올라타게 만들었지만 성과 뿐만 아니라 과오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양손잡이 경영을 통해 기존 주력 사업과 미래 신사업 사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022년 취임 첫 마디로 한 말이다. 이제 3주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LS그룹이 구 회장 체제 아래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양손잡이 경영'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많다. 

양손잡이 경영은 전기·전력·소재 등 전통적인 강세 분야와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미래 유망 산업을 동시에 육성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구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기존 주력 사업과 미래 신사업 간의 시너지 극대화를 강조하며 '양손잡이 경영'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세웠다. 

◆ 회장 취임 후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 

LS그룹은 구 회장 취임 이후 눈에 띄는 수익 개선을 이루었다. 

LS그룹의 영업이익은 내부관리 기준으로 2022년 1조2040억 원, 2023년 1조2928억 원을 거뒀으며 2024년에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면서 3년 연속 1조 클럽을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는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수주 증가, 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 사업 호조, LS MnM의 소재 사업 성장 등 주력 계열사들의 고른 성장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구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 전략이 재무적 성과로도 이어진 셈이다.

LS그룹의 이런 성공적 변신에는 구 회장의 과감한 투자 결단이 뒷받침됐다. 

구 회장은 2023년 1월2일 안양 LS타워 대강당에서 열린 신년하례 및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20조 원 이상을 투자하여 배터리 소재, 전기차 부품,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산업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30년 전 세계의 공통과제는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런 대전환은 전력과 에너지 산업 및 반도체 소재 등을 주력으로 하는 LS에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비전을 꾸준히 지켜 미래 경쟁력 강화에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LSMnM은 1조8천억 원을 투자해 울산과 새만금에 2차전지 소재 생산 시설을 건립하고 있으며, 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1조 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자은 LS '양손잡이 경영'으로 미래 만들고 있다, 다만 시장과 불통은 옥에 티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7일 경기도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LS퓨처데이'에서 격려사 하고 있다. < LS그룹 >
◆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

LS그룹은 전통적 제조업 기반을 넘어 AI, 빅데이터, IoT 등 미래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하고 있다. 

특히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KOC전기 인수를 통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등 AI 시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LS전선 역시 글로벌 전력망 확충에 발맞춰 미국 버지니아주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며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신사업 분야에서도 LS그룹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LSMnM은 전기차 125만 대 규모의 2차 전지 소재 황산니켈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멕시코 공장에서 전기차 릴레이와 배터리 차단 유닛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또한 LS이링크는 B2B(기업간 거래) 고객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LS엠트론은 국내 최초로 자율작업 트랙터를 상용화하는 등 AI 기술을 접목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이와 같은 신사업들을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미국에서 예정된 전력망 프로젝트는 30개가 넘고 송전거리 1만3824km, 투자금액은 534억 달러 규모다”며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현지 전력망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LS그룹 계열사들이 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구자은 리더십의 흠집

하지만 구자은 회장의 리더십에는 흠집이 있다.

LS그룹은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무 안전성 악화, 지배구조 변화, 오너 리스크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이 LS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뒤 LS그룹은 기업 규모를 확장하면서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동일인인 구 회장의 지분율은 2022년 0.69%에서 2024년 0.42%로 하락했고, 총수 일가의 지분율 또한 같은 기간 4.59%에서 2.96%로 감소했다.

여기에 구 회장의 거버넌스 관련 인식이 시장의 기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장은 회장은 2025년 3월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베터리 2025’에서 LS그룹의 LS머트리얼즈, LS이링크, LS이브이코리아 등 다수 계열사의 잇따른 기업공개 추진을 두고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될 것이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구 회장의 발언은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지만 시장과 소통 부족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기준은 상장사가 중복상장을 제거해 주주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며 "신흥국 시장에서 앞서가는 대만과 중국과 비교하면 한국 증시의 중복상장 비율은 비정상적 수준이다"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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